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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오랜 기다림, DC의 묵직한 한방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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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세혁 기자] 극장용 히어로무비 시장을 마블에 내줬던 DC코믹스가 반격에 나섰다. 23일 자정 개봉한 잭 스나이더 감독의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은 DC의 인기 히어로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 그리고 저스티스리그의 태동을 담은 기대작이다.

저스티스리그 시리즈의 프리퀄인 이 영화는 ‘아이언맨’(2008)의 성공 이후 극장을 장악해온 마블을 향한 묵직한 한방이다. 마블은 ‘아이언맨3’(2013)가 국내서만 900만 넘는 관객을 모으며 승승장구했다. 특히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마블의 위력을 실감하게 했다.

라이벌 DC도 놀고 있던 건 아니다. ‘다크나이트’ 3연작이 내리 성공을 거두며 건재함을 보여줬다. 다만 티켓파워를 놓고 보면 ‘아이언맨’ 시리즈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다. 더구나 ‘그린랜턴’(2011) 같은 망작을 내놓으며 마블에 주도권을 내줬다. ‘맨 오브 스틸’ 시리즈 역시 기대치를 밑돌았다.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은 이런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아는 DC의 야심작이다. 슈퍼맨과 조드 장군의 전쟁 2년 뒤를 그린 이 영화는 DC코믹스의 어둡고 마니악한 분위기를 그대로 옮기며 오랜 기다림에 응답한다. 

세계관부터 살펴보자. 영화는 인류의 영웅으로 추앙 받는 슈퍼맨을 절대악으로 판단한 배트맨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상황을 목도했던 배트맨은 무기력함에 절망하는 대신, 슈퍼맨의 약점을 찾아내 사형집행을 계획한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히어로를 바라보는 극명한 시각들을 대비시킨다. 히어로는 과연 인류에게 필요한 존재인가에 대한 슈퍼맨과 배트맨의 고뇌가 곧 이 영화의 근간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지켜볼 부분. 당연히 관심은 캐스팅 단계부터 논란이 됐던 벤 애플렉에게 집중된다. 연기는 물론 연출력까지 인정받는 이 잘나가는 배우는 하필 배트맨 역에 낙점되며 DC 마니아들의 집중포화에 시달렸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배트맨=크리스찬 베일’이라는 고정관념은 어느 정도 깨질 전망이다. 물론 누군가에겐 여전히 벤 애플렉이 못미덥겠으나, 그가 연기한 배트맨은 우려보다 훨씬 자연스럽다. 벤 애플렉이 해석한 배트맨은 ‘다크나이트’만큼이나 인간적면서도 보다 터프하다. 크리스찬 베일 특유의 디테일은 떨어질지 몰라도, 현실감은 더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갖은 폼 다 잡아놓고 엄마 이름 하나로 슈퍼맨과 대동단결하는 장면. 일반 관객이라면 웃어넘길 이 장면에서 DC의 골수팬은 아마 실소가 터질 거다.  

배트맨과 맞붙는 헨리 카빌의 매력은 ‘맨 오브 스틸’ 시리즈를 확실히 상회한다. 떡 벌어진 어깨와 주먹만한 얼굴, 완벽한 비율로 시선을 끄는 헨리 카빌은 쫄쫄이와 삼각팬티, 빨간 망토만 걸쳐도 멋들어질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각인시킨다. 초음속으로 하늘을 날며 두 눈에서 레이저를 뿜어대는 카리스마가 압권. 뿐만 아니라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캐릭터는 슈퍼맨의 오리지널리티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

그럼에도 가장 눈이 가는 캐릭터는 갤 가돗이 아닐까 한다. DC의 대표적인 여성 히어로 원더우먼을 소화한 갤 가돗은 배트맨, 슈퍼맨에 비해 비중은 작지만 객석의 시선을 강탈하는 강렬한 존재감을 갖고 있다. 군필자인 갤 가돗(이스라엘 출신이다)이 선보이는 액션은 배트맨과 슈퍼맨의 육중한 몸싸움만큼이나 화끈하다. 특히 원더우먼의 존재는 아쿠아맨과 플래시맨 등 또 다른 DC히어로가 세상으로 나오는 열쇠가 될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저스티스리그라는 장대한 이야깃거리의 시작점이 될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은 진입장벽 역시 많이 낮췄다. DC코믹스의 세계관을 최대한 살리면서 DC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까지 끌어들이는 이야기와 볼거리를 열심히 준비했다. 물론 영화를 200% 즐기려면 DC 히어로의 간단한 역사와 관계 정도는 알아두는 쪽을 추천한다.

어떤 영화도 모든 관객을 만족시킬 수 없고, 그건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 역시 마찬가지다. 위에 열거한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 복잡한 스토리를 구겨넣었다는 인상과 다소 뒤죽박죽인 전개는 아쉽다. 그럼에도, 영화의 전체적 구성과 완성도는 확실히 DC의 한방이라는 가치를 매길 만큼 탄탄하고 높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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