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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업 구조개혁 용트림] ⑥ 조선산업, 세계 경기침체 직격탄

기사입력 : 2014년04월28일 13:57

최종수정 : 2014년04월28일 13:57

경제성장과 같은 궤적 조선업, 구조조정 숨고르기


생산과잉 해소와 산업 구조조정은 중국 경제가 당면한 주요 현안이다. 생산과잉은 고성장 경제의 산물이지만 지금은 거꾸로 안정성장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고 있다. 철강과 시멘트, 전해 알루미늄 등의 캐퍼 이용률은 72% 73.7% 71.9% 로 국제평균 수준에 크게 뒤진다. 생산과잉은 수익 악화를 초래, 기업들을 부도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 또한 성장률 둔화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그래도 중국 당국은 전례없는 기업부도까지 용인하면서 산업 구조조정을 밀어부치고 있다. 비록 성장이 더디더라도 한계기업을 도태시키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위주로 시장을 재편한다는 전략인 것이다.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인 자구노력을 펼치고 있다. 한계사업의 과감한 철수와 사업구조재편, 연구개발(R&D)을 통한 기술경쟁력 향상, 생산효율과 시장 브랜드 경쟁력 제고 등이 주요 내용이다. 중국 정부는 자금 등 자원의 효율적 배분정책을 통해 산업구조의 선진화 재편에 고삐를 죄고 있다. 중국 산업계가 당면한 어려움은 당장은 진통이지만 장기적으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약이라고 할 수 있다. 5세대 시진핑(習近平) 지도부는 산업구조재편과 경제성장방식의 전환을 최우선 개혁과제로 추진하고 나섰다. 정부 당국은 최근 13.5계획(1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2016년~2020년)의 밑그림 설계에 착수했다. 13.5계획기간중에는 중국 산업의 중심이 전통제조분야에서 첨단 정보기술(IT) 우주 환경 바이오 등으로 바뀔 것이란 소식이다. 5~6년이면 중국 산업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업그레이드 재편될 게 분명하다. 환골탈태를 위한 중국 산업구조 재편의 용트림을 점검하고 우리가 어떤 대응방안을 모색해야할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핌=조윤선 기자] 조선업계 공급과잉은 오랫동안 중국 산업의 고질적인 병폐로 여겨져왔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3년안에 전 세계 조선업계의 생산과잉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국 조선업계의 공급과잉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와 있다. 

중국 국내에는 한국보다 40배가 많은 800여개의 크고 작은 조선업체가 난립해있으며 선박 수주는 불과 69개 업체에 몰려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집중도가 낮고 그 만큼 공급과잉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이는 또한 조선업체들의 수익환경이 대단히 열악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현재 중국 최대 국유 조선회사인 중국선박중공업집단(中國船舶 CSIC)의 설비가동률은 75%에 불과하며, 최대 민영 조선업체로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룽성중공업(熔盛重工 01101.HK)은 2013년 87억 위안(약 1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냈다. 전년 동기대비 적자가 무려 14배나 확대됐다.

최근들어 중국 조선업계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한국 조선업계에 위협이 될 것이란 목소리가 높으나, 일각에서는 선진국의 고령화 가속화와 조선업이 3D업종인 탓에 국제적 산업 이전 과정에서 소득수준이 높은 선진국에서 인건비가 싼 개도국이나 후진국으로 조선업계가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그래픽: 송유미 기자.
◇과잉생산으로 업계 실적 악화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가 해운 업계에 까지 미치면서, 신규 선박 주문량 급감과 동시에 선박 거래 가격이 떨어지고 생산과잉이 두드러지면서 중국 조선업계는 침체기를 맞았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중국 5대 생산과잉 업종 중 하나인 조선업계의 설비가동률은 75%로 국제 수준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조선업 조사 기관인 클락슨사에 따르면 2013년 1~3분기 전 세계 신규 선박 수주량은 3022만CGT(수정 환산톤수·Compensated Gross Tonnage)로 전년 동기대비 62.65%나 증가했다.

그 중 중국 조선업계 선박 수주량은 1168만CGT로 전년 동기대비 무려 83.35%가 늘어나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의 38.6%를 차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박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CGT(수정환산톤수·조정톤수)는 조선업계에서 선박 건조량을 비교할 때 주로 쓴다. 선박의 총 톤수(GT·Gross Tonnage)에 부가가치, 작업 난이도 등을 반영한 계수를 곱해 산출한다. 설비 능력이나 선가처럼 총 톤수로 나타낼 수 없는 것을 상대적 지표지수인 CGT계수를 활용해 반영한 것이다.

