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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코스트코와 제휴...승자의 저주 빠지나

기사입력 : 2018년09월03일 16:14

최종수정 : 2018년09월04일 18:27

업계, 낮은 수수료·마케팅비·유통업계 경쟁심화 등 우려
현대카드 "낮은 수수료 불가능…데이터 사이언스 가점"

[서울=뉴스핌] 박미리 김승동 기자 = 현대카드가 삼성카드를 제치고 향후 10년간 코스트코와 독점가맹점 계약을 체결한다. 업계에선 현대카드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유통 및 신용카드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내년 5월부터 10년 동안 코스트코와 독점 제휴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지난 2000년부터 18년 동안 이어온 코스트코-삼성카드 독점 계약이 깨진 것.

카드업계 고위 관계자는 “정태영 부회장이 진두지휘해 이끌어낸 결과로 전해진다”고 귀띔했다.

업계에서는 이 계약이 국내 카드업계의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트코는 지난 회계연도(2016.9~2017.8) 매출이 3조8040억원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신용판매 시장점유율 3위였던 현대카드(15.24%)가 2위 삼성카드(20.01%)를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는 2013년부터 점유율이 답보상태였다 삼성카드와 격차가 벌어지고 우리카드(8.7%)와 격차가 좁혀졌다. 또 올 1분기엔 KB국민카드에 3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앞선 카드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제시할 수 없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현대카드가 코스트코가 고객 반발을 감수할 정도로 카드 수수료를 세게 질렀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즉, 현대카드가 삼성카드를 제치고 제휴사가 되기 위해 매우 낮은 수수료율을 제시했다는 얘기다. 코스트코는 1개 국가에서 1개 카드사만 제휴한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서다. 달리 말하면 계약을 체결하는 카드사의 수익성은 그만큼 낮다는 이야기다.

삼성카드는 당초 코스트코에 0.7%의 카드 수수료율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가맹점과 적격비용(원가) 이하로 수수료 계약을 맺을 수 없게 한 여신전문금융법(여전법)이 개정된 후 수수료를 1% 중반으로 올렸다. 이 역시 손실을 겨우 면한 수준으로 전해진다. 

여기에다 부수적인 비용도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교체에 따른 전산시스템 개발, 카드발급 비용과 마케팅 비용 등 현대카드가 감당할 부대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요즘 상황에선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카드는 올 상반기 순이익 791억원(개별)으로 전년 동기보다 40% 급감했다. 지난해 영세·중소가맹점 범위 확대, 지난달 말 소액결제 업종 수수료 인하가 실시된 데 이어 내년부터 온라인 판매업자, 개인택시 사업자에도 우대수수료가 적용되는 등 수익성 악화가 점쳐진다. 

또 다른 카드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카드보다 악조건으로 제휴했고, 코스트코가 계속 성장하지 않으면 현대카드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며 “지금까지 제휴카드였던 삼성카드를 현대카드로 바꾸기 위한 마케팅 비용만으로도 내년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현대카드 관계자는 “전산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더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나, 수수료는 여전법상 정해진 기준이 있어 퍼주기식 책정이 불가능하다”며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으로 코스트코를 이용하는 고객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milpar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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