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마켓

속보

더보기

'삼세판' 도전, 수퍼개미 손명완이 말하는 '묵혀야 제맛 주식'

기사입력 : 2016년06월08일 06:00

최종수정 : 2016년06월08일 07:59

12년간 2000배 수익률...모두 중소형주 투자로 성공
욕심을 버려라...저금리 시대 3% 배당도 쏠쏠한 투자

[편집자] 이 기사는 06월 07일 오전 11시3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박민선 기자] 5000만원으로 시작한 주식 투자가 1000억대로 불어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0여 년. 평범한 월급쟁이에서 수퍼개미로의 '변신'은 본인조차 예상못했다. 그렇게 주식 투자는 한 사람의 인생을 확 바꿔놨다.

손명완 세광투자 대표이사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손명완 세광투자 대표는 영남권 대표 수퍼개미로 알려져 있다. 12년간 거둔 수익이 무려 2000배. 어느 날 문득 '나이 60이 되면 뭘 하며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주식 투자는 그에게 적잖은 실패를 안기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이 됐다.

"이렇게 주식으로 돈을 벌게 될 줄은 저도 몰랐어요. 타고난 복도 없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업에 대해 공부하고 꾸준히 노력했기에 가능했다고 확신해요. 누구든 이런 노력을 기울인다면 찾을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지금도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더 없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인걸요."

대구까지 자신을 찾아온 '손님'(기자) 앞에서 그는 두 시간여에 걸쳐 자신의 투자 스토리와 노하우 등을 흥미롭고 정성스럽게 풀어냈다.

◆ 두번의 실패 끝에 깨달은 '기다림'의 원칙

손 대표가 주식을 시작한 것은 외환위기 당시였다. 왜 주식이었느냐는 질문에 어울릴 만한 근사한 이유는 없었다. 노후를 생각하며 막연하게 떠오른 것이 주식이었다고 한다. 갑작스러운 IMF 위기로 시장이 불안해지자 이성보단 감성이 앞섰다. 오르면 사고 내리면 파는 일을 반복했고 그 결과 1억원이 넘던 투자액을 모두 날렸다. 그리고 몇 년 후 재도전했지만 2001년 9.11 테러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면서 이 역시 좌절되고 말았다. 두 번의 실패는 그에게 적잖은 상처를 남겼다. 주식이라면 쳐다보기도 싫었단다.

하지만 3년여 뒤인 2004년. 회사를 나와 시작한 사업이 잘되면서 여유자금이 생기자 손 대표는 자연스럽게 다시 주식을 떠올렸다. 그래도 '삼세판인데...' 하는 생각에 5000만원으로 시작한 도전이 그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손명완 세광투자 대표이사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다시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또다시 시장이 출렁이면서 순식간에 5000만원이 2000만~3000만원 수준으로 평가손이 나더라고요. '어이쿠' 했죠. 일단 기다렸다가 조금씩 오르길래 손익분기점을 넘기면서 얼른 팔았죠. 나 역시 개미였으니 '더 빠지면 어떻게 하지' 하는 공포를 이기지 못했던 거죠. 그런데 내가 2000원에 매도한 에이디칩스가 1만2000원까지 오르는 것을 보고 '아, 기다리면 되는 거였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그리고 직접 기업에 대해 공부하고 저평가된 기업들을 찾다 보니 중소형사 중에도 안정적이고 좋은 기업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실제 그가 12년간 2000배 가까운 수익을 올린 것은 모두 중소형주 투자를 통해서다. 관심을 갖고 공부한다면 투자하기 좋은 중소형주는 넘쳐난다는 것이다. 현재 그가 보유하고 있는 40~50개 종목 가운데 대형주는 단 한 주도 없다.

그의 종목 선별력에 밑거름이 된 건 회사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세무·회계 업무를 담당했던 경력이다. 재무제표 분석력은 누구 못지않다고 자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손 대표는 일반 투자자들의 상당수가 TV나 소위 '카더라'만 듣고 그 회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사는 데 실패의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단돈 몇십만원이라도 투자하려면 기업의 사업보고서 등 공개된 자료에 대해서라도 관심을 갖는 게 당연한데 대부분의 경우 오르면 사고 내리면 파니까 성과가 없다는 얘기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그는 주식으로 연결 지어 생각한다. 실제로 손 대표는 인터뷰 중간중간 최근 주목받는 IT기술부터 기업간 인수·합병(M&A), 세계 각국 정상들의 변화 등까지 다양한 이슈를 곁들이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뉴스에 관심만 가져도 투자의 답은 나와요. 세상의 변화에 대해 귀 기울이고 많은 생각을 해야 합니다. 생각하지 않는 주식은 의미가 없어요. 자신이 제대로 공부해서 괜찮다고 생각한 기업이라면 믿고 기다리세요. 하지만 만일 이런 공부도 하기 싫다면 배당만 보고 들어가도 좋습니다. 저금리 시대에 3% 수준의 배당만 보장해준다고 해도 훌륭한 투자처 아닙니까."

