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이현경 기자·사진 강소연 기자] 직설 화법으로 게스트들을 쥐락펴락하는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우뚝 살아남은 인물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라미란(39). 당시 '거지, 내시, 몸종 그리고 변태 특집'에서 라미란이 보여준 거침없는 입담과 솔직한 발언은 그야말로 '놀랄 노자'였다. 안방극장을 장악한 결과 그의 이름 석 자가 방송 직후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장악했다. 대중은 미처 몰랐던 라미란의 새로운 면모에 환호했다.
예능 한 방으로 ‘음담패설의 대가’ ‘에로티시즘’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배우 라미란은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로 데뷔했다. 개성있는 마스크와 출중한 연기력을 겸비한 파급력 있는 배우 라미란은 올해 1월 ‘제5회 올해의 영화상’에서 조연상까지 거머쥐며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데뷔 후 지금까지 30여편의 영화에 출연한 라미란은 MBC ‘라디오스타’에서 가감 없는 말솜씨로 주목 받았다. 이에 현재 물 밀 듯 밀려오는 예능프로그램 섭외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 라미란은 “예능 베테랑이 아니기에 자제 중”이라며 운을 뗐다.
“제 화법이 거르지 않고 뱉어내는 편이예요. 그게 시청자의 웃음 코드와 통하지 않았나 싶어요. 보통 여자들은 성(性)에 대해 숨기는데 저는 오히려 다 드러냈죠. 만물에 다 이름이 있잖아요? 전 마찬가지로 여러 행위나 사물의 존재 이유를 인정하고 있다고 보시면 돼요. 성에 대해 말하는 게 사실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고요. 다행히도 저의 이런 면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께 감사합니다.”
그는 지난해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2’ 출연에 이어 지난 3월27일 막을 올린 시즌13에도 ‘라과장’으로 출연하게 됐다. 이번에는 노처녀 영애를 놀리는 얄미운 상사 캐릭터에 19금까지 입혀졌다. 앞서 그는 제작보고회에서 “15세 등급 관람에 제가 물의를 끼칠까 걱정된다”고 우려한 바 있다. 본업이 배우인 만큼 도화지에 다양한 선과 색을 보여야 한다는 맥락에서다. 물론 19금 이미지만 대중에게 강조되는 점은 그로서도 고민이다.
“캐릭터마다 각자 몫이 있죠. 예능프로그램 출연 이후 ‘막돼먹은 영애씨’ 작가들과 라미란 캐릭터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제작진이 예능프로그램을 봤는지 전 시즌보다 강한 성인개그 코드를 입히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우악스럽지 않고 조곤조곤 말을 하는 편인 점도 감안했죠. 사실 연기 중에 애드리브도 꽤 많아요. 감독님이 적정선에 맞게 편집한 덕에 라미란 캐릭터가 밉지 않게 느껴지더라고요. 남편이 이런 모습 싫어하지 않냐고요? 포기한 지 오래됐어요. 아니면 같이 못 살죠(웃음).”
라과장은 노처녀 영애를 매번 놀려댄다. 극중 다시 남편과 잘 지내게 된 라미란은 노처녀의 마음에 불을 지르며 남편에 대한 애정을 과시한다. 게다가 법인카드로 아들의 학용품을 사는 대범함도 보인다. 이전 시즌에서는 카페에 갈 때마다 집안 살림에 보탠다며 빨대까지 챙기는 지지리 궁상의 면모도 드러냈다. 게다가 필요도 없는 쿠폰을 인심쓰듯 내밀며 "넣어둬~넣어둬"를 연발한다.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는 인물이다.
“영애보다는 라과장이 훨씬 매력적이라 생각해요. 영애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혼자서 속을 애태우잖아요. 하지만 라과장은 아부를 떠는 것도 지지리 궁상인 것도 겉으로 다 드러나니까 거짓이 없어 보여요. 저도 꽤 즐기면서 연기하고 있어요. ‘넣어둬~넣어둬~’ 대사도 특별히 포인트를 줬죠.”
라미란은 출연하는 작품마다 대박이 난다. 영화 ‘소원’ ‘스파이’ ‘연애의 온도’ 드라마 ‘맏이’ 등 흥행작을 알아보는 안목이 대단하다. 라미란은 “내가 잘할 수 있는지 없는지 가장 먼저 본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자신이 현장에서 행복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한다고. 무엇보다 그는 사람들과 공감하고 싶은 배우로 남고 싶다고 했다.
“자기애가 강해요. 제가 하는 일이 행복하고 즐길 수 있어야 하죠. 하지만 이 것 만큼 중요한 것이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배우예요. 혼자만 행복한 것보다 기쁨을 함께하면 배가 되는 거잖아요. 배우로서도 버려지지 않는 적재적소에 필요한 연기자로 남고 싶고요. 언젠가는 무대작업도 하고 싶은 게 제 꿈입니다.”
[장소협조=여의도 플라워]
"로맨스 연기 하고싶죠. 눈빛이 좋은 남자배우와요." 라미란은 tvN 월화드라마 ‘마녀의 연애’에서 엄정화의 친구 백나래로 등장한다. 앞서 엄정화와는 영화 ‘댄싱퀸’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댄싱퀸’에서는 춤추는 노는 언니였다. 현재까지 방영한 ‘마녀의 연애’ 2회까지는 착한 엄정화의 친구로 나오지만 이어질 이야기에선껌 좀 씹던 언니였다고. 이는 과거 회상신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마녀의 연애’는 14세 나이차가 나는 남녀의 로맨스를 그린다. 라미란에게 연하남과 로맨스가 욕심나지 않냐고 물으니 역시나 긍정적이었다. 과거 그는 ‘라디오스타’에서 유승호와 멜로를 하고싶다고 밝힌 바 있다. “처음에는 주인공 친구가 다 그러하듯 비슷비슷하게 봤는데 한 때 놀았더라고요. 다음 대본을 보니까 어디 ‘삼성동 스래빠’ 정도? 천성 자체는 착한 인물인 것 같아요. 반지연(엄정화)의 캐릭터를 다 받아줄 수 있는 캐릭터죠. 회상 장면에서 아마 욱하는 모습도 보일 거예요. 실제로 학창시절에 저는 오락부장이었지 음지에서 놀지는 않았답니다. 참, 엄정화 언니 정말 계 탔어요. 대세 박서준씨와 호흡을 맞추다니요. ‘금 나와라 뚝딱’에서부터 눈 여겨 봤거든요. 역시나 실제로도 좋더라고요. 특히나 눈빛이요. 유승호씨도 깊고 우수에 젖은 눈빛을 가졌죠. 제가 자꾸 로맨스 하고 싶다고 하는데 유승호씨가 지금 군대에서 이 사실을 알려나 모르겠어요(웃음).” |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r·강소연 기자(kang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