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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아재가 만난 페미니스트,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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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화장실 갈 때 몰래카메라가 있는지 확인"
"세상의 절반인 여성이 공포 속에 산다면 잘못된 사회"
“딸이 행복한 세상 원한다면 아빠가 페미니스트 돼야”
“서울시장 되면 성평등 일터 인증 기업에게 인센티브”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선거 포스터가 찢겼다. 강남구에서만 20개, 서울 전역에서 30개 가까이가 훼손됐다. 6.13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신지예 녹색당 후보 이야기다. 선거 벽보 훼손은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는 꽤 무거운 범죄다. 범행을 저지른 이 중 일부가 붙잡혔는데 공교롭게도 중년 남성들이다.

현수막을 훼손한 50대 남성은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고 벽보를 뜯어간 40대 남성은 "후보를 기억하려고 그랬다"고 둘러댔다. 온라인 상에서는 그들의 범행 동기를 두고 신 후보의 ‘그런 눈빛’을 거론한다. 20대 여성의 시건방진 눈빛이 남성들의 ‘백래시(반격)’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그들은 왜 신 후보의 눈빛에 분노를 조절하지 못 한 걸까. 또 신 후보가 그렇게 도도한 눈빛의 포스터를 내걸고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11일, 40대 아저씨 기자가 90년생 서울시장 여성 후보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2018.06.11 kilroy023@newspim.com

"페미니스트라고 하면 벽보까지 찢으며 목소리 막는구나"

▲ 포스터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소식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

- 별로 위협적이지 않았다. 다만 답답한 것은 나를 지켜보는 여성 유권자들이 두려움을 느꼈다는 것이다. '페미니스트라고 얘기하면 선거법상 중범죄로 다뤄지는 벽보훼손까지 자행하면서 목소리를 막으려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한 여성들이 있다.

▲ 일부러 시건방진 표정을 지은 건가

- 아니다. 그냥 담담해 보이는 것, 살짝 웃는 것, 강하게 웃는 것. 여러 개를 찍었는데 이게 가장 당당해 보였다. 일을 잘 할 사람이란 메시지를 던지고 싶어 거기에 부합하는 사진을 썼다. '핫'한 반응들이 나와서 재밌었다. 사실 그것보다 더 센 사진 많았는데.(웃음)

▲ 솔직히 녹색당에 대해 잘 모른다. 왜 녹색당 후보인데 신 후보가 페미니스트를 전면에 내세웠는지도 잘 모르겠다.

- 녹색당은 성평등과 페미니즘을 당 내에서 실천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정당으로서 이번에 서울시장 출마하면서 서울시장의 가장 큰 과업으로 페미니즘을 생각했다. 여성들이 몇 년 간 계속해서 '무언가 잘못됐다, 우리 사회의 성차별과 성폭력이 너무나 심각하다'고 말하는 와중에도 정치권은 아무런 답이 없고 대답을 하더라도 미봉책 수준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양대 인근에서 택시에 탑승한 학생들에게 명함을 나눠주고 있다. 2018.06.11 kilroy023@newspim.com

"세상의 절반인 여성이 공포 속에 산다면 잘못된 사회"

▲ 강남역 여성살인사건 추모며 최근 혜화역 시위도 그렇고 서울의 여성들이 입을 열기 시작한 이유가 무엇일까.

- 고등학교 때 친구들하고 수다를 떨었다. 성폭력에 대한 경험담을 나누다가 '이중에 누가 당해봤어?' 물으니 모두가 손을 들었다. 여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 살면서 성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다. 한 번도 안 당해본 사람도 없을 거다.

살면서 '누군가로부터 폭력을 당할 수 있다, 성적으로 유린당할 수 있다'는 것은 공포다. 세상의 절반인 여성이 공포 속에 살 수 밖에 없다면 잘못된 사회다. 불법촬영물, 낙태죄라든가 (최근 여성 문제가) 왜 자꾸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느냐면 일상 속에 공포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남성, 특히 중년 남성은 모를 수 있지만, 따님한테 물어보면 좋을 거다. 여성들은 화장실 갈 때 카메라가 있는지부터 찾는다. 여성 화장실에는 구멍이 매우 많이 뚫려 있다. 어떤 여성들은 거기에 휴지나 스티커를 꽂아 넣는다. 실제 카메라가 발견되기도 하고 지금도 불법 촬영물이 돌아다닌다.

이 공포를 어떻게 없앨 것인가. 정치가 나서야 한다. 개인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성폭력 문화도 개인의 도덕심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양대 인근에서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다. 2018.06.11 kilroy023@newspim.com

"성평등 일터 인증 기업에게 인센티브 주겠다"

▲ 서울시장 후보로서 여성들의 안전을 위해 내건 공약은?

- 서울시 예산이 32조원이다. 서울시와 계약을 맺는 모든 기업 및 기관을 대상으로 성평등 계약제를 도입하겠다. 이행을 잘 하는 업체에게 성평등 일터 인증을 해서 추후 사업에 있어 인센티브를 주는 '성 평등 일터 인증제'도 도입할 것이다. 이것이 서울시장이 행정가로서 줄 수 있는 아주 강력한 성평등 메시지다.

