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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인식-2] 얼굴인식, '페이스 오프'도 잡아낸다

기사입력 : 2017년10월08일 09:00

최종수정 : 2017년10월08일 10:13

메르스 사태 이후 비접촉식 인증법 선호
비싼 장비설치 가격·해킹 위험성은 과제

[뉴스핌=김겨레 기자] #오전 8시 30분 서울 중구 에스원 사옥 1층 직원들의 출근길. 에스원 직원들은 출입카드를 꺼내는 대신 얼굴인식 '워크스루 게이트'를 걸어서 통과한다. 카메라가 직원들의 얼굴을 인식하고 게이트를 열어주는 데는 1초도 걸리지 않았다. 게이트 앞에서 카드를 찾느라 머뭇거리는 사람이 없어 길게 늘어서던 줄도 사라졌다. 

◆얼굴인식, 출입통제 시장서 각광...정부청사에 대규모 설치 

육현표 에스원 사장이 얼굴인식 게이트 F-PASS를 시연하고 있다.<사진=에스원>

물리보안업계 1위 업체인 에스원은 카드 대조가 필요 없는 얼굴인식 게이트를 개발, 서울 중구 본사 1층 출입구에 설치했다. 얼굴 정면·좌우·위아래 다섯 장의 사진을 찍어 등록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에스원 본사 1500여 명의 직원 대부분이 출입카드 대신 사용하고 있다. 올해 말부터 고객사 건물에도 공급할 예정이다. 정경섭 에스원 차장은 "스마트폰을 보며 지나가도 될 만큼 편리하다"며 "본사 직원의 95%가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얼굴인식 보안게이트가 국내에 본격 상용화된 것은 올 1월 정부가 얼굴인식 시스템을 대거 도입하면서다. 지난해 '공시생 무단침입 사건' 이후 정부는 서울과 과천, 세종 청사에 얼굴인식 보안게이트 186대를 설치했다. 카드나 지문인식이 주류였던 출입통제 시장에서 얼굴인식이 부상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26살이던 공무원시험 준비생 송모 씨는 훔친 공무원증과 비밀번호로 서울정부청사를 5차례나 오갔다. 카드나 비밀번호는 본인 여부를 알 수 없다는 것이 치명적인 단점이다. 반면 홍채와 얼굴인식은 도용하거나 위조하기 어려워 건물의 출입 통제, 금융 거래, 스마트폰 잠금을 위해 쓰이기 시작했다.

얼굴인식의 원리는 게이트에 부착된 카메라가 얼굴 윤곽의 특정 지점을 인식하고, 이 점 사이의 거리나 비율 등을 디지털코드로 변환해 저장해둔 원본과 대조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안경을 쓰거나 화장을 달리 하더라도 인식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인증 결과 에스원 얼굴인식 시스템의 본인 인증률은 99.9%에 이른다.

아울러 여러 번 인증할수록 인식의 정확도가 높아진다. 에스원은 게이트를 통과할 때마다 얼굴의 변화를 학습하는 '딥러닝' 기술을 적용했다. 사진을 등록한 뒤 5년 만에 게이트를 지나는 사람은 못 알아볼 수 있어도, 5년 동안 자주 게이트를 드나든 사람은 인식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홍채인식, 갤럭시노트 7으로 대중화...금융권으로 확산

보안성이 높다고 알려진 홍채인식은 지난해 삼성 갤럭시노트7 출시로 대중화됐다. 스마트폰을 쳐다보기만 하면 잠금을 풀 수 있고 속도도 빨라 인기가 높았다. 사람 눈의 홍채는 어릴 때 형성되면 평생 변하지 않고, 일란성 쌍둥이도 구분할 정도로 사람마다 다르다. 또 홍채 주름이 일정한 규칙 없이 형성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기도 어렵다. 

갤럭시 S8의 상단에는 홍채인식 전용 카메라와 적외선 발광다이오드(IR LED)가 탑재됐다. IR LED에서 나오는 적색 근적외선을 광원으로 활용해 홍채인식 전용 카메라로 눈을 촬영한다. 일반 카메라로 촬영 시 주변 빛에 따라 홍채 색상이 다르게 찍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는 금융권에 관련 소프트웨어를 제공, 스마트폰의 홍채인식 기능으로 금융 거래를 가능하게 했다. 기업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은 자동화기기(ATM)에 홍채인식모듈을 직접 설치해 시범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얼굴인식과 홍채인식은 기기에 몸을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돼 위생적이고 인증방법도 쉬워 각광받고 있다. 향후 의료, 건설,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는 국내 생체인식 시장이 2016년 2064억원에서 오는 2020년 2709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얼굴인식 시장은 2016년 654억원에서 2020년 899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두 인증방법은 지문인식보다 데이터 처리량이 많아 복잡한 기술을 요한다. 인식모듈 설치 비용도 비싸다. 또 보안에 쓰이려면 외부 공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데 아직 완전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는 카드나 지문에 더한 이중, 삼중 잠금장치로 쓰이고 있다.

최윤기 에스원 융합보안연구소장은 "더 정확한 본인인증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수만 명 단위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운영 기술도 향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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