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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유해진·윤계상 '말모이', 역사적 의미·영화적 재미 모두 챙겼다

기사입력 : 2018년12월31일 17:58

최종수정 : 2018년12월31일 17:58

'택시운전사' 집필한 엄유나 감독 첫 연출작…1월9일 개봉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1940년대 경성, 극장에서 잘린 판수(유해진)는 정환(윤계상)의 가방을 훔치려다 실패한다. 이후 두 사람이 재회한 곳은 조선어학회. 판수는 면접을 위해 학회를 찾고 그곳 대표인 정환과 만난다. 정환은 전과자에 까막눈인 판수가 못마땅하지만, 회원들의 의견에 따라 그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판수는 일하는 틈틈이 한글을 배우며 우리말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정환은 판수를 통해 ‘우리’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말모이는 한일합병 초기인 1911년 주시경 등 조선광문회 언어학자들이 주도한 최초의 국어사전 원고를 일컫는 말이다. 주시경의 죽음 이후 미완성으로 남은 사전 편찬 작업은 이후 조선어학회가 이어간다. 이들은 1940년대 일제 감시를 피해 전국의 우리말을 모아 사전을 만드는데 이 비밀 작전 또한 말모이라 불린다. 영화 ‘말모이’는 후자인 말모이 작전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메가폰을 잡은 엄유나 감독은 역사에 기록돼 있으나 잘 알려지지 않은 그때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스크린으로 불러들였다.  

역사를 대하는 엄 감독의 시선은 ‘말모이’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는 조선어학회의 투쟁 과정을 꾸밈없이 천천히 그려내려 간다. 극적인 장면 연출을 위해 역사를 미화하거나 독립운동가들의 일대기를 거창하게 포장하지 않는다. 담백하고 담담한 연출은 ‘말모이’의 큰 미덕이다. 

메시지는 명확하다. 영화는 여러 차례 배우의 입을 빌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큰 걸음”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역사를, 미래의 우리를 바꾸는 건 뛰어난 한 명의 열 걸음이 아닌 평범한 우리의 한 걸음이 모여 나온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이는 과거를 넘어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도 왜, 무엇을 위해 움직여야 하는지를 일깨워준다.  

역사 기반 영화의 한계, 예컨대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서사로 인한 지루함은 뜻밖의 코미디로 살렸다. 135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이 무색할 만큼, 아픈 역사를 다뤘다고는 믿기 힘들 만큼 ‘말모이’는 시종일관 활력이 넘친다. 엄 감독은 진중하게 과거사를 풀어가면서도 주인공 판수를 통해 영화적 재미를 더했다. 그 웃음에는 부족함도 넘침도 없다. 

단연 유해진의 공이 크다. 판수로 분한 유해진은 감칠맛 나는 연기로 영화의 쉼표를 만들어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물론 시대의, 소시민의 아픔을 그려내는 것 역시 놓치지 않는다. 함께 극을 이끄는 윤계상은 정환으로 이야기의 중심을 잡는다. 전작 ‘범죄도시’(2017) 속 모습은 지워버리고 진중한 얼굴과 태도로 말로서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이들을 대변한다. 

유해진과 윤계상 외에도 조선어학회의 어른 조갑윤 선생 역의 김홍파, 시인 임동익 역의 우현, 학회 기관지 기자 박훈 역의 김태훈, 책방 주인이자 강단 있는 회원 구자영 역의 김선영 등이 출연해 제 몫을 다한다. 오는 1월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jjy333jjy@newspim.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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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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