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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지옥②] 대중교통 ‘구멍’…길고긴 지하철·버스 환승 해결책

기사입력 : 2017년03월29일 13:01

최종수정 : 2017년03월29일 13:37

“서울연구원, 버스·지하철 연계 환승 시스템 미비
환승센터·지하철역직결통로·보행전용통로 대안”

[뉴스핌=이보람 기자] 서울시 송파구 석촌동에 사는 한영민(33세)씨의 여의도 출근길은 파란색 간선버스 360번을 타면서 시작된다. 고속터미널역에서 지하철 9호선으로 갈아탄다. 버스에서 내려 스무 걸음이면 지하철역 입구에 다다른다.

버스에서 지하철로 갈아타며 매일 아침 긴 시간을 허비하는 대다수 시민들에게 한 씨의 출근길은 소박한 부러움이다.

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 8-2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어 환승이 편리하다. 이보람 기자 brlee19@

서울연구원은 '도시철도·간선버스 간 환승보행환경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서울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로 운영되는 버스시스템과 9개 노선으로 이뤄진 도시철도 등으로 대표되는 두개의 대중교통시스템을 갖춘 도시지만, 두 수단 사이의 연계환승 시스템은 시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환승보행환경 개선 사업을 교통중심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이 출구 근처에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장이 운영되고 있는 서울시 지하철역 77곳을 조사한 결과, 서울시민들의 버스-지하철 환승시간은 평균 6.7분이었다. 평균 출근 시간이 50분 내외인 것을 고려하면, 전체 출근 시간의 7분의 1을 허비하고 있는 것이다.

사고 위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버스-지하철 환승 상황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단횡단 사고는 140건. 전체 무단횡단사고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수치다.

<자료=서울연구원>

서울시민들의 출퇴근 만족감을 높이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환승 보행환경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환승환경 개선은 환승시 소요되는 시간과 공간적 거리를 5분 이내로 줄여야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서울시민들이 생각하는 적절한 환승소요시간은 5.7분이다.

환승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크게 ▲도시철도역 직결통로 ▲보행전용통로 도입 등이 논의되고 있다.

지하철 1호선 대방역에는 이미 시민들을 위한 구름다리 형식의 직결통로가 연결돼 있다. 지하철에서 나와 버스정류장 근처까지 일반 보행로가 아닌 지하철 역사 내의 통로를 통해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대방역의 지하철-버스 평균 환승시간은 6분 가량이다.

29일 오전 출근길 대방역에서 만난 직장인 김윤진(25세)씨는 "경기도 광명에서 버스를 타고 대방역에서 지하철로 환승한다"며 "내부에 환승통로가 마련돼 있어 다른 곳보다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지 않아 덜 힘들고 안전하다고 느껴진다"고 전했다.

지하철역사를 통과하는 연속 보행전용 통로의 도입도 해결책으로 거론된다. 실제 해외에서는 지하철역 출구에서 이어지는 보행 전용통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료=서울연구원>

중국 상하이(上海) 지하철 2호선 루지아주이(陆家嘴)역 근처 출구는 지상에 설치된 긴 보행로를 통해 주변 버스정류장은 물론이고 주변 건물로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

근처에는 상하이세계국제금융센터(SWFC)나 동방명주 등 상하이를 대표하는 건물들이 자리잡고 있어 해당 보행로는 유명 관광명소로도 자리잡았다.

이밖에 일본이나 홍콩 등 가까운 이웃나라에서는 이미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광장을 형성해 시민의 보행 통로를 마련해 준 사례가 많다. 

서울연구원은 이외에도 서울역이나 여의도 등 주요 철도역과 지역교통거점에 이미 설치된 환승센터, 중앙버스전용차로 간이 정류장이나 보행자의 무단횡단을 막기 위한 스크린도어·유도 울타리 설치 등도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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