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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쎄시봉' 정우 "사랑vs일, 상대에 따라 다르겠죠?"

기사입력 : 2015년01월29일 09:38

최종수정 : 2015년01월29일 08:01

 

[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이형석 기자] 영화 ‘쎄시봉’(제작 제이필름·무브픽쳐스,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에서 민자영(한효주)은 윤형주(강하늘)과 송창식(조복래) 사이에서 기타 코드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오근태(정우)를 이렇게 위로한다. 존 레논, 폴 매카트니 같은 천재도 있지만, 조지 해리슨과 링고 스타가 있기 때문에 비틀스가 완성된 것이라고.

비틀스 음악의 주도권을 쥔 멤버이자 비틀스 인기의 핵심을 꼽으라면 누구나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를 떠올린다. 하지만 조지 해리슨과 링고 스타를 빼고 비틀스를 논할 수는 없다. 배우 정우(34)는 그런 존재다. 단박에 눈에 띌 만큼 천부적 재능이 있지는 않지만 상대와 함께 빛날 줄 아는, 그 누구보다 ‘알찬’ 존재, 그리고 결국에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마는 존재.

10여 년의 무명 생활 끝에 지난해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를 통해 나정이(고아라)는 물론, 안방극장 여심을 초토화시켰던 ‘쓰레기 오빠’가 돌아왔다. 내달 5일 개봉하는 정우의 첫 상업영화 ‘쎄시봉’은 한국 음악계에 포크 열풍을 일으킨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이장희 등을 배출한 젊음의 거리 무교동의 음악 감상실 쎄시봉을 배경으로 전설의 듀엣 트윈폴리오의 탄생 비화와 그들의 뮤즈를 둘러싼 애틋한 러브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응사’ 끝나고 일 년 남짓 지났네요. 모두가 웃고 즐길 감동이 있는 영화로 인사드릴 수 있어서 기분 좋고 또 이렇게 기다리고 반겨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웃음). 영화 중심에 사랑 이야기가 있지만, 어쨌든 저희 영화를 멜로라고 규정짓고 싶지는 않아요. 캐릭터 역시 기존에 보여준 ‘응사’ 쓰레기, 김재준의 느낌을 배제하거나 가지고 가자는 생각도 전혀 없었으니 편안하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극중 정우는 쎄시봉의 순정남 오근태의 20대를 연기했다. 윤형주, 송창식과 함께 ‘트리오 쎄시봉’ 멤버로 활약하는 인물로 민자영을 보고 한눈에 반해 노래를 시작한다. 윤형주, 송창식과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메가폰을 잡은 김현석 감독이 추가한 허구 인물이라는 것. 물론 실존하는 이익균을 모티브로 했으나 대부분이 재미를 위한 설정이다. 실재 인물이면서 또 아닌 오근태, 정우는 그를 어떻게 준비해나갔을까.

“우선 영화사 측에서 두꺼운 자료를 준비해줬어요. 그래서 그걸 보면서 준비를 많이 했죠. 이익균 선생님을 직접 뵙기도 했고요. 개인적인 노력이라 함은 음악을 많이 들었죠.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미사리 쪽에 선생님들 연주하시는 데도 가보고 엘피판도 많이 샀어요. 쎄시봉 선생님들부터 들국화, 나나 무스쿠리, 루이 암스트롱까지 흘러간 노래를 많이 들었죠. 엘피판을 들으면 왜 긁히는 듯한 소리가 나잖아요. 그 소리가 절 그때 그 시절로 데리고 가는 기분이었죠.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했어요(웃음).”

노래만큼이나 영화 속에서 눈길을 끄는 건 민자영을 향한 오근태의 사랑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뭐든 다 하는 남자, 친구보다 더 사랑하고 노래보다 더 소중한 존재를 향한 남자의 지고지순함은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눈물짓게도 한다. 그래서 묻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정우라면? ‘우정 VS 사랑’에 대한 질문은 그간 많이 받아왔기에 일과 사랑 중 택일해 달라 요청했다. 한참을 고민하고 고민하던 그는 결국 “엄마에게 물어봐야겠다”는 재치 있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사실 그런 극단적인 상황이 현실에서는 발생한 적이 없으니까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웃음). 어떻게 할지, 어떤 판단을 할지는 그때 닥친 상황에 따라 다르고 또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다른 거겠죠. 영화에서도 당연히 시나리오에 충실한 거고요. 원래 멜로 연기 같은 감정연기를 할 때 대본에 충실히 하려고 하죠. 뭐든 기본에 충실해서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요. 다른 첨가물을 첨가하지 않죠.”

