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향상에 부품값도 상승...해외 시장 형평성도 안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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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겨레 기자] '단말기 완전 자급제' 법안이 19대국회에 이어 20대에서도 발의되는 등 정치권의 스마트폰 출고가격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성능 향상에 따른 부품값 상승 요인이 있지만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갤럭시노트8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에 이어 25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단말기 완전 자급제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정치권은 통신 요금제 가입과 스마트폰 구매를 분리하면 유통구조가 투명해져 스마트폰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단말기 완전 자급제가 도입되더라도 스마트폰 출고가가 낮아질지는 미지수다. 최근 스마트폰 부품 가격이 비싸진데다 글로벌 시장에 동시 출시하는 제품 가격을 국내에서만 낮춰서 팔기 어렵기 때문이다.
글로벌 주요 제조사의 전략 스마트폰 가격이 높아진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109만4500원) 뿐만 아니라 애플이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기념에 내놓은 아이폰X는 150만원에 이른다.
구글이 다음달 LG전자와 협력해 내놓을 '픽셀폰2 XL'도 1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스마트폰 성능이 향상되면서 제작비용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아이폰X와 갤럭시노트8에 공통적으로 탑재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듀얼카메라 모듈 ▲1000만화소 이상 고화질 카메라 ▲얼굴인식 모듈 등 부품이 고급화돼 원가 상승을 이끌었다. 핵심 부품인 낸드플래시와 D램 가격도 천정부지다.
특히 고사양 부품 수요는 전세계적으로 늘어나는데 비해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한정적이어서 공급 단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출시된 갤럭시S2의 제조원가는 24만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8의 제조원가는 약 35만원으로 올랐다. 여기에 개발과 유통, 마케팅 비용, 인건비 등을 더하다보니 아이폰X와 갤럭시노트8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만 스마트폰 출고가를 낮추는 것도 어렵다. 국내 스마트폰에만 지원금을 늘리거나 할인할 경우 해외 이동통신사들이 같은 수준을 요구해오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해외 판매 비중이 95%에 이르는 삼성전자로서는 이를 무시하기 어렵다.
현 통신 구조가 제조사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과 달리 스마트폰 사업의 이익률은 매년 하락세다.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영업이익률은 2012년 18%를 찍은 뒤 지난해 10.8%까지 떨어졌다. 반면 고가 전략을 유지하는 애플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8%였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부정적이지만 정치권에 반기를 들 수 없어 관망하고 있다.
국내 한 제조사 관계자는 "지금 어떤 제조사도 통신시장에 대해 속시원하게 말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동통신사와 대리점, 제조사 유통망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걸려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전자업계 관계자도 "법으로 정해지면 기업 입장에서는 지킬 수밖에 없지만 혼란이 따를 것"이라며 "제조사가 자체 유통망을 구축해야할 경우 그 비용 때문에 출고가는 오히려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