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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원작을 곱씹는 맛이란 '소설, 영화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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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현경 기자] 소설을 스크린에 옮길 때, 대중의 호기심은 높아진다. 그 소설이 무척 유명할 경우 영화는 관객의 눈길을 쉽게 끌 수 있다.

영화 ‘소설, 영화와 만나다’는 2013 전주영화제가 독립영화계 발전을 위해 마련한 ‘숏!숏!숏!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했다. 소설가 김영하의 단편을 바탕으로 이상우, 박진성·박진석, 이진우 감독이 합세해 3편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은 옴니버스 영화다.

동명소설 ‘비상구’를 영화화한 이상우 감독은 자신의 스타일을 분명히 나타냈다. 앞서 이상우 감독은 영화 ‘아버지는 개다’ ‘어머니는 창녀다’ 등을 통해 파격적인 소재를 가감 없이 다뤘다. 여자친구의 성기를 ‘비상구’라 칭하며 남자의 본능적 욕구를 다루는 영화 ‘비상구’는 여배우의 과감한 노출과 극중 인물의 직설적 대사가 특징이다. 상업영화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장면들을 담아 다소 충격적일 수 있지만 이상우 감독의 색깔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형제 감독 박진성·박진석의 ‘더 바디(The Body)’는 흑백영상과 독특한 앵글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시체가 쌓인 사건 현장을 살피는 형사, 크리스마스이브 저녁 미스터리한 분위기 속에서 손님을 맞는 신혼부부 등 장면마다 관객이 몰입할 수 있는 요소를 갖췄다. 5장 분량의 단편소설 ‘마지막 손님’을 각색해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 낸 것이 무엇보다 호기심을 자극한다.

마지막 영화 이진우 감독의 ‘번개와 춤을’은 드라마적 요소가 강한 배우 김서형과 최원영의 판타지 로맨스다. 두 사람은 극중 번개를 맞은 사람들의 모임 ‘아다드’에서 만난다. 첫 만남은 다소 깔끔하지 못했지만, 이들의 감정 변화선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원작인 ‘피뢰침’을 그대로 담기보다 소설을 읽은 후 생각을 그리려 했다는 이진우 감독의 의도가  흥미롭다.

 

대중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개봉했을 때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책을 먼저 읽어야할지, 영화를 봐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그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빨간 책방’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영화는 매체의 특성상 서사를 많이 다룰 수 없다. 소설은 문장과 문장사이에 점프가 많다. 서사가 적은 영화를 먼저 보고나서 그 이후에 이야기가 많은 책을 보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이런 맥락에서 보면, 원작을 읽고서 영화를 보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상상한 것과 표현된 차이에서 오는 괴리 탓이다. 그러나 영화 '소설, 영화와 만나다'를 본 후 책을 읽으면 소설에서는 느낄 수 없던 감상이 가능하다. 런닝타임 104분. 청소년 관람불가.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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