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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작가 이종구 "작가이자 시민으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은 기록"

기사입력 : 2018년09월28일 19:03

최종수정 : 2018년12월27일 16:39

학고재에서 10월21일까지…세월호와 박근혜 탄핵→ 한반도 평화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미학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증언, 기록을 남기고자 하는 의지가 더 컸다.”

‘광장_봄이 온다’로 9년 만에 다시 학고재에서 개인전을 펼치게 된 민중작가 이종구는 전시 개막일인 28일 이번 전시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이번 개인전은 최근 한반도에서 피어난 평화의 과정을 이종구 작가의 시선에서 볼 수 있는 자리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광장-16,894,280개의 촛불' 2018.09.28 89hklee@newspim.com

그중 전 정부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적폐청산을 위한 촛불시위를 담은 작품은 미학에 힘주기보다 메시지로 캔버스를 가득 채웠다. 붉은 피켓을 들고 있는 시민 이종구는 ‘박근혜는 하야’를 외치고, 작가 이종구는 ‘적폐 청산 정권 교체’를 주장한다.

아울러 작가의 가족들(작가, 작가의 부인, 작가의 동생, 작가 동생의 부인, 동생의 아들, 첫째 아들, 첫째 아들 며느리, 둘째 아들, 손자, 강아지)이 빨간 피켓을 들고 환한 웃음을 짓는 그림 ‘광장-가족’은 밝은 얼굴의 인물들과 다르게 붉은 피켓이 강렬함을 준다.

특히 이 그림의 우측 상단에 ‘박근혜 퇴진’에 시선이 쏠린다. 이에 대해 이종구 작가는 “미학적으로는 글귀가 없는 게 낫다. 하지만 향후에 이 빨간 피켓의 의미를 모를 수 있지 않나. 기록적 의미로 미학을 포기하고 ‘박근혜 퇴진’을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작품 앞에서 이종구 작가 2018.09.28 89hklee@newspim.com

이어 광화문의 역사적 흐름을 촛불이 물결치는 듯한 모습을 그린 ‘광장-16,894,280개의 촛불’도 미학에 집중하기보다 기록하고 증언의 의미를 안고 작업했다. 작가는 ‘내려와 박근혜’부터 ‘박근혜를 구속하라’ ‘탄핵’ ‘적폐청산 정권교체’가 적힌 빨간 피켓을 광화문 광장에 펼쳐놓았다. 사건은 시간 순서로 배열했다. 작품 속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진은 대통령 후보 시절 포스터 사진이다. 마지막은 깨진 액자 속에 들어있다.

이 작가는 전 정부에 대한 감정이 해소됐느냐는 물음에 “충분히 해소됐다. 안타까운 마음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어쨋거나 저는 촛불 시위에 뜻을 함께한 사람이고 탄핵 결과를 들었을 때 그곳에 참석한 사람들이 느꼈던 마음과 같았다”고 말했다. 현 정부에 대해서는 “지금도 잘 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원하는 것, 이를 테면 복지라든지.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추운 겨울 촛불시위로 이룬 정권 교체 후 한반도에는 봄이 왔다. 4월27일 판문점선언에서 마주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의 모습으로 이를 설명할 수 있다. 이종구 작가는 4.27 판문점선언 후 ‘봄이 왔다1’ ‘봄이 왔다2’ ‘봄이 왔다3’를 펴냈다. 이는 남북 군사분계선에서 두 정상이 만난 모습 중 가장 강렬한 세 장면을 그린 작업이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작품 앞에서 이종구 작가 2018.09.28 89hklee@newspim.com

그중 ‘봄이 왔다2’는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전 작업한 작품이라 눈길을 끈다. 그림에는 백두산이 등장한다. 손을 잡고 문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고 남북 군사분계선을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장면이며, 뒷 배경은 백두산 천지, 하단부는 제주도 유채꽃밭을 그렸다. 남북의 평화와 한반도에 진정한 봄이 올 날이 멀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봄이 왔다3’는 ‘봄이 왔다2’와 연결되는 작품으로 남북군사분계선을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잡고 넘어서는 장면이다. 이 작가는 백두산에 두 정상이 만나기 전 작업했고, 보도로 접했을 때 “너무 놀랐다”고 회상했다. 그는 “상상하던 것이 현실로 이뤄졌다”며 미소를 보였다.

사실 이 전시가 기획되기 전 세월호 사고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작품이 먼저 준비됐다. 그러다 4.27판문점선언이 이뤄지면서 작가가 말하고자 한 ‘평화’의 메시지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다.

봄이 왔다 2, 2018, 캔버스에 아크릴릭, 182x227cm [사진=학고재]

이 작가가 준비하던 세월호 희생자들을 담은 초상은 ‘학교 가자, 1반~10반-세월’(2017) 연작이다. 단원고는 그 당시 남자 반과 여자 반이 각각 5반씩 있었고 총 학생수가 350명, 생존자는 75명이었다. 작가는 같은 반 친구에게 구명조끼를 입혀 살리고 자신은 배에서 나오지 못한 ‘의인(義人)’ 정차웅 학생도 마음에 새기며 그림에 옮겼다.

이 작가는 이번 작업을 진행하면서 여러 번 추모관을 방문했고 그곳에서 이번 연작에 나오는 많은 학생들의 사진을 봤다. 작가는 그들에게 빚진 마음으로 해남에 있는 임하도에 가서 3개월간 희생자의 넋을 추모하며 10점의 작품을 그렸다. 향후에도 이종구 작가는 세월호 학생을 추모하는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릴게 많다. 아이들의 유품이 많이 나왔다. 운동화라든가, 교실에서 신던 슬리퍼 등 아이들을 기릴 수 있는 작품을 그릴 것이다. 그게 시민으로서 그리고 작가로서 내가 해야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광장_봄이 온다’는 28일부터 오는 10월21일까지 전시한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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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 첫날 교황 선출 실패...검은 연기 [뉴욕 런던=뉴스핌]김근철· 장일현 특파원=새 교황 선출을 위해 7일(현지시간) 시작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 회의)에서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9시쯤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성당 굴뚝 위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는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 133명의 첫 투표에서 선거인단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은 후보가 없었다는 의미다.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예배당의 지붕 굴뚝에서 7일(현지시간) 밤 교황 선출 실패를 알리는 검은 색 연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kckim100@newspim.com 콘클라베에서 추기경단의 3분의 2 이상 지지로 새 교황이 선출되면 교황청은 투표 용지를 태워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를 피우고, 아니면 검은 연기로 투표 결과를 알린다. 첫날 회의에 새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기경들은 시스티나 성당에 계속 머물면서 8일부터는 오전과 오후 각각 두 차례, 하루 최대 네 차례 투표해 제267대 교황을 뽑게 된다. 지난 2013년에는 다섯 번째 투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됐다. 콘클라베는 가톨릭 규정에 따라 교황이 선종한 뒤 15∼20일 사이에 시작한다. 콘클라베 방식의 교황 선출은 1274년 그레고리오 10세가 정립했다. 정치적 외압이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추기경들을 한곳에 몰아넣고 차기 교황을 뽑을 때까지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시스티나 성당은 19세기 후반부터 콘클라베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콘클라베에서는 모든 추기경이 후보인 동시에 유권자이다. 따로 후보를 정하지 않은 채 각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적어 내며,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벽화가 있는 제단 앞에서 비밀 투표를 반복한다. kckim100@newspim.com 2025-05-08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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