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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의 느리게 걷기] 가장(家長)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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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된장보다 더 힘든 것이 '가장'이다

이정록 시인이 그랬다.
'고추장 된장보다 더 힘든 것이 가장이다'
정말 가슴에 딱 와 닿는 말 아닌가. 가장이 얼마나 더 숙성되고 무거웠으면, 묵은 고추장 된장보다 힘들다 했을까?

인삼장사를 하는 함민복 시인은 가장의 무게를 이렇게 표현했다.

'좌판의 생선 대가리는 모두 주인을 향하고 있다
꽁지를 천천히 들어봐
꿈의 칠할이 직장 꿈이라는 쎌러리맨들의 넥타이가 참 무겁지’

좌판의 생선들이 마치 가장들의 목을 옥죄는 축 늘어진 무거운 넥타이로 보였다니
남자 이기도 힘든데 거기에 더해 가장의 무게라니..

어느 봄날 나는 동네 아줌마와 수다를 떨었다.
그녀의 남편은 직장에 다녔고 월급이 통장으로 꼬박 꼬박 자동입금 된다고 했다.

속으로 요즘 남자들 참 불쌍하다 싶었다.
나는 디지털시대가 편리하긴 하나 못 마땅하다.
아니 현찰한번 못 만져보고 통장으로 오고가는 이런 방식은 도대체 제일 처음 어떤 인간이 시작하자고 한건지 만나면 한번 위 아래로 쫙 째려보고 싶다.

예전 월급봉투엔 아날로그식 정(情)이 있었다.
누런 월급봉투에 월급을 받으면 적든 많든 가슴 안주머니에 두둑한 그 느낌이 안 먹어도 배부른 기분이었고 집에 들어서면 아내가 벌써 월급날인줄 알고 소주 한병에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여 정성껏 따뜻한 밥상을 준비해 놓고 발그레 웃으며 ‘힘드셨죠!’ 양복 윗도리를 받는다.

남편은 알면서도 윗도리를 줬다가 "아참! 그 옷 이리줘봐!"라며 윗도리 속주머니에서 아내에게 보라는 듯 누렇고 두툼한 월급봉투를 턱 꺼내 방바닥에 내놓는다. 그리고는 "자, 오늘 월급 받았어 또 한달 아껴서 잘 살아보자구!" 이렇게 호기있게 큰소리치면서 약간의 우쭐함으로 그동안 회사에서 느꼈던 힘든일들, 인관관계의 피곤함 들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으리라.  

요즘 남자들은 일만하는 기계다.
한푼도 못 만져보고 '마님'의 통장으로 통째로 입금되고 몇 푼의 하루용돈을 받아 밥 사먹고 커피한잔 마시는게 전부 일터이니 안 그래도 처진 어깨가 더 처져 보이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나도 일 하는 사람으로 가족을 사랑하지만 어떤 때 마치 나를 돈이나 벌어오는 기계처럼 대한다는 느낌이 문득 들 때 정말 섭섭하고 괜한 짜증이 나면서 내가 뭘 위해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싶을 때가 있다.
그때 자칫 신경질이라도 부리면 가족들은 노골적으로 표현은 안하지만 '그깟 돈 몇푼 벌어다 준다고 위세떠냐'는 눈빛이니 이건 어디다 하소연도 못할 일만하는 사람의 서러움이다. 

더더군다나 회사에서 힘든게 끝이 아니니 남자라서 어려운거다.
요즘 트렌드는 부드러운 남자, 친구같은 아빠의 시대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내내 회사에서 파김치가 되어도 주말에는 아이들의 친구가 돼서 놀아줘야 늙어 혼자 놀지 않는다. 

'아빠어디가' 라는 예능프로그램을 보라, 요즘은 친구같은 프랜디한 아빠들이 대세다. 30~40대 아빠들이 아이들을 위해 김밥을 싸고 텐트를 치고 아내를 위해 미역국 끓이는 법을 배운다.  물론 좋은 때 다 놓치고 오래전부터 혼자서 놀며 생존을 위해 김치찌개를 끓이는 아내가 돌보지 않는 50~60대 남자들도 있다.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김용섭소장은 우리사회의 젊은 아빠들이 이렇게 바뀌게 된 이유가 정년보장이 되지 않는 사회분위기, 아무리 열심히 재테크를 한다고 해도 내집 한채 가질 수 없는 현실에 있다고 했다. 

