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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 노리는 남춘모, 한국에서 먼저 여는 개인전 이름도 '남춘모'

기사입력 : 2019년01월17일 16:40

최종수정 : 2019년01월17일 17:58

6월 독일 루드비히미술관서 전시 예정
한국 단색화·서구 추상화 개념을 모두 갖고 있는 작품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오는 6월9일 독일 코블렌츠의 루드비히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앞두고 있는 남춘모 작가가 먼저 서울 리안갤러리에서 자신의 조형세계를 공개한다.

리안갤러리는 올해 첫 전시로 남춘모(58) 작가의 개인전 '남춘모'를 준비했다. 2년 전 해외 미술관으로부터 꾸준히 러브콜을 받은 남 작가는 지난해 루드비히미술관과 개인전 전시를 확정했고, 오는 6월 전시 개최만 기다리는 상황이다. 유럽시장에서 한국 미술을 알릴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루드비히미술관은 피카소와 달리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저명한 미술관이다.

리안갤러리 측은 앞으로도 해외에서 주목받을 남 작가의 작품에 자신감을 갖고 이번 전시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시 타이틀 역시 별다른 부제의 수식어를 배제하고 작가 이름인 '남춘모'로 내세웠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남춘모 작가 2019.01.17 89hklee@newspim.com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상징적인 작품인 격자 골조의 'Beam' 연작을 비롯해 곡선을 주조로 한 최근 시리즈인 'Spring' 등 부조회화와 드로잉, 설치작품과 함께 1990년대 후반 초기작을 재해석해 발전시키기 시작한 'Strokes' 연작 등 작가의 작품 세계를 한 눈에 아우를 수 있다.

17일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뉴스핌과 만난 남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선에 공간감을 불어넣는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그는 대학시절 선대 작가들이 화선지 위에 '선' 하나로 공간감을 주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그러면서 그의 작품 세계에 '선'이 크게 자리잡게 됐다.

남 작가는 "서양화는 화면 전체에 물감으로 덮는다. 그런데 우리 선대 작가들은 화선지에 몇 개의 선만으로 여백의 공간감을 준다. 선대 작가들처럼 선에 공간감을 불어넣을 수 없을지 고민하면서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선에 공간감을 입히기 위해 공학적인 구조물을 하나 만들었다. 바로 '디귿(ㄷ)'형 구조물이다. 남 작가가 고민한 '입체감이 느껴지는 선'을 잘 표현하기 위한 형태다. 남 작가 작품의 최소 단위인 'ㄷ' 구조물은 건축물을 세울 때 기본 골조가 되는 에이치빔에서 왔다.

그는 "선에 입체를 만든 모양이 'ㄷ' 구조다. 현대 건축물에 인테리어나 장식을 다 제거하고 나면 에이치빔 골조구조가 건물을 지탱하고 있다. 이렇듯 제 작업은 군더더기를 다 제거하고 오직 회화, 선 하나로 이야기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작품 제목이 '빔(Beam)'인 이유도 '에이치빔'에서 온 거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남춘모 작가 개인전 전시장 전경 2019.01.17 89hklee@newspim.com

작가의 작품은 일정한 폭으로 자른 광목천을 나무틀에 고정시키고 폴리코트(합성수지)를 발라 건조시킨 후 떼어내 일정 크기로 잘라내 만들어진다. 'Beam' 연작은 'ㄷ'형을 캔버스 위에 반복적으로 붙여 수직, 수평의 격자 골조로 패턴화된 공가을 만들고 이후 검정과 흰색, 빨강과 파랑 등의 단색 아크릴 물감을 칠해 완성한다.

남 작가 작품의 매력은 '한국적'인 미를 담고 있다는 거다. '자연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생각으로 자연을 인위적으로 탈바꿈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살린다. 리안갤러리 성신영 디렉터는 "남 작가의 작품에 선은 언뜻 봐선 직선, 곡선처럼 보이지만 다 다르다. 서구 작가들이 했다면 똑같이 자로 끊어 만들어냈을 거다. 남 작가는 최소 단위인 'ㄷ'으로 만든 선으로 시각적으로도 역동성 있는 작품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남춘모의 예술은 단색의 사용이나 동일한 행위와 형태의 반복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의 단색화나 서구의 미니멀리즘 등과 형식적, 미학적 유사성을 보이며 중첩되는 일면이 있다. 이 지점이 해외시장에서도 그를 주목하는 이유다.

리안갤러리 안혜령 대표는 "남춘모 작가의 작품은 한국적이면서도 서구의 미학적인 부분을 담아두고 있어 해외에서도 좋아하는 듯하다"라고 해석했다. 이어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것이 있을 때 해외에서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남 작가는 농부가 황무지 위에선 농부의 마음으로 작품에 임한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농부가 풀뿌리를 골라내는 자세로 작업하고 있다. 시장의 논리는 제가 보기에 크게 운이 좋아서인 거 같다. 작가는 작품만 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개막한 남춘모 개인전은 오는 3월30일까지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이어진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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