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 보조금 정책 2020년 만료, 한중일 본격 경젱 구도 형성
한국 배터리 업계 중국 시장 공략 준비 착수
[타이베이=뉴스핌] 강소영 기자=중국의 보조금 정책에서 배제돼 중국 시장에서 고전 했던 한국 배터리 업계가 재기 준비에 한창이다. 중국 정부의 배터리 보조금 정책 마감 시한이 불과 2년 후인 2020년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배터리 업계가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등 본격적인 영업 재개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징지관차바오(經濟觀察報) 중국의 배터리 보조금 정책 마감이 '카운트 다운'에 돌입하면서, 중국에서 고전 중인 한국 배터리 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반면 한국 배터리 기업이 보조금을 정책에서 배제돼 고전하는 틈을 타 성장해온 중국 기업이 본격적인 시장경쟁의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올해 4월 초부터 삼성, LG 및 SK이노베이션의 3대 한국 배터리 업체는 연이어 중국에서 배터리 사업 전략 강화에 나서고 있다.
4월 11일 LG화학이 주국 화유구예(華友鈷業)와 40억 위안 규모의 합자회사 두 곳을 설립하고, 리튬전지 재료를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중국 자동차 제조사가 이미 LG화학과 배터리 구매 협상을 진행했다고 징지관차바오는 보도했다.
SK이노베이션도 864억 원을 투자해 2016년 발표했던 중국 배터리 생산 합자기업 설립 프로젝트를 다시 추진한다고 밝혔다. 징지관차바오는 1년여 동안 '개점휴업' 상태였던 SK와 베이징자동차 합자 회사인 베이징뎬쿵아이쓰카이커지유한공사(北京電控愛思開科技 BESK)가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단독 입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일에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선전의 비야디 방문도 화제가 됐다. 관련 업계는 중국 전기차 시장을 겨냥해 비야디와 삼성이 협력을 타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삼성SDI도 올해 1분기 실적보고에서 2020년 중국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지급 정책이 끝나는 시점에 대비해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징지관차바오는 2016년 말부터 정치적인 리스크로 인한 중국 정부의 정책적 배제로 중국 시장에서 큰 타격을 입었던 한국 배터리 업계가 재기의 기지개를 펴는 동시에, 한국 기업의 부재를 틈타 고속성장 할 수 있었던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과의 본격적인 경쟁에 직면하게 됐다고 밝혔다.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된 한국 배터리는 그간 중국 자동차 업계서 외면을 받았고, 그 빈틈을 중국 기업이 빠르게 채워나갔다.
2017년 중국에서 판매된 56만 대 전기차 가운데 LG배터리를 장착한 자량은 5648대에 그친다.
반면 중국 배터리 업체 닝더스다이(寧德時代)는 '닝더신화'로 불릴 정도로 급속한 성장을 이뤄냈다. 닝더스다이의 2014년 영업수입 8억6000만 위안, 순익 5000만 위안이었지만, 2017년 영업수입 약 200억 위안, 순익은 39억7200만 위안으로 3년만에 8배나 늘어났다. 놀라운 성장력에 힘입어 닝더스다이는 중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유니콘기업으로 거듭났다. 닝더스다이의 회사가치는 1300억 위안에 달한다.
그러나 배터리 보조금 지급 정책이 만료되고 한국 배터리 업계의 반격이 시작되면 중국 기업의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중국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왕쯔둥(王子冬) 중국 베이팡차량연구소 동력전지실럼실 주임은 "한국 배터리 업계의 규모는 상당하다. 한국 기업의 종합실력과 개발능력에 중국 기업이 대항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의 배터리 보조금 지급 정책 만료에 대비해 일본 기업들도 속속 대중 사업 전략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징지관차바오는 일본 파나소닉 역시 최근 중국 생산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중국시장에서 한중일 3국 배터리 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 전망했다.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