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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 저축은행에 송금하는데 수수료 내라는 은행들

기사입력 : 2013년10월24일 17:04

최종수정 : 2013년10월24일 17:04

하나은행만 면제…"정책상 결정하면 가능"

[뉴스핌=노희준 기자] # 자매지간인 A씨와 B씨는 최근 주거래은행인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을 찾았다가 '같은 상황에서 다른 경험'을 하게 돼 기분이 상했다.

하나은행 고객인 A씨는 하나은행에서 자신의 계좌가 있는 하나저축은행으로 송금하면서 수수료를 면제 받았지만, 신한은행 고객인 B씨는 같은 조건에서 신한저축은행으로 송금하면서 수수료를 내야했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 소속 시중은행과 같은 금융그룹 내 계열사 저축은행의 연계상품 판매 등 시너지 추구가 한창이지만, 대부분 송금 수수료 문제에서는 은행이 저축은행을 타행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우리은행은 그룹 내 같은 계열사인 KB저축은행, 신한저축은행, 우리금융저축은행으로 각각 송금할 경우, 타행 이체 때와 같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계열 저축은행을 타은행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하나은행만이 하나저축은행으로의 송금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단 ATM제외, AMT송금 시 타행이체 수수료 적용).

때문에 KB, 신한, 우리은행에서 창구를 통해 100만원 초과하는 금액을 같은 그룹내의 계열 저축은행으로 각각 송금하면 2500(KB국민)~3000원(신한, 우리)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표 참조>

인터넷뱅킹와 텔레뱅킹을 통해서도 건당 500원의 수수료를 납부해야 하고, 영업시간외 ATM을 이용해 송금한다면 최대 1000원까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4대 금융지주 은행의 타은행 송금 수수료, 단위: 원 [자료=각사]
흥미로운 것은 우리은행의 경우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은 같은 '우리은행'으로 인식해 송금 수수료가 없다는 점이다. 은행과 저축은행의 차이 때문인지, 서로 다른 취급을 하는 것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저축은행 고객에 대해 수수료 면제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현재 은행에서 KB저축은행으로 돈이 가는지, 다른 저축은행으로 돈이 가는지 기술적으로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결제원을 통한 저축은행은 중앙회 차원에서 전체 저축은행이 가입돼 시스템적으로 개별 저축은행에 별도로 수수료를 우대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두 은행의 설명은 이렇다. 은행간 송금 업무는 금융결제원 공동망을 이용해 이뤄진다. 창구이용 송금은 타행환공동망을, 인터넷뱅킹, 텔레뱅킹(모바일 뱅킹 포함)은 전자금융공동망을, ATM은 CD공동망을 쓰고 있다.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이 공동망에 개별 저축은행이 아니라 상호저축은행중앙회 차원에서 하나로 묶여 가입돼 있다. 이 때문에 은행간 구별을 위해 부여된 은행코드 역시 저축은행중앙회 하나로 돼 있다.

가령 우리은행의 경우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은 독립된 회원사로 금융결제원에 가입돼 전산상으로 두 은행으로의 송금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반면 계열 저축은행으로의 송금은 상호저축은행중앙회 차원으로 일단 넘어가기 때문에 은행차원에서는 계열 저축은행으로의 송금인지 타저축은행으로의 송금인지 구별하기 어렵다는 게 두 은행의 설명이다.

하지만 하나은행의 설명은 다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도 특정한 전산망을 써서 저축은행으로 송금하는 게 아니라 금융결제원의 공동망을 똑같이 쓰고 있다"며 "하나저축은행 역시 코드는 저축은행중앙회로 동일하지만, 계좌번호의 특정체계를 갖고 이 계좌가 하나저축은행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계열사 저축은행으로의 송금인지 여부를 발라내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라며 "저축은행 송금 시 수수료 면제는 그룹 내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활용해 고객들 이용 편의를 증대하기 위해 내린 정책상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내 독립된 법인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개별금융기관에 대해 수수료 면제에 대한 당위성이나 명확한 근거가 없는 상태"라며 "전산적인 부분 때문에 수수료를 면제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정책상 결정할 문제라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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