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한때 미국 공화당의 대선주자였던 밋 롬니(공화·유타) 상원의원이 다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거센 공격을 시작했다. 정계 복귀 후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보인 롬니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겠다고 공식 선언하자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할 공화당 내 유력 인사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공개한 기고문에서 롬니 의원은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롬니 의원은 “경험이 별로 없는 선임 관료의 임명과 우리 곁에서 싸운 동맹국을 버리는 것, 그리고 미국이 세상사에서 호구라는 대통령의 생각 없는 주장은 그의 대통령직을 깎아내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롬니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전세계를 불안하게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롬니 의원은 “모든 것을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2년간 행동은 대통령이 정부에서 처신을 제대로 못했음을 증명한다”고 비판했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과 롬니 의원은 복잡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롬니 의원은 지난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사기’라고 부르며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도 롬니 의원이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패배하며 개처럼 당했다고 비난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된 후 롬니 의원을 국무총리로 검토하기도 했고 지난해 유타주 선거에서도 그를 공개 지지했다. 롬니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에 감사를 표시했다.
전날 공개된 기고문에서 롬니 의원은 “분열을 조장하고 인종차별주의적이고 성차별적이며 반(反)이민이거나 부정직하고 민주주의 체제에 파괴적인 말이나 행동에 대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언론들은 롬니 의원이 이번 기고문을 통해 제2의 제프 플레이크(공화·애리조나) 상원의 역할을 이어받을 것이라는 추측을 제기했다. 이번 주 은퇴하는 플레이크 의원은 그동안 공화당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비판해 왔다. 일부에서는 이미 2차례 대권에 도전했던 롬니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면서 2020년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캠페인 매니저인 브래드 파스케일은 롬니 의원의 기고문이 공개되자 트윗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나라를 구했고 롬니 의원은 그렇지 못했다며 기고문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서 “밋 롬니가 시작인데 빠르다”면서 “문제는 그가 (제프) 플레이크가 되걸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밋이 국경 안보와 그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른 많은 것들에 집중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크게 이겼고 그는 그렇지 못했다”면서 “그는 모든 공화당에 기뻐해야 하며 팀 플레이어가 돼 승리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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