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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마마' 송윤아 "그루와 껴안고 울 때 애드립 절로 나왔어요"

기사입력 : 2014년10월27일 11:27

최종수정 : 2014년10월28일 09:23

[사진=뉴스핌DB]
[뉴스핌=양진영 기자] 송윤아의 6년 만의 복귀작 '마마'가 전에 없는 호평 속에 마무리 됐다. 방송 초반부터 약간은 자극적이면서도 신선한 소재와 송윤아의 컴백작으로 주목받았던 '마마'는 회를 거듭할 수록 배우들의 명품 연기와 주옥같은 대사, 진정한  '웰메이드 드라마'로 완성됐다.

송윤아는 드라마 종영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떻게 그렇게 연기를 했냐'는 질문을 받고 "해야 되니까"라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그는 "그런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기분 좋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가장 듣기 좋은 말은 그거였어요. '마마'라는 드라마를 보고 '좋은 드라마를 보게 해줘서 고맙다'고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그건 사실 제가 잘해서 된 게 아니에요. 그걸 위해 모든 게 잘 맞아 떨어졌죠. 작가님의 정말 엄청난, 훌륭한 대본은 물론이고요."

'마마'가 특별했던 이유는 송윤아와 문정희, 정준호라는 걸출한 배우들의 합에 아역 윤찬영의 가능성이 더해졌던 것 외에도 더 있었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다소 긴 호흡의 주말 드라마임에도 외적, 내적의 디테일은 물론 감정들도 세세하게 살려 숨쉬게 했다. 그는 '마마'의 다른 드라마와는 조금 달랐던 촬영 과정을 털어놓으며 이제는 홀가분해 했다.

"다른 드라마를 비하하려는 게 아니라, 우리도 그냥 그런 연속극처럼 찍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죠. 감사하게도 감독님이 중요한 포인트를 안놓치셨고, 사실 3-4컷이면 만들어지는 신을 6-7번에 걸쳐 찍었어요. 일반적인 주말 드라마가 일주일에 4-5번 정도 찍으면 완성되는 분량을 7일 내내 찍으며 몰두 했죠. 체력적으로도, 저와 문정희씨는 역할 상의 감정 때문에도 힘들었죠."

무려 6년 만의 복귀작으로 인연에 이끌려 '마마'를 골랐지만, 이렇게까지 힘들고 어려울 지는 상상조차 못했다는 그. 송윤아는 그간의 어려움을 회상하며 서지은 역의 문정희에게 더욱 각별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사실 모두에게 감사하지만, 문정희란 배우에게 정말 고마워요. 계속 영화 '카트' 홍보 차 나선 정희가 계속 제얘길 하는데 전 아직 기회가 없었어요. 정희도 진심에서 얘기하는 거지만 저도 정희가 아니었다면 못했을 거예요. 문정희가 아닌 다른 배우였다면? 이런 생각 굉장히 많이 했죠. 이걸 누가 할 수 있었을까, 다른 사람이었다면 내가 이렇게 잘 견딜 수 있었을까, 나랑 잘 어울릴 수 있었을까 많이 생각했어요. 정말 감사하고 대단하게 느껴져요. 공식적인 자리에서 정희에게 이런 인사를 꼭 하고 싶었죠."

[사진=뉴스핌DB]
특히 문정희와 송윤아의 연기 합은 '마마'가 사실은 백합물(여성 동성애나 그에 가까운 스토리가 주가 되는 영상, 도서 등)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불러올 정도로 훌륭했다. 여기엔 두 여자의 대사를 마치 연인 간의 대화처럼 달달하게 써 준 작가도 한 몫 했다. 이에 관해 묻자 송윤아는 "사실 처음엔 그런 의견을 컴맹이라 몰랐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제 이름이나 남편 설경구를 검색 해 보는 정도인데 어느 날부터 '백합'이라는 표현이 보이더라고요. 그게 사실 꽃 이름이라 이게 뭔가 했어요. 들어가서 보면 글들이 묘한 분위기더라고요. 뭘까 하다가 나중에 알게 된거죠. 그 정도로 지은이와 승희의 합, 케미가 좋았다는 얘기일 거고, 많은 반향을 일으킨 모양이에요. 당사자인 우리는 당연히 좋죠.  마치 지은이는 여주인공이 되고 저는 남자주인공같은 위치더라고요. 사실 시놉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우정을 가진 여자들의 우정을 그렸다고만 나와있어서, 처음에 노렸다거나 할 수는 없었죠. 아예 그런 쪽으로 관심을 가지실 줄은 몰랐어요. (웃음)"

'마마' 촬영 중 감정 소모가 심했다는 송윤아. 드라마 시작과 끝의 외모도 살이 쏙 빠져 달라져 있었다. 혹시나 연기를 하는 내내 시한부 승희에게 푹 빠져 우울해하거나 밥을 못먹거나 하지는 않았을까. 그는 "제가 그 정도로 훌륭한 연기자는 아니었나봐요"라면서 우울하기보다 한없이 어려웠던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승희의 상황 때문에 우울했던 게 아니라 어렵고 힘들었어요. 찍을 당시에는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대본이 나올 때마다 무섭기까지 했죠. 경험 문제가 아니라, 연기하는 사람의 고민이에요. 어떤 장면들은 드라마보다 글로 봤을 때 더 슬프고 세게 표현된 경우가 많죠. 대본을 보고 항상 펑펑 울었는데,그 감정을 그대로 표현해내고 싶지만 그게 막히는 거예요. 연기를 하려면 대사를 외워야 하고, 그러려면 대본을 수십 번은 봐야하고, 처음 느꼈던 감정은 계속해서 마이너스가 되죠. 마지막에 카메라 앞에 서서 연기를 해야 하는데 준비하면서 감정을 다 소진해버려서 처음의 그것을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요. 그게 너무 힘들었죠."

