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경제

속보

더보기

구조조정 재원 결국 발권력 동원? 기재부 판정승

기사입력 : 2016년06월08일 17:42

최종수정 : 2016년06월09일 06:18

한은 대출·출연으로 자본확충 재원 확보…정부·한은 "발권력 동원 아니다" 한 목소리

[뉴스핌=정경환 이윤애 허정인 기자] 일단 기획재정부가 이긴 셈이다. 정부가 구조조정 자금 마련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에서 한국은행 발권력 동원에 성공한 것. 다만,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정치권이 강하게 반발, 향후 한은 발권력 동원과 관련된 논란이 뜨거워질 조짐이다.

정부는 8일 직접출자 1조원에 정부·한은 조성 펀드 11조원을 더한 총 12조원 규모의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 및 국책은행 자본확충 등 보완방안'과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여기서 문제는 10조원 한도의 한은 대출을 주된 재원으로 하는 펀드인데, 한은 대출이 곧 발권력 동원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는 지난 4·13 총선 당시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이 처음으로 '한국판 양적완화'를 꺼낸 이후 끊임없이 논란이 돼온 문제로, 한은은 그동안 특정 기업의 구조조정을 위한 발권력 동원은 안 된다며 강하게 반대해왔다.

이와 관련, 김봉기 한은 금융기획팀장은 "금융 안정을 위해 나서는 것일 뿐,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며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국책은행 자본확충 건이 사실상 한계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특히, 신용보증기금의 보증 재원 마련 등에서 한은의 직접출자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정부는 이번 방안에서 신보의 지급보증을 통해 한은의 손실위험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는 앞서 2009년 20조원 규모의 은행자본확충펀드 조성 당시의 방법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문제는 신보의 보증 재원을 한은이 부담한다는 것인데, 펀드에 대출하는 한은 재원 규모를 최대 10조원으로 볼 경우 신보 보증 재원은 그것의 5%, 즉 5000억원이 필요하다. 이 돈을 한은이 출연한다는 것인 바, 이는 곧 발권력 동원이다.

김봉기 팀장은 "신보 출연 주체는 여러가지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며 "2009년엔 한은이 출연한 사례에 비춰 폭 넓은 내용이 될텐데, 한은이 출연에 있어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정부와 한은은 이번 방안에서 시장 불안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경우 수은 출자를 포함해 금융안정을 위한 다양한 정책수단 강구한다고 한은의 수은 직접출자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발권력 동원은 안 된다며 버티던 한은이 끝내 손을 든 셈이다. 하지만, 정부 역시도 이번 자본확충 방안이 한은 발권력 동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이호승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이날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 관련 브리핑에서 "발권력 동원이 아니다"라며 "발권력은 없는 돈을 새로 찍어낸다는 것인데, 이번 건은 어딘가 있는 돈을 옮겨 놓는 것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이 국장은 그 어딘가가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정부의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이 나오자마자 중앙은행의 발권력 남용으로 보고, 즉각 반발하고 있다. 앞으로의 구조조정 추진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임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민주정책연구원이 마련한 '위기의 한국경제와 구조조정 방안 연속토론회'에서 "한은의 발권력을 통한 자금 조달은 1970년대 개발시대에 나온 사례"라며 "당시 한은이 무조건 발권하고, 비자금을 싸게 은행에 지원해 부실기업을 메꿔 나가는 역할을 담당했는데 그런 악몽이 다시 살아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이윤애 허정인 기자 (hoa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