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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사장님과 본사 제빵사의 이상한 동거?

기사입력 : 2017년09월25일 11:23

최종수정 : 2017년09월25일 13:21

본사·점주 비용 부담 및 신규 '중규직' 논란 가능성↑

[뉴스핌=전지현 기자] #. 1997년 딱히 내세울만한 기술이나 경험이 없던 샐러리맨 출신 K씨는 갑작스레 실직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K씨는 전문기술 교육을 받으면 창업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과제빵 자격증 취득에 나섰고, 이후 프랜차이즈 본사의 교육수료 9주를 거쳐 1년여 뒤 첫 가맹점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 2013년 샐러리맨 출신 L씨는 은퇴 후 인생 2막으로 제빵 가맹사업에 나섰다. L씨는 본사를 통한 제빵기사 '고용'으로 직접 빵을 구워내기보다 운영에만 신경쓸 수 있었다. 2017년 현재, L씨는 같은 브랜드 빵집 5개를 소유하고 있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파리바게뜨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최대 베이커리 브랜드인 파리바게뜨가 패닉상태에 빠졌다.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가 파리바게뜨 본사에 '제빵기사 직접고용'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용부 지침은 프랜차이즈업태를 이해하지 못한 해석으로, 직접고용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빵프랜차이즈업체가 제빵사에 대한 직접고용이 이뤄질 경우 본사측 비용부담 뿐 아니라 가맹점주의 운영 자율성 침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 관계자는 "(고용부는) 가맹점주 입장에서 제빵사가 본사직원이 파견되는 형태로 (본사측)영향력이 있다고 봤는데, 이 같은 견해를 담으려면 본사가 도급업체를 직접 차리는 수 밖에 없다"며 "이럴 경우 자회사로 설립해 제빵사를 가맹점에 보내야 한다. 가맹점주는 오히려 운영의 자율성이 침해된다고 느낄 것"이라고 토로했다.

지방에서 제빵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내가 사업주인데 제품 생산에 대해서까지 본사측 허가를 받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냐"며 "최저임금 문제로 인건비 향상이 부담스러운 마당에 구하기도 힘든 제빵사들의 출퇴근과 생산량까지 눈치보게 된 셈"이라고 하소연했다.

◆날벼락 떨어진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권한 축소 '우려'

파리바게뜨는 1988년 6월 광화문 1호점을 시작으로 제빵 가맹사업을 시작한 이후 현재 전국에 340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직영점 30개를 제외한 나머지 3370여곳은 가맹점이다.

고용부의 지시대로 제빵·카페기사를 직접 고용할 경우 연간 2000억원 이상 비용이 들 전망이다. 현재 가맹점주들이 제빵기사 고용 등에 부담하는 금액은 연간 1600억원 정도다.  

파리바게뜨는 초창기 가맹점주가 직접 빵을 구워내던 방식에서 점주들의 제빵기사 '고용' 요청에 착안, 협력업체를 통한 제빵기사 파견방식을 도입했다. 문제는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빵을 구워내는 제빵기술자들의 소속은 본사와 계약을 맺은 협력업체인데, 실제 일하는 곳은 가맹점이라는 점이다.

SPC 관계자는 "제조기사라는 특수한 기술을 갖고 있는 형태 때문에 발생한 사태"라며 "제빵사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업무 협약을 맺은 수급업체로부터 도움을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제빵은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식빵, 케익, 도너츠 등 빵마다 만드는 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장기간의 교육이수도 필요하다. 제빵업계 한 관계자는 "빵 맛은 개인 역량도 필요하지만 연차와 경험이 많을수록 맛과 품질이 천지 차이"라며 "눈으로만 봐도 크게 다르다"고 했다.

가맹점에서는 전문기술을 습득한 제빵사 채용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본사는 협력업체에 통일된 제빵 기술을 수료한 제빵사들을 훈련시키도록 계약을 체결하고 제빵기사를 각 가맹점에 보냈다. 그러나 전국 가맹점의 균일한 제빵 품질관리 차원에서 본사측 지휘·감독이 발생했고, 고용부는 이를 '불법파견'으로 해석했다.

업계 종사자들은 프랜차이즈업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내린 조치라고 지적한다. 가맹점주의 편의를 위해 실시한 고용형태가 본사의 '갑'으로 비춰졌고, 제조업과 달리 가맹점주들이 독립적 형태의 사업주라는 점을 감안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파리바게뜨 한 가맹점주는 "제빵사들이 본사 소속이 될 경우, 가맹점주들은 현재 독립적 사업주 형태에서 본사측 권한이 더 커진다는 의미"라며 "그간 본사측의 품질 준수 지시 등에 더해 방학과 개학 등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생산량 조절까지 일일이 허락받아 운영해야 한다는 뜻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일각에서는 파리바게뜨가 고용부 지침을 받아들여 직접고용을 실시한다해도 대형마트 '정규직'과 같은 문제를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 2013년 2월 대형마트 근로감독 실시를 통해 직접 고용을 지시한 뒤 '무기계약직' 형태의 직접 고용이 실시됐지만, 승진 제한, 임금 차별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무기계약직은 주 40시간 미만 일을 하면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계약이 매년 연장되는 근로 형태를 뜻한다. 정규직처럼 회사는 계속 다닐수 있지만 승진은 하지 못하는 등 근로조건이 비정규직에 가까워 무기계약직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중간 정도 수준인 ‘중규직’이라고 불린다. 

송혜은 노무법인 일리 노무사는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은 기간제와 파견으로만 구분하고 있을 뿐 무기계약직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없다. (이들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일뿐 이에 따른 옵션도 없다"며 "임금 및 승진 격차 역시 차별금지 조항에 따라 동일한 업무를 할 경우 정규직과 급여를 맞춰야 하지만 (현실적 문제에서) 정규직과 모든 조건이 동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직접고용형태가 실시될 경우 본사측 부담이 불가피한 반면 제빵사들의 고용환경 안정화가 이뤄질 것이란 의견도 있다. 대기업 지시를 받아 관리하는 용역회사는 슈퍼바이저에 의해 제빵사가 컨트롤받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이 적었기 때문이다.

어윤선 세종사이버대학교 외식창업프랜차이즈학과 학과장 겸 교수는 "본사 입장에서는 비용 문제로 부담이 커지겠지만, 제빵사 입장에서는 본사 소속이 될 경우, 주기적인 교육 및 훈련, 점포 이동 등 업무환경 안정화로 근로조건이 향상될 것"이라며 "점주 역시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 있으나 인력관리 부담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용부는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를 직접 고용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부과와 함께 사법 처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SPC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업종을 반영하지 못한 발표 결과에 당혹스럽다"면서도 "브리핑 결과를 접했으나 아직 공문을 받지 못했다. 시정명령과 공문을 보고 입장을 구체화하려는 중"이라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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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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