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News

속보

더보기

[트럼프 당선] 한미동맹·대북정책, 오리무중 '디테일 부재'

기사입력 : 2016년11월09일 16:54

최종수정 : 2016년11월09일 17:21

방위비·사드 등 난제 산적…"한국이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 주도해야"

[뉴스핌=이영태 기자]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로 귀결된 미국 대선 키워드는 '신고립주의'다. 지난 6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Brexit)로 모습을 드러낸 신고립주의가 미국 대선까지 장악하면서 대세임을 입증한 것이다.

미국 새 대통령으로 선출된 도널드 트럼프.<사진=블룸버그통신>

트럼프 시대에서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는 바로 미국의 대외정책이다. 한미동맹과 대북정책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의 대외정책은 '팍스 아메리카나(미국 주도의 세계 평화)'가 아닌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로 요약할 수 있다.

한미관계에서 가장 큰 변화 가능성이 있는 이슈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이다. 그는 한국과 일본, 독일 등 주요 동맹국들을 향해 '안보 무임승차론'과 '미국 착취론'을 제기하며 끊임없이 미국의 부담 축소를 강조해왔다. 지난 5월 CNN과의 인터뷰에선 "한국이 주한미군의 인적비용을 100% 부담하는 것이 왜 안 되느냐"며 방위비 전액 부담을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 한·미 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은 지난 2014년 체결된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약 9200억원의 분담금을 지불했다. 물가상승률에 따라 연동돼 협정이 만료되는 2018년이면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동맹국의 분담금 비중을 높이려는 트럼프 행정부와 협정을 새로 시작할 경우 어느 정도의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얼마냐이다.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는 내년까지 확정 배치한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 4일 육군협회가 주최한 조찬강연에서 "향후 8~10개월 안으로 사드 포대가 한국에 전개될 것"이라며 "한국에 전개되는 사드 포대 규모는 괌 기지 포대보다 더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브룩스 사령관이 내년 말까지 배치한다는 기존 입장을 벗어나 내년 상반기라는 구체적인 시점까지 언급한 것은 '최순실 게이트'로 비롯된 어지러운 한국 정치상황과 미국 대선 결과를 의식한 '쐐기용'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한미 군당국은 현재 경북 성주의 롯데스카이힐C.C. 골프장에 사드 1개 포대를 배치한다는 합의에 따라 절차를 진행중이다.

◆ 트럼프 대북정책, 구체적 전략과 디테일은 미완성

대북정책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는 지난 2월 "중국이 어떤 형태로든 그 자(김정은)를 빨리 사라지도록 만들겠다"며 암살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가 지난 5월에는 "김정은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에는 "절대로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말을 바꿨다. 대북정책에 있어 구체적인 전략적 원칙이 없음을 드러낸 것이다.

다만 트럼프는 철저하게 명분보다는 자국 이해를 우선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그의 대외정책을 엿볼 수 있는 책이 바로 'Crippled America : How to Make America Great Again(불구가 된 미국: 어떻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나)'이다.

예컨대 트럼프는 불법이민자를 막기 위해 미국과 멕시코 국경 사이에 거대 장벽을 세우겠다는 공약으로 이민유입에 반대하는 백인 저소득층의 지지를 받았다. '자국이익 우선주의'를 대외정책에 적용할 경우 미국과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타국에 대해서는 무자비할 정도로 가혹한 정책을 쓸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오바마 행정부가 타결시킨 이란과의 핵 협상에 대해 '최악의 협상'이라고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란은 못 믿을 나라이고 좀 더 압박해서 이란의 핵무장을 완전 해체했어야 했다는 입장이다.

다섯 차례의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로 미국 본토의 안보까지 위협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트럼프가 어떤 강경책을 취할지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의 전쟁관은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다. 압박과 제재가 통하지 않을 경우 트럼프 정부가 김정은 암살이나 핵시설 파괴와 같은 군사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핵문제 해법을 중국에 의존하려는 트럼프의 입장을 고려할 때 원하는 수준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한국과 일본의 '자체 핵무장론'이 대두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북핵문제 해결 과정에서 제재보다 대화를 촉구해온 중국의 목소리가 커지고, 북한이 진전된 핵과 미사일 능력을 바탕으로 미국에 핵동결과 평화협정 맞교환을 요구할 경우 북미관계가 대화국면으로 급변할 수도 있다.

북한이 그동안 여러 차례의 언론보도를 통해 힐러리 클린터보다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 데서 볼 수 있듯이 트럼프의 당선으로 인해 대북정책의 변화 가능성은 클린턴보다 훨씬 커졌다. 아울러 트럼프의 대외정책을 추진할 참모진이 아직 구성되지 않은 것에서 나타나듯이 그의 대외정책이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될지는 미지수다.

◆ 김준형 교수 "한국이 협상 주도해야 레버리지 생긴다"

국제문제 전문가인 한동대 김준형 교수는 뉴스핌과의 전화인터뷰에서 한미관계 전망에 대해 "트럼프 당선으로 한국이 받을 스트레스가 크다. 고립주의는 커지고 기존 한미관계의 연속성은 끊어질 우려가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 트럼프 대외정책에는 디테일이 없다. 트럼프 행정부 조각과 대외정책 수립 과정에서 여지는 남아 있다. 한국이 빨리 진용을 갖춰 새로운 미국 신 행정부와의 협상을 대비해야 하는데 지금 국내 상황이 이 지경이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을 끊거나 핵무장론으로 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조각까지 길게 보면 1년 걸리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잘 준비해서 협상에 임해야 한다. 사드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등의 이슈에서도 한국이 목소리를 높일 여지가 남아 있다. 기회를 가지려면 한국이 먼저 준비돼 있어야 한다. 트럼프 신행정부와의 협상을 주도할 수 있어야 레버리지가 생긴다. 한국이 하기 달려 있다"고 제언했다.

대북정책에 대해선 "트럼프의 대북정책도 명확하지 않다. 김정은을 만나겠다고 했다가 암살하겠다고도 했다. 정반대 입장을 그대로 드러낸다. 아직 확실하게 셋업된 건 없다"며 "그러나 미국의 대북정책이 변화할 가능성은 힐러리 클린턴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 외교정책에서 대북정책이 차지하는 우선순위는 클린턴보다 떨어질 것이다. 북미대화가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북한도 트럼프 당선시의 대북정책 변화 가능성을 보고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