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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에디 레드메인이 오스카를 거머쥔 이유 '대니쉬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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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세혁 기자] 본연의 성 정체성과 정반대 인생을 살던 남성의 드라마틱한 인생이 스크린으로 부활한다.

톰 후퍼 감독의 신작 ‘대니쉬 걸’은 성 정체성에 대한 객석의 진지한 답변을 구하는 실화 드라마다. ‘대니쉬 걸’의 주인공 에이나르 베게너(1882.12.28.~1931.9.13.)는 서류상으로 신원이 확인된 사람 중 세계 최초의 성전환자로 기록된 덴마크 화가다.

영화 ‘대니쉬 걸’은 고향의 고즈넉한 정취를 담아 명성을 쌓던 베게너와 인물화를 고집하던 아내 게르다(알리시아 비칸데르)의 삶을 들여다본다.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화가로서 고집과 묘한 대립구도가 흥미를 유발하는 이 영화는 초중반 이후 베게너의 여장에 초점을 맞춘다.

에디 레드메인이 연기한 베게너는 아내 게르다의 그림 모델이 되기 위해 여장을 했다가 정체성에 다시 눈뜬다. 당연히 남편의 사연을 모르는 게르다는 좌절하고, 가정을 유지하고 싶다며 절규한다. 영화는 파탄 직전에 이른 두 사람의 삶과 베게너의 고뇌를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객석을 깊은 생각에 빠뜨린다.

영화의 60% 이상은 에드 레드메인의 연기가 끌고 나간다. 여장에 심취하고, 어릴 적 굳게 걸어 잠근 이성(異性)의 자아에 다시 눈을 뜨는 베게너의 불안하면서 환희에 찬 심리를 무척 섬세하게 표현했다. 상대역을 차치하더라도, 벤 위쇼와 엠버 허드 등 워낙 색깔이 뚜렷한 성격파 배우가 많이 등장하는 ‘대니쉬 걸’에서 에드 레드메인의 연기는 연약하면서 힘이 넘친다.

지난해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사랑에 대한 모든 것’으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에드 레드메인은 ‘대니쉬 걸’로 연타석 홈런에 도전한다. ‘버드맨’의 마이클 키튼 등 너무나 쟁쟁한 배우를 제친 결과였기에 당시엔 ‘깜짝’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오스카의 선택을 받을 경우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대니쉬 걸’에서 에드 레드메인은 오스카가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듯 고도의 연기로 팬들의 기대에 답한다.

요즘 부쩍 다작 중인, 그것도 굵직한 작품에 출연 중인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연기도 훌륭하다. 사실 영화 속 베게너는 게르다와 함께였기에 그토록 빛날 수 있었다. ‘대니쉬 걸’은 베게너의 기구한 인생역경을 다룬 작품인 동시에, 여성이고 싶은 남편 때문에 아파하는 게르다의 영화이기도 하다.

유럽 배우 특유의 매력적인 마스크와 당찬 연기로 주목 받는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사랑과 질투, 증오와 이해 등 복잡한 감정 위를 수없이 오간다. 베게너를 인생의 경쟁자이자 사랑하는 남편, 놓아줘야 할 애증의 대상으로 시시각각 정의해야 하는 게르다의 깨질 듯 위태한 심리묘사가 특히 탁월하다. ‘맨 프롬 엉클’(2015)과 ‘더 셰프’(2015)를 포함해 지난해만 다섯 작품에 출연한 그는 곧 선을 보일 맷 데이먼 주연작 ‘제이슨 본’에서도 만날 수 있다.

1800년대 말과 1900년대 초 덴마크와 프랑스를 재현한 아름다운 배경도 ‘대니쉬 걸’의 매력 포인트다. 그림 속 풍광만큼 편안하고 아늑한 톰 후퍼 특유의 색감도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영화의 주연을 맡았어도 좋을 벤 위쇼 등 조연들의 연기도 매력이 넘친다. 단점이라면 역시 누군가에겐 막연한 거부감을 주며, 심지어 혐오의 대상일 수 있는 성 정체성을 다뤘다는 점 정도가 되겠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 사진=UPI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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