오래전도 아니고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취직하면 그 회사에 뼈를 묻겠다고 할 정도로 충성도가 높았고 회사도 평생직원으로 생각했다.
지금은 비정규직이 대부분이고 정규직이라 하더라도 과연 회사가 나에게 뼈를 묻으라 할 것인지 의문인 경우가 많다는데 문제가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역시 내 몸 쉴곳은 가족밖에 없다! 그래서, 회사에 대한 충성은 좀 덜하고 가족에 더 충성하게 된다는 거다.  말 된다.

내가 쓰리랑부부에 순악질 여사로 일자눈썹을 휘날리며,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며 남편 기를 죽이던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는 여자들이 억눌려 살아왔던 시대였다면 지금은 남자들이 기죽어 사는 시대가 아닐까 싶다.
드라마를 봐도 예전처럼 권위적인 남자보다는 여자 앞에서 울고 싶을 때 울고, 기대고 싶을 때 기대는 일종의 '찌질남'들이 많아졌다.  

요즘 남자들은 안팎으로 잘 해야 하니 진정 남자의 일생이 다리가 후달거릴 정도로 팍팍해진 거다.
남자는 일생에 딱 세 번 운다?
그건 이제 개나 줘 버릴 이야기가 돼버렸다.

도심의 점심시간 건물 밖에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는 남자들을 본다. 그들의 표정에 피곤함이 묻어난다.
정말 아무에게나 다가가 "힘들죠!" 하며 어깨를 살며시 안아주고 싶을 정도다.

버티고 살아가기 참 힘든 시대다.
이럴 때 남한테 잘하지 말고 남편에게 잘 하자. 화려한 결혼식은 더러 좀 빼먹어도 초라한 장례식엔 꼭 가야 하듯이 어려울때 잘 하면 그게 평생 뇌에 사무치게 남는거다.

서로 어려운 이때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돈 안드는 칭찬이라도 듬뿍 주자.
아무 때고 다가가서 등을 토닥 토닥 두드려 주고 '당신이 최고!!' 라고 용기를 주자.

프로필

-KBS 2기 공채 개그맨
-성균관대학교사회복지학 학사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동양철학 박사과정
-희망서울 홍보대사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 진행

