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일본

속보

더보기

日서 주목받는 'DNA구혼'…"유전자로 결혼상대 찾아요"

기사입력 : 2018년12월17일 16:58

최종수정 : 2018년12월17일 16:58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에서 DNA 정보를 활용한 남녀 매칭 서비스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고 17일 NHK가 보도했다. 

'DNA구혼'(婚活·콘카츠)이라고 불리는 이 매칭 서비스는 미팅이나 교제 상대를 결정하는데 있어, 각자의 유전자 정보를 반영하는 방식이다. 한국 돈으로 수십만원이면 이용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배우자를 찾으려는 사람들의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 도쿄에서 DNA를 활용한 미팅이 진행되는 모습. [사진=NHK]

도쿄(東京)도 내의 한 음식점.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여성들이 들어선 곳은 마찬가지로 얼굴을 가린 남성들이 기다리고 있는 파티장이었다. 테이블에 놓인 숫자카드에는 서로의 DNA가 어느정도 잘 맞는지 '상성 정도'가 적혀있다. 

사전에 진행된 유전자 검사를 근거로 도출된 상성은 0~100%의 숫자로 환산된다. 70%이상이면 상성이 좋은 편으로 분류된다. 이곳에서 마주한 남녀는 연령이나 직업, 연수입 등을 밝히지 않고 DNA 상성만으로 교류하는 것이 원칙이다. 

상성이 82%로 나타난 한 남녀 커플은 NHK 취재에서 "감각적으로 맞는 점이 많아 놀랐다"고 밝혔다. 

DNA 매칭 서비스의 근거는 면역을 담당하는 'HLA유전자'다. 이 유전자에는 1만개 이상의 형태가 존재하는데, 형태가 다른 남녀일 수록 상성이 좋은 것으로 여겨진다. 

과거 스위스에서 진행된 한 실험도 이 유전자 상성론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남녀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해당 실험에서, 연구진들은 땀이나 음식물의 영향을 받지 않는 환경에서 남성이 이틀 간 입은 티셔츠의 냄새를 여성에게 맡게 한 뒤 소감을 말하게 했다.

사람은 서로의 HLA유전자 차이를 냄새를 통해 느끼는데, 해당 실험에서 여성들은 자신과 HLA유전자 형태가 다른 남성에 대해 매력적이라고 답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전자 형태가 닮지 않은 사람들끼리 결혼할 경우 면역이 강한 아이가 생기기 쉽다는 점을 이유로 추측하고 있다. 때문에 남녀 간 상성에도 HLA유전자의 차이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야마모토 다이스케(山元大輔)정보통신연구기구 수석연구원은 "유전자와 아무런 관계 없이 일어나는 것 같은 일에도 반드시 일정 유전자의 영향이 배후에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미국과 스위스에서는 5년 전부터 이 같은 연구를 배경으로 한 DNA매칭 서비스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현재 일본에서도 대기업을 포함한 결혼정보회사 4개사가 DNA를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개료에 더해 수만엔의 검사 비용을 지불하면 DNA 상성을 참고해 상대를 매칭해주는 식이다.

결혼정보회사에서 DNA 상성 서비스를 등록한 한 여성은 "좋은 사람과 빨리 만나 행복한 생활을 보내고 싶다"며 "시간낭비를 하고 싶지 않다"고 등록 이유를 밝혔다. 

일본 시민들이 도쿄 오모테산도 소핑거리에 위치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연애·결혼에서도 '가성비' 따지는 日 청년들

올해 7월부터 DNA 매칭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한 20대 여성은 NHK 취재에서 "사이가 좋을지 아닐지는 직접 만나지 않으면 모르는데, 여러번 만난 뒤에 '이 사람은 아니다'라고 느낄 때 피로하다"며 "DNA를 이용하면 그런 경험을 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가성비'를 따지는 경향이 있는 젊은 세대가, 결혼상대를 찾을 때도 효율 좋은 방법을 활용하려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인터넷을 이용한 일본의 매칭 서비스 시장은 2018년 374억엔 규모로, 3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났다. DNA구혼 역시 20대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콘카츠'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던 야마다 마사히로(山田昌弘) 주오(中央)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금의 20~30대는 거품경제가 붕괴된 후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태어난 세대"라며 "DNA구혼은 '모처럼 만났는데 상대와 상성이 안맞는다'는 리스크를 최소화해줄 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야마다 교수는 "현대 사회는 연애를 즐기는 여유가 사라져가는 사회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DNA 상성에 맞춰 만난 사람들은 그 뒤에 어떻게 지내게 될까. DNA구혼 서비스를 통해 결혼한 33세 남성과 36세 여성 부부는 취재에서 "출신 지역이 달라 말에 뉘앙스 차이가 있는 등 부딪치는 일이 많았다"며 "DNA 상성이 좋아도 관계를 오래 지속하려면 서로 맞춰가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야마모토 수석 연구원도 "남녀 상성과 유전자 관계에 관해선 일정의 과학적 근거가 있다"면서도 "실제 부부관계가 오래 지속되는 데에는 다양한 요소가 얽혀있는 만큼, DNA 상성은 참고정보 정도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ebj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