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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재정 불균형 위기 수준 '드라기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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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자산 매입 프로그램 예상밖 부작용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2014년 말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매입 프로그램 도입 이후 유로존 회원국간의 재정불균형이 날로 심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ECB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이른바 주변국과 중심국의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를 좁히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부채위기 당시와 흡사한 불균형을 양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로존 <출처=블룸버그통신>

이 같은 정황은 유로존의 실시간 결제시스템인 타겟2(Target2)를 통해 확인됐다. 31일(현지시각) ECB에 따르면 타겟2를 매개로 유로존 회원국 중앙은행의 청구액과 채무액 간극이 2014년 말 이후 가파르게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2010년 고조된 부채위기 당시 두드러졌다.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이 그리스와 스페인을 필두로 남부 지역의 주변국에서 자금을 빼 독일과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북부 중심국으로 이전하면서 타겟2를 통해 확인된 부채가 폭증했던 것.

유로존 상업은행들은 자국 중앙은행에 자금을 예치하고 있으며, 이를 해외로 이전할 때 실시간 결제시스템인 타겟2를 거치게 된다. 이 때문에 각 회원국 중앙은행은 타겟2 시스템에 채무액 또는 청구액에 대한 기록을 남기게 된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타겟2 시스템 상 대차대조표는 0에 수렴해야 한다. 중심국으로 자금을 이전하는 주변국 중앙은행이 통상 해당 자금을 상대방 중앙은행으로부터 차입할 수 있어 양측의 자금 거래가 서로 상쇄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주변국의 채무액과 중심국의 청구액이 날로 크게 쌓이는 것은 양측의 재정 불균형이 심화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1~2년 사이 부채 위기 당시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은 대규모 자본 유출에 따른 것으로 보기 어렵다. 이보다 ECB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주요인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주변국 중앙은행들이 신규 유동성을 기업과 가계의 대출에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중심국 금융권에 진 채무를 상환하고 있고, 이 때문에 자금 흐름이 일방 통행을 연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유로존 금융권 전반의 신용이 여전히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말했다.

랄프 솔빈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최근 타겟2 현황은 민간 은행권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 결과와 맥을 같이 한다”며 “ECB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공급된 신규 자금을 민간 여신에 투입하고 있다고 답한 은행은 극히 소수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해외 투자자들이 독일 국채보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국채를 ECB에 매도하는 데 적극적이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라보뱅크는 최근 투자 보고서를 통해 “유로존 내부의 다국적 투자자들이 여전히 주변국 금융시스템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관련 채권 매입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타겟2를 통해 드러난 자금 흐름에서 ECB의 부양책이 주변국 채권으로 투자 자금을 유입시키는 데 실패했고, 수익률 스프레드가 좁혀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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