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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시론] 남북 정상회담 성공 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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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새로운 시작’의 막을 올려야---'핵폐기' 스케줄까지 나올까

 

 

[서울=뉴스핌] 이석중 에디터

내일이다. 3번째 남북 정상회담이지만, 이번은 여러 면에서 역사적이라 할 만 하다.

남북 지도자가 평양이 아닌 판문점에서 만나고, 북한 최고지도자가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냉전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냉전시대의 논리를 떠나 대화와 평화를 추구하겠다는 선언적 의미가 크다. 두 정상은 올해를 평화의 해로 삼는다는 의미에서 2018mm 거리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는다.

정상회담 과정을 전 세계에 생중계한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것임을 천명하는 것이어서 환영할 만 하다.

남북은 기념비적인 의미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핫라인을 다시 열었다. 북한이 핵동결 의지를 밝히자 우리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으로 화답했다. 25, 26일 두 차례에 걸친 정상회담 남북 합동 리허설로 사실상 모든 준비는 끝났다.

‘평화, 새로운 시작’이라는 제목의 연극이 이제 막을 올리기만 하면 된다.

 

◆ 연극의 1장 1막이 열린다

한반도의 비핵화 논의가 본격화한다는 점에서 4.27 정상회담의 시대적 의미가 크다. 미국이 앞장서고 UN 등 서방세계가 북한을 압박한 결과이긴 하지만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선 만큼 한반도 비핵화 실현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핵 동결’ 의지를 밝힌 것도 그 일환이다. 일각에서 비핵화가 아니라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 달라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진정성을 믿어 보자. 북한 군부를 달래고, 인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내부정치용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정상회담이 끝나고 남북 정상 간 채택될 공동선언문이나 합의문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갈까?

합의문에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형성된 대화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대표부 기능을 하는 남북 상설 협의 및 연락사무소를 판문점에 설치해 운영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다. 남북 공동위원회를 상설화하고, 정치. 군사 .경제 등 분야별로 구성해 운영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선언은 남북 만의 대화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남북미 3자 합의가 이뤄져야 성공할 수 있다”며 선을 그었지만, 선언적 의미의 종전선언이나 평화선언을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모든 합의사항의 전제 조건은 북한의 비핵화다. 북한의 행동이 뒤따라야 하는 이유다. 북한이 밝힌 핵실험 및 ICBM 발사 실험 중단, 핵실험장 폐기, 핵무기·핵기술 불이전 약속들은 비핵화의 4단계 중 두 번째인 ‘핵 동결’을 의미한다. 여기에 더해 ‘핵 불능화’와 ‘핵 폐기’까지의 3, 4 단계 스케줄이 나와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반드시 들어야 할 답이다.

개성공단 가동 재개 등 제재 해제 및 경제협력 문제는 이번에는 제외되지만, 물밑 접촉을 통해 상당 부분 논의됐고 미국 측에도 전달됐을 개연성이 크다.

◆ 피날레인 3막이 끝난 뒤, 커튼 콜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무대에 남아

아무도 없는 객석을

본 적이 있나요

힘찬 박수도

뜨겁던 관객의 찬사도

이젠 다 사라져

객석에는

정적 만이 남아 있죠

침묵 만이 흐르고 있죠.‘

‘연극이 끝나고 난 뒤’라는 노래의 가사 일부분이다.

온 세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4.27 정상회담 이후는 어떻게 될까?

남북 정상 간 합의안은, 불행히도 미국의 동의 없이는 남북이 독자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남북 모두 무력감에 빠질 수도 있다. 연극이 끝나고 관객이 떠난 후의 썰렁한 무대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이 이번 연극(연쇄 정상회담)의 연출자이지, 주연배우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비핵화 메시지는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김정은, 그는 모든 면에서 매우 훌륭(honorable)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정상회담이) 빨리 열리길 기대한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그런 한편 “핵무기를 없애는 게 비핵화다. 매우 단순하다”고 말했다. “(북미협상의) 최종 결과는 아마도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지만 우리 모두 많은 시간을 낭비한 것일 수도 있다”며 정상회담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북한으로부터 얻어내야만 합의할 수 있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셈이다.

그래야 북한이 간절히 원하는 체제 보장은 물론 경제 제재 및 압박도 풀릴 것이다. 이 또한 협상카드 임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우리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어렵게 성사된 대화와 평화 분위기에 휩쓸려 본질인 ‘비핵화’를 간과한다면 북미 정상회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속도와 톤 조절도 필요하다. 정부 발표와 여론은 금방이라도 평화가 올 것처럼 내세우지만, 북미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일본과 중국 과의 정상회담과 뒤 이은 한미 정상회담은 연극의 2막이다. 남북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을 설명하는 한편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는 자리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지금까지는 순조롭다. 그러나 남북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이 미국에 의해 부정될 경우 남한에서 미국의 책임론이 거세게 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반미운동으로 확산될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한미 동맹이 균열되면, 평화적인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마지막 기회마저 놓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번의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당장 평화가 찾아오고 북한 핵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호들갑을 떨어서는 안되는 이유다. 무엇보다 남북 정상 간 합의내용이 구두선에 그쳐서는 안된다. 우리는 이미 두 번의 실패 경험이 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진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되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전향적으로 북한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협상은 주고받는 것이다.

 julyn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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