'마마'에서 부딪혔던 어려움 때문일까. 송윤아는 스스로 과거 애드립을 전혀 안하는 스타일이었지만, 이번엔 그마저도 술술 나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본에는 운다는 지문이 없는데, 저도 모르게 울면서 연기한 적이 많아요. 울면서 그 감정에 휩싸여서 말을 계속 했죠"라면서 자신도 모르게 달라진 연기 습관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MBC '마마' 캡처]
"대표적인 예가, 태주 아빠가 그루랑 처음 만나기로 해놓고 지은이의 임신 테스트기를 확인하면서 나오지 않은 장면이었죠. 태주에게 승희가 막 폭언을 하고 집에 왔는데 그루가 '엄마 나 보내지마, 나랑 같이 살아줘. 나 버리지마'라고 얘기하는데 승희가 그루를 안고 막 울었어요. 우는 그루를 승희가 안으며 대본이 끝나는데, 거기서 제가 '안보낼게 엄마가 안보낼게 엄마랑 같이 살자'고 말했죠. 펑펑 울면서 감정적인 애드립이 자연스럽게 나온 거예요."

'마마' 제작진과 배우들의 특급 호흡은 마지막 회까지 빛났다. 송윤아는 마지막 장면의 바이크 신을 박서준과 '마마' 첫 촬영으로 찍었다고 말해 놀라움을 줬다. 17세 차이나는 상대 홍종현과 로맨스도 무리가 없는 선에서 훈훈하게 마무리 됐다. 수많은 찬사와 호평에도 송윤아는 결국 이 모든 공을 작가와 제작진에게 돌렸다.

"종현이와 러브 라인도 작가님이 잘 살려주신 듯 해요. 종현이 입장에서는 약간 서운할 수 있는 드라마일 수 있었죠. 시놉대로는 드라마가 꼭 같이 가지는 않았거든요. 하지만 승희와 지섭이 너무 로맨스로 흘렀다면 오히려 드라마에 굉장히 방해가 되거나 설득력을 잃었을 수 있었단 생각이 들어요. 지섭은 지섭대로 엄마를 떠나보낸 뒤, 그루와 그루 엄마를 봤을 때 나오는 자연스런 사랑의 감정이었던 것 같고, 승희도 지섭이한테 억지스럽지 않게 대할 수 있게 대본이 잘 나와줬어요. 이게 다 작가님의 힘인가 싶어요."



설경구의 아내, 5살 아이의 엄마로 사는 '마마' 송윤아

 
'마마'로 화려하게 복귀한 송윤아는 누구나 알듯이 영화배우 설경구의 아내다. 이번 드라마를 찍으며 살이 많이 빠진 아내를 보며 남편이 걱정을 하지 않았냐 묻자, "전혀요"라고 웃으면서도 묵묵히 챙겨준 그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설경구가) 저와 같이 살면서 드라마 스케줄을 소화하는 걸 처음 본 거예요. 이 정도인 줄 상상을 못했던 거죠. 매일 새벽 3시에 들어와서 5시에 나가고 하는데 계속 반복되니까 본인도 힘들었을 거예요. 제가 체력적으로 많이 지칠까봐 걱정도 해주고 약도 챙겨서 먹이고 하시더라고요."
 
이제 5살이 된 아이를 둔 엄마 송윤아. 엄마가 TV에 나오는 걸 보며 아이가 자랑스러워 하냐는 질문에도 또 한번 "전혀요"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아이 이야기를 하며 한없이 밝은 표정을 짓는 송윤아는 '마마'에서도, 실제로도 깊은 모성을 가진 '엄마'였다.
 
"아이가 초반에 그루 형이라는 존재를 굉장히 의식하고 질투하더라고요. '엄마, 그루 형은 가짜 아들이지?'라고 그래요. '그럼, 그루 형은 가짜야'하면 '엄마 내가 진짜 아들이지?'라고 확인 하더라고요. 또 드라마를 보면서도 어느 순간 그루가 캐나다에서 왔다는 걸 알고는, '엄마 올리비아도 캐나다를 알더라고요?'라고도 말하고요. 언젠간 '그루 형은 캐나다에서 왔잖아요. 그런데 왜 영어를 안 써요?'라고 해서 웃었죠. 오히려 저보다 같은 아이인 그루가 더 눈에 들어오고, 갈 수록 관심이 거기에 쏠렸나봐요."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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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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