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제강 인수한 최용석 씨 횡령·분식회계 전적
류상미 씨 이끄는 신일그룹, 보물선 금괴 담보로 가상화폐 ICO 홍보
[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최근 ′보물선′ 수혜주로 제일제강 주가가 폭등했지만 기업 실체가 불분명해 투자에 주의를 요한다.
제일제강 지분 9.6% 양수를 약속한 최용석 씨피에이파트너스케이알 대표가 지난 2005년 횡령과 분식회계로 검찰에 넘겨진 비이티 대표이사 최용석과 동일인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7.73% 인수하는 류상미 씨가 이끄는 신일그룹은 지난해 시장교란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은 신일광채그룹이 전신이다.
제일제강은 지난 5일 최용석 씨피에이파트너스 케이알 대표, 류상미 신일그룹 대표와 주식양수도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17일 상한가로 직행했다. 최대주주인 최준석 제일제강 이사(전 대표)가 최용석 씨에게 9.60%, 류상미 씨에게 7.73% 지분을 양도하는 내용이다.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보물선 기대감' 하나만으로 주가가 급등한 것.
18일 금융감독원과 법원 인터넷등기소에 따르면 현재 씨피에이파트너스케이알 대표인 최용석 씨는 지난 2005년 상장폐지된 비이티 대표이사였다. 최용석 대표는 회사자금 무단인출(횡령)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사채업자로부터 빌린 자기앞수표 등 106억원을 회사 자산으로 계상하는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이 적발되면서 검찰에 넘겨졌다. 비이티는 외부감사인의 감사범위제한 한정 사유로 상장폐지됐다.
류상미 씨가 대표로 있는 신일그룹은 현재 자회사인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를 통해 현재 보물선에 있는 금괴를 담보로 한 '신일골드코인(SGC)'을 판매중이다. 1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일골드코인은 "150조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담보로 보장성과 수익성이 크다"며 "이달 말 ICO를 거쳐 9월30일 국제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라고 홍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법원 인터넷등기소에 따르면 신일그룹은 지난 6월1일 설립됐으며 바이오, 기업M&A, 부동산 개발, 가상화폐, 보물선탐사업 및 인양업 등 연계성이 없는 다수의 사업들을 모두 영위한다고 밝히고 있다. 신일그룹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전신이 신일건업이라고 소개했는데, 신일건업(현 신일광채그룹)은 지난 2003년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는 동아건설 관계자들이 만든 회사다. 당시 동아건설 주가는 17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투자 가치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면서 인양은 유야무야됐다.
신일광채그룹은 지난해 시장교란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M&A 참여 계획을 광고해 주가를 띄워놓고 실제로 입찰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은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 당시 신일광채그룹은 삼부토건을 인수한다고 정보를 흘리면서 주가가 급등했지만 정작 본입찰에 유효한 서류는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돈스코이호 발굴과 관련해 어떠한 승인 요청도 없었다고 밝혔다.
김주창 해양수산부 과장은 "바다에 매장되어 있는 물건의 발굴승인 권한은 지방해양수산청장에 위임돼 있다. 승인신청 시 작업계획서 등 관련서류를 제출하고 매장물 추정가액의 10/100 이상에 상당하는 발굴보증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그러나 신일그룹은 현재까지 발굴승인 신청을 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신일그룹 측은 "침몰선 발굴승인 권한이 있는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 20일 매장물 발굴신고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herishming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