그는 배당 매력만으로도 괜찮은 투자처로 한국캐피탈을 추천했다. 한국캐피탈은 ▲2012년 6.76% ▲2013년 5.79% ▲2014년 3.75% ▲2015년 3.2% ▲2016년 3.17% 등 꾸준한 배당정책을 내놓고 있다. 손 대표는 기업이 꾸준히 배당을 실시한다는 것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현금 보유 규모가 있다는 의미인 만큼, 투자 대상으로서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조언했다.

◆ "동원금속 경영권 획득? 확실히 좋은 회사"

손 대표는 동원금속 주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현재 그가 보유하고 있는 동원금속 지분율은 25%에 육박한다. 1년여 만에 지분율을 15% 이상 늘리면서 최대주주(이은우 동원금속 대표이사)와의 지분율 격차는 7% 수준으로 좁혀진 상태다. 시장에서는 손 대표가 머지않아 경영권을 가질 것이란 얘기가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다. 실제 그는 언제든 이를 현실화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거라고 자신했다. 

그는 동원금속 주식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이유로 성장 가능성을 꼽았다. 아산, 연천 등 국내에만 6개 공장을 보유 중이며 해외에도 체코, 슬로바키아, 브라질 등 6개 법인을 두고 있어 사업성 측면에서도 투자 대상으로 괜찮은 회사라는 판단이다.

다만 그는 동원금속 경영진이 내놓는 배당 정책 등은 주주친화적 정책과 배치된다고 지적한다. 손 대표는 "지금 당장 인수하겠다는 것보다도 주주친화적 정책과 관련해 회사 쪽에 메시지를 남기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면서도 "인수는 그리 급한 것은 아니다. 믿고 기다리기에 괜찮은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손 대표는 동원금속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매입과 신주인수권 취득 후 소각, 자산재평가 등을 제안해 주총 안건에 포함시키는 데 성공하는 등 행동주의를 펼치는 데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그는 "투자자들의 투자로 인해 기업이 이익을 얻고 성장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배당에 대해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며 "상장사들에 대한 배당 의무화 등 정책이 마련된다면 주식 투자 역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지난 4월 78만주를 장내매도했던 오스템은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 대표적 사례다. "중국에 진출한다는 소식으로 많이 올랐는데 이 부분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태입니다. 이제는 실적으로 나타나야 하는데 임플란트 시장이 우리나라도 최근에서야 확대된 시장임을 감안한다면 상대적으로 부유층이 제한된 중국에서 폭발적 수요가 있을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가 매도 포지션을 취한 이유였다.

손명완 세광투자 대표이사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짜릿한 주식의 희열…안 되면 되게 하라"

손 대표에게 주식이란 무엇이냐고 물었다. "내가 살아 있다는 신호"라는 답이 돌아왔다. 기업의 성장성과 가치 등에 대해 자신이 판단한 것이 맞아떨어지는 순간 느끼는 짜릿한 희열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는 것이다.

"내가 투자한 기업들에 대한 신뢰가 있습니다. 많은 개인 투자자가 빨리 승부를 보려고 하면서 생계마저 뒤로한 채 매달렸다가 생업도 주식도 실패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길 권합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그대로 믿어서도 안 됩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다리는 것, 그 원칙만 지킨다면 손해볼 일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투자 역시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끔 '노력해도 안 되더라'라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렇다면 1년이라도 쉬세요. 해도 해도 안 된다 싶을 때는 투자 스타일이 잘못된 겁니다. 일반 개미의 생각으로는 절대 주식을 할 수 없어요. 투자를 멈추든, 방법을 바꾸든 변화를 시도하길 권하고 싶습니다."

그에겐 수퍼개미 그 이상의 꿈이 있다.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인 아들이 졸업하면 지금까지 자신이 깨달은 투자 원칙들을 적용해 운용할 수 있는 투자자문사를 설립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존 금융투자업계의 투자 패턴과는 다른, 자신만의 색깔로 더 큰 판을 만들어볼 생각이다.

"10여 년간 쌓아온 주식 투자의 방법들을 구현해볼 생각입니다. 기존 증권사들도 모두가 놀라고 따라하고 싶어 할 정도로 괜찮은 회사를 만들 겁니다."

그의 꿈이 실현되는 날이 오기를 함께 기대해본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