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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리턴' 봉태규 "인생 최종 목표는 좋은 남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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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주연 기자] 대중이 아는 그는 코믹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 혹은 지질한 캐릭터에 특화된 배우였다. 그래서 그가 김학범을 만났다고 했을 때 반응은 정확히 둘로 나뉘었다. 의아하거나 무관심하거나. 당사자가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자신 있었다. 무려 10년 동안 꿈꿔왔던 순간이었다. 작정하고 뛰어들었고,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간 본 적 없던 표정, 말투, 몸짓. 하지만 모든 것이 낯익었다. 마치 처음부터 김학범이었던 것처럼.

배우 봉태규(37)가 SBS 수목드라마 ‘리턴’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지난 22일 종영한 ‘리턴’은 ‘상류층 희대의 살인 사건’으로 시작되는 범죄 스릴러물. 극중 봉태규는 유력 용의자 중 한 명인 김학범을 열연, 생애 첫 악역을 멋지게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긴 호흡의 드라마가 11년 만이에요. 게다가 캐릭터가 죽어서인지 마지막 촬영 끝나고 마음이 헛헛했죠. 어제도 새벽에 집에 와서 혼자 분장 지우고 씻고 잘 준비를 하는데 뭔가 울컥하는 거예요. 혼자 울었죠(웃음). 무슨 기분인지 모르겠어요. 배우 하면서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라 특별하기도 하고 무안하기도 했죠. 아무튼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해요. ‘봉태규가 이런 캐릭터도 할 수 있구나’라는 반응에 스스로 만족도도 크고요.”

봉태규가 연기한 학범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면 이렇다. 사립유치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27개 재단을 소유한 사학 재벌가 아들. 직업은 교수지만, 전형적인 날라리다. 속없이 헤헤거리다가도 돌연 폭력적으로 돌변하는 두 얼굴을 지녔다. 맥락 없는 폭력성에 저지른 크고 작은 범죄도 셀 수 없이 많다.

“악역을 하고 싶었는데 기존 이미지가 있으니 기회가 없었죠. 그래서 출연 전에 걱정도 많았고요. 연기하면서는 기존의 재벌, 악역들과 겹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죠. 그래서 학범이의 폭력성에 집중했어요. 학범이의 폭력성은 사이코패스적인 게 아니죠. 물론 물리적 폭력도 가하지만, 보면 상대에게 존댓말을 안써요. 동등하게 생각하지 않는 거죠. 개인적으로 저는 제일 큰 폭력은 누군가를 하대하는 거라고 봐요. 그래서 그걸 잘 그려내고자 했죠. 또 더 입체적인 표현을 위해서 평소와 달리 감정 흐름을 계산하지도 않았어요.”

봉태규가 학범을 만들어내면서 단순 연기에만 신경을 기울인 건 아니다. 그는 학범의 헤어스타일, 의상, 소품 등 외적인 표현에도 공을 기울였다. 드라마가 종영한 지금도 매 신 의상 콘셉트를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원래 패션에 관심도 많고 제 스타일리스트 팀도 유능했죠.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은 러시아 디자이너들이에요. 그 쇼를 보면 헤어스타일이 군인 같아요. 그걸 가져온 거죠. 안경은 학범이 이상한 부분에서 꼰대 같고 보수적인데 그걸 액세사리로 보여주고자 했어요. 학범 또래가 하기에는 세련되지 않은 것들로 포인트를 준 거죠. 의상은 기존 재벌처럼 수트를 입지 않아도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또 자유분방하게 입어야 드라마 속 다른 악인들과 구분될 수 있으니까 고민을 많이 해서 한 벌 한 벌 선택했죠.”

'리턴' 김학범 캐릭터는 센스있는 스타일링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워낙에 악한 캐릭터니 촬영 동안 힘든 순간도 많았을 거라 여겼다. 대개 배우들이 비상식적인 캐릭터를 연기할 때 그에 따른 후유증을 겪는 법. 누군가는 깊은 우울감에 빠지기도 하고, 누군가는 이유 없는 화가 늘어나기도 한다.