정우는 현재 ‘쎄시봉’ 홍보 활동과 함께 이석훈 감독의 ‘히말라야’(가제) 촬영에 한창이다. 촬영은 잘 진행되고 있느냐는 말에 “매일 강풍기에 눈을 맞으면서 촬영하다가 이렇게 ‘쎄시봉’ 때문에 다시 노래 부르니 너무 따뜻하다”며 엄살을 부렸다. 하지만 황정민, 정유미, 조성하, 라미란 등 서울예술대학 동문과 하는 작업이 어찌 재밌지 않으리. 더군다나 아직도 대학에 합격하던 날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말하는 배우가 아닌가.

“부산 촌놈이 봤을 때 서울예대 합격은 배우의 지름길이자 첫 관문을 통과한 거로 생각했어요. 대학만 들어가면 배우가 된 건 줄 알았는데 돌이켜보면 그건 그냥 첫걸음에 불과했죠. 그 후로 영화 잡지를 뒤져가며 오디션을 보러 다녔어요. 비록 그건 시작이었지만 배우로서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다는 희망을 얻는 계기였죠. 그렇게 조금씩 배웠고 아직도 매 작품을 통해서 배워가고 있고요.”

어떤 작품이든 무언가를 배울 수 있어야 선택한다는 정우. 그는 이번 ‘쎄시봉’으로는 책임감을 배웠다고 했다. 인생에서 가장 기쁜 순간, 대중의 칭찬과 관심을 받는 순간 가장 먼저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오른다는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시작하며 금세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바쁘고 힘들지만, 올 한 해도 그들을 위해 힘차게 달려나가겠노라 약속했다.

“가족들,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할 때 전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행복해요. 사실 요즘 제 일들, 그리고 영화 개봉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걱정과 우려가 많아요. 하지만 그 고민을 모두 뛰어넘게 해주는 것들이 바로 사랑하는 사람들이죠. 그래서 그들과 함께하는 매 순간 행복하려고 노력해요. 점점 좋아지고 있고 행복해지고 있고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점점 더 그런 생각이 많이 드네요. 내 가족, 내 사람들이 올 한 해도 더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죠. 그리고 여러분도 더 많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웃음).”

“노래? 목소리 말고 가슴으로 불렀죠”

영화의 배경이 음악감상실인 데다가 극중 트리오 쎄시봉의 멤버로 활약한 만큼 최근 정우는 여기저기서 노래 실력을 자주 뽐냈다. 영화는 물론이거니와 제작보고회,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홍대 버스킹 무대까지. 그는 강하늘, 조복래와 함께 다양한 행사(?)를 소화했다. 물론 정우는 특유의 중저음으로 두 동생과 완벽한 화음을 자랑했지만, 자신이 듣기에는 여전히 쑥스러운 모양이었다.

“기계들이 워낙 발전했잖아요. 근데 아무리 음악 감독님이 잘 다듬어주셔도 전 아직 제 목소리 듣기가 거북하더라고요(웃음). 사실 요즘에 나오는 신나는 음악이면 좀 덮일 텐데 예전 노래들은 그렇지 않잖아요. 통기타 하나로 모든 음률을 정리해버리니 목소리가 더 잘 들리죠. 다행히 강하늘, 조복래 두 친구가 워낙 노래 실력이 출중하잖아요. 그래서 함께 부를 때는 아주 든든했죠. 잘 묻어갈 수 있어서 실수해도 괜찮았어요(웃음).

하지만 제가 혼자 하는 노래는 여전히 불편하네요. 또 제가 ‘응사’ 때 엉망진창으로 한번 불렀지 않습니까(웃음). 물론 당시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이 격려와 사랑을 보내주셨지만요. 이번에는 좀 목소리가 아닌 가슴으로 부르려고 노력했어요. 가슴으로 부른 노래니 동정표가 좀 오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웃음).”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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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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