중국 업계 전문가들은 수치상으로는 '세계 1위 선박 건조 대국'이지만, 수주량이 제로에 가까운 조선업체가 업계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수주량 1168만CGT가 일부 대형 조선업체를 비롯한 69개 업체에 집중되어 있고, 나머지 중소 조선업체들의 수주 물량이 극히 적어 업계 양극화가 매우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조선업계는 그 동안 중국 경제 고속성장과 세계 수요 증가 속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중국선박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11월 일정 규모 이상의 중국 선박업체 영업 수익 총합은 481억 위안(약 8조원)에 달했다. 2003년 만해도 이 수치는 7억4000만 위안(약 1200억원)에 불과했다. 7년새 중국 조선업계 수익이 65배나 급격히 불어난 것이다.

장융펑(張永峰) 상하이국제항운연구센터 항운시장분석부 부주임은 "중국 경제 고속성장과 함께 수출입 무역이 크게 늘어나고 원유의 대외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중국의 선박 수요도 크게 늘어나 짧은 시간내 조선업계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기가 침체에 빠지고, 중국 경제가 과거 두자리수 성장을 멈추고 둔화세를 보임에 따라 중국 조선업계에 불황의 그늘도 깊어지고 있다.

일례로 중국 최대 민영 조선기업인 룽성중공업의 영업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 말 공개된 2013년 영업실적보고서에서 룽성중공업은 작년 한 해 동안 86억8500만 위안(약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보다 무려 14배 가까이 적자가 불어났다.

◇업계 구조조정 업그레이드 가속화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 전반에서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조선업체의 설비가동률이 국제 수준에 크게 못미치고 있어, 800여개의 업체가 산재해 있는 중국 조선업계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면서 중소업체들이 대거 도태될 것 이란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작년 10월 중국 정부는 설비개발 수준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내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생산과잉 문제 해소를 위한 지도의견'을 발표, 조선업계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신규 선박 건조와 선박 보수 등을 엄격하게 통제해 맹목적 투자 및 생산을 억제하고 △환보하이(環渤海), 장강삼각주, 주강삼각주를 해양구조물(해양플랜트) 설비 산업클러스터로 육성해 업계 부가가치를 제고하며 △생산 중단 상태에 놓인 연해지역 대량의 중소 조선업체의 업계 퇴출을 유도할 방침이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방침과 마찬가지로 전문가들은 업계 구조조정 방향으로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분야 개척을 주장하고 있다.

장성쿤(張聖坤) 상하이시 선박·해양공정학회 이사장은 "수주 구조로 볼 때,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나 LNG선박, 유조선(완성유 운송용) 분야에서 한국이 중국과 일본기업을 월등히 앞서고 있어 중국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이 매우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조선업계가 심해 해양플랜드, 친환경 고효율 선박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중국선박중공업집단 등 일부 중국의 경쟁력 있는 조선업체가 해양플랜트 분야 개척에 적극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중국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해양플랜트 분야는 상당한 기술 수준을 요구하는 등 진입 문턱이 높기 때문에 모든 조선업체가 해양플랜트 분야에 뛰어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양플랜트와 함께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라 전망이 밝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들어 선주들이 선박 발주 시, 연비효율을 따지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면서 "친환경 선박의 성장성이 매우 밝다"고 소개했다.

◇한국, 고부가 영역에 더 치중해야

중국의 유조선과 컨테이너 선박 분야가 급성장 함에 따라 한국 조선업이 위협을 받고 있다는 소식은 그 동안 수없이 전해졌다.

일부 전문가는 중국의 조선업계 구조조정 여부와 관계없이 국제적인 산업 이전 과정에서 소득수준이 올라가면, 조선업종이 자연스럽게 개도국이나 후진국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주장한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조선산업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그 다음에는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넘어온 것은 이들 국가가 결코 기술력이 없어서가 아니다"라면서 "고령화와 더불어 조선업종 차체가 소위 힘들고 더럽고 위험스러운 '3D업종'이라는 것과 관계가 깊다"고 설명했다.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이러한 3D 업종에 종사하려는 사람이 줄어, 노동력 부족으로 조선업계가 자연스럽게 소득수준이 낮은 개도국이나 후진국으로 옮겨간다는 것.

조선업 종사자들이 한 여름에는 찜통 더위 속에서 용접일을 하고, 한 겨울에는 차디찬 바다 바람을 맞는 등 악조건 속에서 일하기 때문에 20대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업종인 데다, 선진국의 고령화 가속화로 젊은 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 조선업계 종사자의 평균 연령이 40세를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수출 주력산업인 조선을 비롯해 철강, 자동차 업종의 경우 취업자 평균 연령대가 최근 10년 사이 2.1~3.3세 높아져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산업현장의 고령화로 산업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중국이 한국 조선업계를 바짝 추격해오고 있는 지금, 한국은 해양플랜트나 크루즈선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만드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전 소장은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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