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Gam

속보

더보기

채안펀드 무산 위기...한은·금융사 시큰둥

기사입력 : 2016년12월30일 09:10

최종수정 : 2016년12월30일 09:10

2008년 비해 위기 미약...금융위· 한은 논의 없어

[편집자] 이 기사는 12월 29일 오후 5시01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허정인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채안펀드가 가동됐던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시장상황이 다른 데다, 펀드에 자금을 지원해야할 한국은행과 시중은행, 보험사 등 금융회사 역시 펀드의 필요성을 공감하지 못해 시작부터 엇박자를 내는 중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당국 나설 때 아냐…한은도 금융사도 시큰둥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29일 “채권시장을 향한 금융위원회의 ‘시그널’ 정도로 생각하지 실제 시행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 “한국은행의 유동성 지원 여부도 확실치 않고, 금융위의 요청에 따라 출자 비중만 약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안펀드는 지난 1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금리가 급변동할 경우 즉시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재가동하겠다”고 밝히면서 8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국내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등 90여개 금융사가 출자해서 펀드를 만들고, 이 펀드가 회사채를 매입한다. 펀드에 참여하는 금융사들은 한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 받는다. 2008년 당시에도 한은은 시중 금융사에 2조1000억원을 지원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의 지원 대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기관들이 과연 금융위의 의지대로 움직일지는 의문”이라며 “2008년과 시장상황이 다르다는 것은 업계 전반이 인지하는 부분이고, 지금 채안펀드를 조성하는 것도 이른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의 발언이 있고 나서 약 보름 후(이달 15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현재로서는 한은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다”면서 “금리가 추가로 큰 폭 상승해서 채권시장의 자율적인 작동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 가동하는 일종의 비상계획 차원”이라며 입장을 전했다.

◆ 교류조차 없는 금융위와 한은…시중 금융사만 압박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는 한은에 공문조차 보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은 실무진들은 “금융위와 어떠한 의견 교류도 없다”면서 “채안펀드 조성은 오롯이 금융위의 계획”이라고 선을 그었다.

시장상황에 대한 인식부터 판이하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2008년에는 우량물도 시장발행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채안)펀드를 조성해 채권을 사들인 것이고, 당시에도 비우량물은 손실부담이 커서 매입하지 않았다”며 “그때와 비교하면 우량기업의 자금조달은 문제 없다는 게 일반적 견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펀드의 수익성 또한 보장할 수 없어 금융기관들이 (회사채)매입을 안 하려고 할 것”이라며 “2008년에는 워낙 금리가 높고 불안했어도 펀드운용 3년 후 상당한 수익을 거뒀으나 현재는 금리의 방향성마저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에 수익이 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은의 의사와는 상관 없이 금융위는 기관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펀드조성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펀드 출자가 힘들다고 금융위에 보고할 경우 (금융사의) 대표이사 면담을 하겠다고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 10조원 매입약정이 있었던 기관들에 대해 출자비용 조정을 마무리하고 펀드 운용 절차를 마련할 것”이라며 “한은과 금융위의 생각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협의를 통해 조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AA등급 미만 회사채, 내년에도 자금경색

한편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장외시장에서 거래된 회사채는 114조5451억원(액면가기준)이다. 이는 작년 거래량인 117조8199억원보다 2.6% 감소한 것으로, 2008년 금융위기(58조3332억원) 이후 최소 거래량이다.

올 들어 불거진 기업구조조정 이슈, 회사채 양극화 현상으로 시장이 위축됐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시장금리가 하향 안정화돼 투자 메리트가 점점 낮아진 상황에서 올해는 8월 말부터 가세한 기업구조조정, 시장양극화 현상 등으로 스프레드가 확대됐다”며 “발행시장도 덩달아 위축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물량 총 43조4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AA등급 미만 물량은 24조7000억원이다. 올해와 같은 시장 상황이라면 이들 업체의 차환발행이 어렵다는 게 시장참여자들의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