“너무 나쁜 놈이라 일상생활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어요. 간극이 커서 데미지가 없는 거죠. 그런데 어떻게 연기했냐고 하면 10년 동안 준비해서 그래요. 오래 쉬면서 갈증이 컸어요. 아까 말했듯이 특히 악역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여러 역할을 보면서 ‘나라면 저렇게 할 텐데, 나는 저렇게 해야지’를 10년 동안 생각했죠. 그러니 탁 쳤을 때 나올 수밖에 없었어요. 아들 도움도 컸죠. 아이를 키우면 참아야 하는 순간이 많거든요. 또 마침 아들이 일춘기라 그걸 참으면서 쌓인 게 연기할 때 엄청난 에너지로 나왔죠(웃음).”

이제는 웃으며 말하지만, 스스로 ‘슬럼프’라 칭할 만큼, 지난 10년의 공백기는 아팠고 그 어느 때보다 더디게 흘러갔다. 어떻게 견뎌냈느냐는 질문에 그는 타블로, 무한도전, 작가 활동, 예능 출연, 아내 덕이라 답했다. 물론 이중 가장 힘이 된 건 아내, 포토그래퍼 하시시박이다.

“결혼하고도 걱정이 많았죠. 활동을 왕성하게 할 때가 아니라 생활비부터 걱정이었어요. 아내도 일을 하지만, 가장으로 제가 해야 할 몫도 있으니까요. 근데 그게 저를 또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됐죠. 지금도 제 인생 통틀어서 가장 큰 목표는 아내에게 좋은 남편이 되는 거예요. 좋은 남편이 되면 자연스럽게 좋은 아빠는 되더라고요. ‘리턴’이 잘되고도 가장 기쁜 게 아내에게 자랑스러운 남편이 될 수 있어서였죠. 웃긴 이야기일 수 있는데 저는 아내에게 칭찬받는 게 제일 좋아요(웃음).”

배우 봉태규가 SNS에 올린 하시시박과의 커플샷 <사진=봉태규 인스타그램>

봉태규는 ‘리턴’ 촬영으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고 했다. 아무래도 촬영에 쫓기다 보니 평소처럼 집안일과 육아를 할 시간이 줄어든 것. 최근 육아 예능프로그램인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을 결정한 것도 이 영향이 컸다.

“우선 27개월 된 아이에게 물어봤죠. TV에 나오고 싶냐고(웃음). 며칠에 걸쳐 물었는데 매번 ‘응’이래서, ‘왜?’라고 물으니 ‘좋아’라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장모님, 장인어른, 어머니도 원하셨죠. 제 일에 관여하지 않으시는 분들인데 손주를 자주 못보니까 보고 싶으셨나 봐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죠. 촬영으로 많은 부분을 챙기지 못했으니까. 아이는 빨리 자라는데 제가 촬영으로 놓친 부분이 많은 것도 안타까웠어요. 그리고 아들의 그 순간을 간직할 수 있다는 게 메리트였죠.”

눈치챘겠지만, 이날 인터뷰 내내 봉태규는 아내 바보, 아들 바보의 면모를 보였다. 특히 삶의 우선순위가 아내일 만큼 그는 애처가였다. 하지만 이걸 욕심 없는 배우로 곡해하면 곤란하다. 적당한 자신감과 좋은 에너지로 꽉 찬 지금, 배우 봉태규로도 힘차게 달려보고 싶다.

“오래 쉬어서인지 꾸준히 연기하고 싶어요. 어떤 배우가 되기보다 좋은 예인, 연예인이 되고 싶고 그 안에서 연기를 성실하게 잘하고 싶죠. 하고 싶은 건 학범이처럼 저를 봤을 때 떠올릴 수 없는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연기를 오래 했지만, 굳혀진 이미지 때문에 아주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진 못했죠. 또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도 다시 해보고 싶고요. 20대 때와 또 다른 표현 방식으로 잘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 확신이 있죠. 악역을 다시 해도 좋고요. 전체적으로 이렇게 좋은 에너지로 넘칠 때 그게 뭐든 빨리 쏟아내고 싶어요(웃음).”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iMe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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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영향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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