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속보

더보기

[전문]김명수 대법원장, "재판 중심 사법행정 구현...'좋은재판' 만들어야"

기사입력 : 2017년12월08일 14:52

최종수정 : 2017년12월08일 14:52

8일 대법원서 전국법원장회의 진행...'사법개혁' 논의

[뉴스핌=김범준 기자] 김명수(58·사법연수원15기) 대법원장은 8일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 법원장회의에 참석해 '재판 중심의 사법행정 구현'과 '수평적 조직문화로의 패러다임 이동'을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전국 법관대표회의를 중심으로 탄력을 받고 있는 사법개혁 과제들이 논의됐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 법원장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 대법관은 "향후 사법행정권의 남용이 없도록 철저히 일선 재판을 중심으로 사법행정이 이루어지는 대원칙이 수립되기를 희망한다"면서 "투명한 인사절차와 재판중심의 인사제도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도 결국은 '좋은 재판'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재판은 국민의 헌법상 권리이자 법관의 책무이며 재판 독립의 근거"라는 한편 "개별 재판이 국민과 사회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을 고려해 윤리감사관을 개방형으로 공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명수 대법원장의 모두발언 전문.

전국의 법원장 여러분!

어느덧 2017년 한 해도 저물어 갑니다. 오늘은 제가 대법원장으로 취임한 후 처음으로 열리는 전국법원장회의로, 이렇게 여러분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뵙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여러 가지로 수고해주시고 마음을 다해 노력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저는 지난 두 달여 동안 사법부의 여러 구성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개혁을 이야기하고, 걱정을 말씀하고, 미래를 구상하는 다양한 대화에서 느낀 점과 생각할 점이 참 많았는데, 오늘 여러분과 이를 공유하고 함께 의논하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법원장 여러분!

우리가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제가 ‘좋은 재판’을 말씀드리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양질의 재판은 국민의 헌법상 권리이자 법관의 책무이며, 재판 독립의 근거입니다. 우리가 선진국과 같이 국민으로부터 높은 사법신뢰를 얻고자 한다면, 이제 ‘좋은 재판을 향한 질적 도약’이라는 어려운 도전을 열린 마음으로 직시해야 합니다.

21세기 현대사회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해 국경을 넘나드는 막대한 정보의 교류 속에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갈등구조는 더욱 첨예해졌습니다. 분쟁의 해결을 위해서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전문성과 소통 역량의 발휘가 요구되고 있으며, 민주주의 확대와 더불어 국민들의 눈높이도 한층 높아졌습니다.

특히 법조일원화 시대에 법관의 능력을 높이는 방식은 과거와 같은 도제식 가르침을 통한 균질적 틀이나 전보인사를 염두에 둔 양적 경쟁에 의존할 수 없음이 자명합니다. 각자의 내적 동기와 자기평가에 터 잡아 ‘법관으로서의 장기적 목표와 비전’을 설정하고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개인의 희생이 아니라 그 성장에 기초하여 조직 전체가 함께 발전하는 새로운 프레임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따라 후배 법관들을 격려하고 조언하는 일선 법원장의 역할도 너무나 중요해졌습니다.

국민이 바라는 공정한 재판은 그 과정에서의 투명성 확대와 원숙한 법정 소통 능력에 기초할 때 비로소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법관의 고독한 고민이 아니라, 변론 과정에서 판결 이유에 설시될 실질적인 쟁점을 충분히 논의해야 합니다. 그러한 공개된 토론을 거친 숙고에 따라 판결이 선고될 때,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의심이 사라지고, 재판결과에 승복하는 성숙한 법조 문화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공정한 재판의 마무리는 결론에 대한 법관의 깊은 고뇌에 있습니다. 판결은 정의의 원칙에 부합해야 합니다. 올바르고 정의로운 판결 하나가 우리 사회와 구성원이 안고 있는 질병을 치유할 수도 있고, 때로는 국가가 나아갈 길을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법관은 사건의 쟁점과 맥락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항상 무엇이 정의인지 깊이 고민해야 하며, 기존의 법리뿐만 아니라 새로운 이론과 논증의 가능성에 관해서도 치열히 탐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친애하는 법원장 여러분!

잘 아시다시피, 최근 법관인사제도의 개혁에 관하여 법원 안팎으로 많은 관심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변화된 사법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인사제도를 확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투명한 인사절차와 재판중심의 인사제도를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도 결국은 좋은 재판에 있습니다. 법관 인사주기의 장기화, 인사기준의 투명화, 지방법원과 고등법원 인사의 이원화 등 지금 논의하는 주요 내용은 모두 법조일원화와 평생법관제도 정착이라는 사법개혁의 핵심적 아젠다와 연관되는 굵직한 항목들입니다.

개별 재판이 국민과 사회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을 고려하면 법관의 무거운 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윤리감사관을 개방형으로 공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과도기를 슬기롭게 넘기고 세부적인 틀을 정교하게 짜는 것은 한두 사람의 머리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다음 세대의 법관들뿐만 아니라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으로서, 신중하고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에 이론이 있기 어렵습니다.

법원행정처장이 지난달 22일 코트넷(법원 인트라넷)에 게시한 바와 같이, 대법원은 이 문제에 관하여 인사담당 부서의 일방적 주도가 아닌 일선 법관과의 충분한 소통을 기초로, 사법의 미래를 거는 긴 시야에서 투명하게 진행할 것입니다.

재판중심의 사법행정 구현과 수평적 조직문화로의 패러다임 이동에 관하여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향후 사법행정권의 남용이 없도록, 철저히 일선 재판을 중심으로 사법행정이 이루어지는 대원칙이 수립되기를 희망합니다.

재판의 주체는 분명 각 재판부의 법관들이고, 사법행정이 재판을 이끌 수는 없습니다. 개별 재판을 온전히 독립하여 감당하는 법관이 각자 장기적 발전 목표와 비전을 갖고 증대되는 높은 역량에 기초하여 훌륭한 재판을 위해 스스로 노력할 때 진정으로 좋은 재판이 가능합니다.

법원행정처에서는 일선 법관들이 필요로 하는 자료를 제공하고, 유사한 고민을 하는 법관들을 서로 연결해주어 바람직한 결과로 선순환이 이어지도록 돕는 것이 본연의 모습일 것입니다.

그리고 일선 법원에서도 사무분담 등 중요한 사항에 관한 결정을 할 때는 법원 구성원들과 투명한 절차를 통하여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으면 합니다. 수평적인 패러다임에서는 일선에 있는 법원장님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합니다.

개별 법관들과 대법원이나 법원행정처를 연결하는 지점이자, 후배들이 재판역량 강화를 위해 고민할 때 믿고 조언을 구할 선배입니다. 재판중심의 사법행정과 수평적 문화 확산을 위하여 좋은 아이디어와 실천력을 일선에서 보여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법원장 여러분!

몇몇 개인의 힘으로는 아무런 변화도 가져올 수 없습니다. 수많은 사법부 구성원들의 혁신에 대한 순수한 열망과 열정이 긍정적인 에너지로 한데 모일 때 비로소 실천 가능합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나아간다면 분명 미래 사법으로의 도약을 위한 단단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하게 겸손한 자세로 서로를 존중하며 걸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법원장 여러분과 법원 구성원들이 그동안 보여준 노고에 깊이 감사드리고,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12월 8일

제16대 대법원장 김명수

서울 서초구 대법원. [뉴시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