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골을 터트린 김신욱(사진 오른쪽)을 동료들이 축하해 주고 있는 모습. <사진= 뉴시스> |
‘2764일만의 한일전 승’ 한국, 동아시안컵 통산 4회 최다우승... 정우영 역전골·김신욱 2골
[뉴스핌=김용석 기자] 한국이 2764일만의 한일전 승리로 동아시안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피파랭킹 59위)은 12월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랭킹 55위)과의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3차전서 4-1로 승리, 2연패를 달성했다.
모처럼 시원한 경기를 보인 7년만의 한일전 승리였다. 2010년 5월24일 일본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박지성, 박주영의 연속 골로 2-0으로 이긴후 태극전사들은 승전보를 전하지 못했다. 무려 2764일만에 일본 심장인 도쿄에서 불러본 환호였다. 또한 이 대회 최다 우승(2003, 2008, 2015, 2017년)을 하나 더 늘렸다.
일본은 이번 대회가 A매치가 아닌 관계로 선수 전원을 J리거로 구성했다. 또 이토 준야, 아베 히로유키 등 대표팀에 첫 승선한 선수들이 총 5명이나 되는 등 2진들이 출전했다. 일본 대표팀의 해외파는 총 15명이다.
이날 한국은 초반 수비 실수로 선제골을 내줬으나 이후 경험이 적은 일본을 상대로 공세를 강화, 경기를 뒤집었다. 정우영이 전반 23분 역전골을 작성한데 이어 김신욱은 전반 13분 만회골, 34분 추가골을 터트렸다. 그 중심에는 이재성이 있었다. 중국과의 1차전에서 골을 합작한 전북 현대 소속의 이재성과 김신욱은 좋은 호흡을 보였다.
이재성은 경험이 적은 일본의 측면을 흔들며 공격의 활로를 이끌었다. 그는 수비수를 끌고 다니며 공격수들에게 볼을 배급,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한국은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수비 불안으로 선제골을 허용했다. 장현수가 2분만에 파울로 페널티킥 기회를 헌납했다. 골문 바로 앞에서 범한 어이없는 파울이었다. 전반3분 키커로 나선 고바야시 유는 조현우가 지킨 골대 왼편으로 차 넣었다.
그러나 이후 한국은 달라졌다. 전반 10분 프리킥 찬스에서 김신욱이 장신을 이용해 헤딩슛을 날렸다. 하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힌데 이어 이재성의 슈팅도 골대를 벗어났다.
동점골의 주인공은 김신욱이었다. 김진수가 자로 잰듯한 측면 크로스를 건네받아 골대 오른편 골망을 갈랐다. 전북 현대 소속인 김진수가 김신욱이 가장 좋아하는 코스로 볼을 건넨 것이었다. 이어 김신욱은 전반 18분 아크 중앙에서 다시 이재성에 볼을 건네받아 오른발 슛을 차냈으나 벗어났다.
역전골은 정우영의 PK골이었다. 구루마야가 주세종에게 범한 파울로 한국은 아크 중앙에서 좋은 기회를 맞았다. 전반23분 키커로 나선 정우영은 그림같은 슛으로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오른발로 수비벽을 뚫은 그의 슛은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말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정우영의 A매치 1호골. 정우영의 무회전 프리킥골로 한국은 2016년 3월 시리아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전 이후 1년9개월 만에 세트피스 득점을 기록했다.
이후 전반34분 김신욱이 멀티골을 작성했다. 이재성이 수비수 2명을 제치며 골문으로 쇄도하는 김신욱에게 볼을 건넸다. 김신욱은 이번에는 왼발로 슛, 추가골을 터트렸다. 중국전에 이은 또하나의 합작골이었다.
곧바로 장현수는 도이 쇼마에게 또다시 파울을 범해 일본에 프리킥을 내줬다. 하지만 한국 수비는 박스 왼편에서의 구라다의 킥을 필사적으로 막아냈다.
후반 들어 한국은 상대의 자책골로 완승을 일궜다.
후반 7분 김민우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19분 정우영의 깜짝 중거리슛은 골대 바로 옆을 벗어났다. 이후 신태용 감독은 후반 22분 무릎이 좋지 않은 이근호 대신 염기훈을 투입했다.
교체 투입은 적절했다. 경험이 적은 미사오의 핸들링 반칙으로 한국은 박스 왼편에서 프리킥 기회를 맞았다. 후반24분 키커로 나선 ‘왼발의 달인’ 염기훈이 잘 차낸 왼발슛은 고바야시의 발에 맞고 굴절, 골로 연결됐다. 큰 점수차에 당황한 일본의 자책골이었다.
이후 한국은 체력 소모가 많았던 이재성 대신 수비수 정승현을 투입, 빗장을 강화, 4-1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뉴스핌 Newspim] 김용석 기자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