[뉴스핌 베스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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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애틀랜타 잔류…1년 2000만 달러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하성이 다년계약 의지를 접고, 다시 한 번 현실적인 선택을 했다. 옵트아웃을 통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섰던 그는 결국 원소속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1년 계약을 맺고 내년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MLB닷컴과 현지 유력 매체들은 16일(한국시간) "김하성이 애틀랜타와 계약기간 1년, 총액 2000만 달러(약 294억원)에 계약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하성의 1년 계약을 알리는 애틀랜타 홈페이지 그래픽. [사진=애틀랜타] 2025.12.16 zangpabo@newspim.com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202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다. 이후 탬파베이 레이스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면서 1년 후 옵트아웃 조항을 삽입했다. 올 시즌은 순탄치 않았다. 오른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 부상과 허리 부상으로 시즌 중반에야 복귀했고, 이후에도 몸 상태가 완전히 올라오지 않으며 제 기량을 꾸준히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9월 탬파베이에서 방출됐고, 유격수 보강이 필요했던 애틀랜타가 손을 내밀었다. 이적 후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김하성은 시즌 전체 성적을 타율 0.234, 5홈런, 17타점으로 마무리했고, 애틀랜타 소속으로 뛴 24경기에서는 타율 0.253에 3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종료 후 선택의 기로에 선 김하성은 2026시즌 연봉 1600만 달러 옵션을 포기하고 옵트아웃을 행사했다. FA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올겨울 FA 시장에는 특급 유격수가 거의 나오지 않아, 애틀랜타를 포함한 여러 구단이 유격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다. 김하성. [사진=로이터 뉴스핌] MLB닷컴 역시 FA 시장 개장을 앞두고 김하성이 연평균 20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다년계약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결과는 1년 계약이었다. 복수의 현지 보도에 따르면, 김하성 측은 다년계약 제안을 받았지만 평균 연봉과 보장 기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몸 상태와 수비는 이미 증명된 만큼, 한 시즌 더 건강하게 뛰고 다시 시장으로 나가자"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애틀랜타 역시 유격수 장기 플랜을 팜 시스템과 병행해 설계하는 상황이라, 1년 고액 단기 계약으로 2026시즌 공백을 메우는 게 이해관계에 맞았다.​ 유격수 시장이 워낙 안 좋은 상황에서, 별도의 트레이드 패키지 없이 단기 재계약으로 주전 유격수를 확보했다는 점은 애틀랜타 프런트의 가성비 있는 선택으로 평가된다. 알렉스 앤소폴로스 단장은 "우리는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시절 모습을 되찾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김하성은 눈에 보이는 기록보다 많은 걸 갖춘 좋은 선수"라며 "이번 1년 계약이 우리 팀과 관계를 지속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추후 장기계약 가능성을 열어뒀음을 보여줬다. 결국 김하성의 선택은 지금보다 더 좋은 계약을 위한 1년짜리 베팅인 셈이다. 부상 리스크를 털고 건강하게 풀시즌을 치르면서 롱런 가능성을 증명한다면, FA 세 번째 도전이 될 내년에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zangpabo@newspim.com 2025-12-1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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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통일교 의혹' 15시간 압수수색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15일 1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정치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경찰 압수수색이 15시간만에 끝났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자료와 휴대전화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전담팀은 전날 오전 9시부터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과 통일교 서울본부, 전재수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 자택과 의원실, 광화문 김건희 특검 사무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등 총 10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은 15시간 40분이 이날 0시 40분경 마무리됐다. 경찰은 전 의원실과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지만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명품시계를 발견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15일 1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정치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경찰 압수수색이 15시간만에 끝났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자료와 휴대 전화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15일 밤 서울 용산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본부(통일교 서울본부)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 차량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2025.12.15 leehs@newspim.com 앞서 윤 전 본부장은 김건희 특검 조사 과정에서 지난 2018~2020년 사이 현금 3000만~4000만원과 명품시계 2개를 전 의원에게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이에 전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직을 사의한 바 있다. 전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어떤 금품도 받은 적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현 대한석탄공사 사장) 자택, 대한석탄공사 사장 집무실 등에 대한 수사도 진행됐다. 이들 전현직 정치인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금품 수수혐의가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자금법의 경우 공소시효가 7년으로 지난 2018년 금품 수수가 이뤄졌다면 올해 말 공소시효가 만료될 수 있다. 다만 뇌물수수가 적용되면 공소시효가 최대 15년으로 늘어나는데 경찰은 뇌물수수 혐의까지 함께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교에 대한 수사도 이뤄졌다. 경기도 가평 경기도 통일교 천정궁과 통일교 서울본부, 통일교 산하단체 천주평화연합(UPF) 사무실, 한 총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한 총재에 대한 수사 접견을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한 총재의 경우 뇌물 공여 혐의 피의자로 전환됐다. 이번 압수수색 영장에는 한 총재를 금품 공여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2018년 무렵의 통일교 회계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본부장의 진술에서 전현직 정치인에 금품을 전달한 시기인 2018년의 자료를 확보한 것이다. 앞서 통일교 관련 의혹을 수사한 바 있는 민중기 특검팀(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에 특검에서 넘겨받은 통일교 의혹 관련 자료가 부실해 경찰이 직접 자료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특검은 넘겨줄 자료는 다 넘겨줬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휴대전화와 컴퓨터 내 파일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소환 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5일 1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정치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경찰 압수수색이 15시간만에 끝났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자료와 휴대 전화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전재수 의원(전 해수부 장관)의 사무실로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이 들어서고 있는 모습. 2025.12.15 pangbin@newspim.com origin@newspim.com 2025-12-1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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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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