또 서울시내 화장실을 전수 조사를 하겠다. 지금 서울시는 공공화장실만 대상으로 해 민간 영역의 빌딩에는 못 들어가고 있다. 우리는 조사해서 그 결과를 발표할 것이다. 인증된 화장실을 여성들은 안심하고 쓸 수 있게 된다.

이게 살면서 느껴본 사람과 안 느껴본 사람의 차이가 크다.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로 공공 화장실 안 가고 소변을 계속 참는 여성도 많다. 공포에 잠식된 삶이 얼마나 피폐해지는지 알아야 한다.

[서울=뉴스핌] 3일 저녁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의 벽보가 붙어있다. 경찰은 신 후보의 선거 벽보가 훼손됐다는 고발장을 강남구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전날 제출받아 수사에 나섰다. 2018.06.03 kilroy023@newspim.com

“딸이 행복한 세상 원한다면 아빠가 페미니스트 돼야”

▲ 딸은 녹색당을 찍으려는데 아버지가 이를 만류한다면?

- 아버지는 못 느껴도 딸들은 여성으로 인식되면서부터 온갖 차별을 받는다. 나는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내가 입는 속옷 색을 학교가 정해줬다. 흰색 아니면 살색이어야 했다. 속옷을 입고 슬리브를 입고 그 위에 교복을 입어야 했다. 한국사회가 여성에게 강요하는 것이 이런 것이다. 여성은 억압받아도 아무 말 못하고 고분고분 자라게끔 만들어졌다.

내가 만약 엄마라면 딸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다. ‘자유롭게 너가 하고 싶은대로 살라’고. ‘너는 목소리를 내도 되고, 너의 행복을 찾아서 나설 수 있다’고. 젊은 여성들이 페미니즘을 이야기 하는 것이 한국 사회가 변화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아버님들은 불안감을 가질 필요 없다. 오히려 같이 배우면서 가정 내 성차별도 없애주면 어떨까 싶다.

▲ 딸의 행복을 위해선 아버지가 녹색당을 찍어야 하나?

- 아버지가 페미니스트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페미니스트의 반대말은 성차별주의자다. 딸에게 성차별을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2018.06.11 kilroy023@newspim.com

"우리 사회를 이끌어왔던 큰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에게 한 말씀 한다면?

- 촛불혁명 이후 정권도 바뀌고 한반도 평화체계가 오고 있다. 한국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감각을 모두가 갖고 있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왔던 큰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전쟁에서 평화로, 독재에서 민주정권으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가 실질적으로 지금 구현되는 게 보이는 것 같다.

여기서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여성들은 자각하고 있다. 나 혼자 공포를 느끼거나 불안에 떠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가 바뀌어야 내 삶도 바뀐다는 것을. 많은 남성, 많은 시민이 가부장제와 성폭력, 성차별의 문화를 같이 바꿔나가야겠다는 결심을 해줬으면 좋겠다.

2018년이 페미니즘 정치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더 많은 페미니스트, 젊은 정치인이 2020년에 등장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나 역시도 한국사회 변화를 위해 좋은 정치를 펼쳐나가고 싶다. 

※ 성평등 계약제 : 서울시와 계약을 맺는 모든 기업, 기관, 시민단체는 성평등 이행각서를 제출한 후 계약에 참여하도록 한다는 녹색당의 공약이다. 성평등 이행각서는 성차별 및 성평등 교육, 성폭력 예방 교육, 인권 교육의 이수와 조직 내 성폭력 대응체계 구축 여부 등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된다.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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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마트 매출 상위 4개 모두 '술'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올해 1∼11월 군 마트 판매량 상위 4개 품목이 모두 주류로 집계됐다. 국군복지단 소속 PX(군 마트)가 병영 내 '생활복지 시설'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판매 구조는 사실상 '주류 중심'으로 재편된 셈이다. 논산 육군훈련소 본점 군 마트 전경. [사진=국방부 제공] 2025.12.21 gomsi@newspim.com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간 내 판매량 1위는 A 캔맥주(2398만개)였으며, 이어 B 캔맥주(2171만개), D 캔맥주(1400만개), C 소주(256만개) 순으로 나타났다. 네 품목 판매량을 합치면 총 8025만개, 매출액은 918억6948만원에 달한다. 군 마트 내 A 캔맥주 가격은 1000원으로, 편의점 평균가(2250원)의 절반 이하다. C 소주 역시 1060원으로, 시중가(1800원)보다 약 40% 낮은 수준이다. 복지단이 대량 구매 및 유통 수수료 절감으로 단가를 낮춘 영향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E 화장품 세트가 전체 1위(323억6621만원)를 차지했다. 판매량은 83만개로, 군 마트 판매가(3만8930원)는 온라인 최저가(29만원)의 약 7분의 1 수준이다. 유용원 의원은 "군 마트는 장병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공간임에도, 실제 판매 비중을 보면 주류와 화장품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며 "복지 취지에 맞게 품목 구성과 가격 체계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gomsi@newspim.com 2025-12-2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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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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