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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태칼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대화를 시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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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차 북한 노동당대회가 남긴 것, 그리고 한반도 정세변화

신록의 계절인 5월을 맞아 화약 냄새 가득하던 한반도에 포연이 그치고 평화의 기운이 움트기 시작했다.

◆ 미국=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진 빈센트 브룩스 신임 한미연합군사령관은 12일 이순진 합참의장과 함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와 오울렛 초소 등을 시찰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과거에 오울렛 초소를 여러 번 와봤지만 올 때마다 한반도의 상황이 얼마나 빨리 변할 수 있는지와 왜 우리가 항상 강력한 준비태세를 유지해야 하는지를 느낄 수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은 계속될 필요가 있으며 그 같은 일(대화와 협력)이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화를 강조한 브룩스 사령관의 발언이 눈에 띄는 것은 미국의 대북전략에 변화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오는 11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오바마 행정부로선 ‘북핵정책에 실패했다’는 야당의 공세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한반도 정세를 최소한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에서 핵심 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NPT(핵확산금지조약) 복귀를 전제로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미국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빈센트 브룩스 신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앞줄 가운데)과 이순진 합참의장(오른쪽)이 12일 오후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25m 떨어진 경기도 파주 JSA 경비대대 오울렛 초소를 찾아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미국 정부의 핵 비확산과 테러방지 업무 책임자인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이 지난 4~5일 방한해 북미 평화협정 협상과 관련한 한국 측의 입장을 다양한 경로로 타진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클래퍼 국장은 “미국이 북한과 평화협정과 관련한 논의를 할 경우 한국이 어느 정도까지 양보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문의를 했다”는 후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최근 사설에서 “북한의 핵위협을 제재만으로 완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김정은처럼 경험 없고 무모한 지도자를 궁지에 몰 경우 한국이나 일본을 겨냥한 무기사용 등 더 위험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적절한 시점에 미국은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와 함께 북핵 저지를 위한 회담을 재개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북한=1980년 이후 36년 만에 열린 제7차 북한 노동당대회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하고 지난 9일 막을 내렸다. 당대회를 전후해 박근혜 정부가 우려했던 5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행위는 없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을 북한이 군을 중시하는 ‘병영국가’에서 노동당을 전면에 내세우는 ‘당국가체제’로 전환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아버지 김정일 시대의 선군정치에서 벗어나 ‘핵-경제 병진노선’을 기초로 ‘김정은 시대’를 열겠다는 의미다.

이번 대회에서 북한의 미래 정책방향을 짐작케 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는 ▲대외관계: 선제 핵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핵비확산 선언 ▲대남관계: 긴장관계 완화를 위한 군사당국 간 회담 등 각종 회담 재개 ▲경제적 측면: 지방과 기업의 책임관리제 강화를 명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으로 요약할 수 있다.

남북관계에 대해선 군사당국 간 회담을 제안하고 ‘현 시기의 절박한 문제’라고 표현했다. 아울러 “북남관계의 현 파국상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며 “북과 남은 여러 분야에서 각이한 급의 대화와 협상을 적극 발전시켜 서로의 오해와 불신을 해소하고 민족공동번영을 위한 출로를 함께 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중국=미국과 아시아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당면과제는 북한을 미중 간 완충지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반도 비핵화가 필요하고 이를 실현하는 최선의 도구가 자국이 주도하는 북핵 6자회담 재개다.

지난 2월 미국을 방문한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워싱턴 D.C.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미북 평화협정 없이는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수 없다”며 ‘동시병행론’을 주장했다. 북한이 요구하는 평화협정 체결을 받아들이면서 미국의 북한 비핵화 요구도 병행하자는 방안이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한국은 물론 일본, 대만까지 핵무장에 나서는 도미노 현상을 초래할 수 있어 중국도 적극 반대한다.

중국 정부의 대외정책을 대변하는 환구시보는 지난 6일 북한 노동당대회를 맞아 “중국과 북한 사이가 최근 2년간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은 북한에 줄곧 진심과 선의를 가지고 있고, 북한이 곤경에서 벗어나 잘 발전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북한 핵보유에 단호히 반대할 뿐, 중국 사회는 북한의 국가통치 자주권을 충분히 존중한다. 일단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중국은 분명 북한이 번영으로 나아가고 장기적 안정을 유지하는 데 있어 가장 믿을 수 있는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 9일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된 김정은에게 축전을 보낸 것에 대해선 북중관계 악화를 방지하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한국=박근혜 대통령이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라고 평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는 사실 한반도 비핵화와 안정적 정세관리를 위한 미국과 중국 간 타협의 산물이다.

전문 12개항, 제재조치와 이행계획을 담은 본문 52개항, 4개 부속서로 구성된 대북결의안은 본문 49조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본문 50조에서 북핵 6자회담과 9·19공동성명의 지원과 이행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과 북한의 상호 자주권 존중과 평화적 공존, 6자회담 참가국의 경제협력 증진을 명시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된 한미 양국의 합동군사훈련인 키리졸브연습과 독수리훈련도 북한과의 큰 마찰 없이 지난달 29일 종료됐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는 “북한이 8월 말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대화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와 대선국면을 고려해 북핵문제를 관리하고 있다는 전술적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매년 8월 말이면 한·미 양국 군이 한반도 우발상황을 가정해 실시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실시한다. 단기적으로 남북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시간이 3개월 정도 남은 셈이다.

한반도 평화를 지켜나갈 주체는 미국도 중국도 아닌 남한과 북한이다. 언제까지 미국과 중국이 한국 정부를 제외한 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논의하는 것을 방관할 것인가. 박근혜 정부가 대북제재 국면을 대화모드로 전환시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재가동시킬 수 있는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견지망월(見指忘月)이라는 말이 있다. 달을 보라고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켰더니 손가락을 보느라 달은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북제재는 필요하다. 그러나 제재는 수단일 뿐이다. 제재의 최종 목적지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해 장기적인 남북통일에 대비하는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선임기자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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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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