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속보

더보기

[ANDA 칼럼] 기업 조직도 정부 입맛에 맞추라고?

기사입력 : 2018년05월16일 15:43

최종수정 : 2018년05월16일 15:43

삼성 '미전실' 해체 주역 김상조 공정위원장 "컨트롤타워 필요" 주장
기업 조직 개편은 기업에 맡겨야…정부 개입할 사안 아니야

[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기존 미래전략실과 다른 새로운 그룹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 최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주장이다. 지금과 같은 체제로는 삼성그룹을 제대로 관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지난 2016년까지는 그룹에 미래전략실이라는 컨트롤타워가 있었다. 각 계열사들의 개별 사안이 아닌 그룹 전체와 연관된 현안들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2016년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이 부회장이 해체하기로 약속하면서 2017년 문을 닫았다. 대신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을 중심으로 전자, 비전자, 금융 등 계열사별로 소그룹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주장은 이같은 소그룹 체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삼성그룹에 대해 지배구조 개편을 비롯해 요구하거나 논의해야 할 사안이 많은데, 미전실의 부재로 카운터파트너가 없어진 것에 따른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에 대해서는 그룹 안팎에서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다. 하지만 이를 떠나 김 위원장의 이번 주장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일단 김 위원장은 미전실 해제의 주역이다. 그는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삼성그룹의 의사결정은 각 계열사의 이사회가 아닌 미전실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며 "미전실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 책임은 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무리한 판단을 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불법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공정위원장 취임 전에도 삼성그룹의 미전실에 대해 '대주주의 이익을 대변하고 대관창구를 하면서 금력 등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구태의연한 조직”이라며 강하게 비판해 왔다. 이런 논리를 청문회에서도 일관되게 강조했고, 여기에 국회의원들의 강요에 의해 삼성은 자의반타의반으로 미전실을 해체했다.

그러던 김 위원장이 하루 아침에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공정위원장으로 지내면서 삼성에 카운터파트너가 없다는 불편함을 체감했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본인이 시민단체 등에 있을 때는 마치 미전실 등 그룹들의 컨트롤타워를 온갖 악행의 온상처럼 여기다가, 기업들과 상대해야 하는 공정위원장으로 지내보더니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며 "소위 인터넷에서 자주 사용되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줄임말)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더 큰 문제는 기업이나 그룹의 조직이나 인사 등에 대해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기업의 조직 개편은 해당 기업의 필요에 따라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이사회와 주주의 역할을 중요시해왔던 김 위원장이 기업의 조직 변경 문제에 간섭하고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이 현 정부 전체의 기업에 대한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재계에서는 현 정부가 '이사회의 역할'에 대해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사회 위에 정부가 있는 것과 다름없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크다. 얼마전 야권에서 제기된 "현 정부가 삼성을 국유화하려 하고 있다"는 주장도 비슷한 우려에서 나온 의혹이다.

기업의 체제 개편은 앞서 말했듯이 기업의 필요에 따라야 한다. 미전실을 부활하든 다른 컨트롤타워를 만들든, 현재 체제로 가든 선택은 삼성과 이사회 등에 맡겨야 한다. 공정위원장은 물론 정부의 어느 누구도 감놓아라 배놓아라 할 사안도 아니고 해서도 안된다. 정부가 기업을 입맛에 맞게 재단하려는 순간, 과거의 구태가 반복되면서 대한민국의 시장경제는 다시 흔들리게 된다.

 

jinebit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