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범죄사실 소명·증거인멸 우려" 구속영장 발부
[뉴스핌=황유미 기자] 현직 장관이 사상 처음 구속됐다.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한 혐의에 대한 조 장관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영장이 청구됐던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 역시 구속됐다.
재판부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조 장관에 대한 법원의 이같은 결정은 현직 장관을 구속한 사상 첫 사례다. 지금까지 장관이 구속된 사례는 전직 장관들에 한해서다.
1995년 이형구 당시 노동부 장관은 뇌물수수 혐의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수사 선상에 올랐는데, 같은 해 5월 구속영장이 청구되기 직전 사임했다. 결국 전직 장관 신분으로 구속됐다.
김태정 전 법무부 장관 역시 마찬가지다. 김 전 장관은 1999년 6월 취임 2주만에 '옷 로비 의혹 사건' 내사보고서를 유출했다는 혐의로 경질됐고 같은 해 12월에 전직 장관으로 구속됐다. 해당 혐의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앞서 영장심사 결과 나오기 전 문체부 직원들은 조 장관에게 사퇴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영장 청구 역시 현직 장관 신분으로 받는 불명예를 겪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 장관과 김 전 비서실장은 하루 전인 지난 20일 오전 10시 30분부터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영장심사를 받았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조 장관과 김 전 비서실장이 일명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작성·관리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지난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정부지원에서 배제할 목적으로 해당 리스트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블랙리스트가 김 전 실장의 지시로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만들어 문체부가 관리한 것으로 파악했다.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은 조 장관이었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