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경제정책

[뉴스핌 시론] ‘퍼펙트 스톰’ 경고음…'초대형 경제위기'로 화를 키워선 안된다

기사입력 : 2019년02월13일 16:05

최종수정 : 2019년02월14일 15:29

 [서울=뉴스핌] 황남준 논설실장 = 한국경제 위기에 대한 커다란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위기의 진원지는 장기 침체의 늪으로 빠지는 국내 실물경제 만이 아니다. 거대한 ‘먹구름’이 몰려있는 글로벌 경제환경도 가세하고 있다. 언제 폭풍우가 몰아칠지 모르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장기간 체력을 소모한 탓에 허약해질 대로 허약해진 경제체질에 엄동설한 한파가 몰아치는 격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불거지기 시작한 경제위기론에 대해 전문가와 정책 당국자의 우려감이 4개월이 지난 지금 잦아 들기는 커녕 더욱 깊고, 넓게 퍼지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외 경제기관들의 분석으로 한국경제 위기가 객관화되면서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의 진지한 인식과 철저한 대응은 찾아 보기 힘들다. 통상적인 경제위기인 ‘스톰’(폭풍)이 초대형 경제위기인 ‘퍼펙트 스톰’으로 확대되어선 안된다.

 ◆ 장기 침체에 빠진 한국경제…출구가 안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2일 '경기 둔화' 판단을 이어갔다. 지난해 11월이후 4개월째 경기가 가라앉고 있다는 진단을 내린 것이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에 대해서도 ‘위축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경기 흐름을 나타내는 동행지수·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반 하락세를 이어갔다. 2018년 12월 현재 두 지표는 7개월째 동반 하락하고 있다. 이는 1972년 3월 이후 최장기간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향후 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지표까지 악화되면서 경기침체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2일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가 21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6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미래와 현재의 경기를 진단하는 지표가 동반하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경기가 장기적인 하강국면에 돌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장 대외적인 큰 충격은 없지만 전통 제조업의 장기 불황, 반도체 수출 부진과 기업들의 생산·투자 부진, 소비 부진 등으로 실물경기가 서서히 장기적으로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연초 반도체 수출까지 급격히 줄어들면서 올해 경제성장에 대한 비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해외 투자은행(IB) 9곳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지난달 말 기준 연 2.5%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내려갔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IMF총재의 경고…“경제적 폭풍에 대비하라”

글로벌 경제환경이 한국경제 위기를 더욱 증폭 시키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최근 다시 세계적 경제위기를 경고했다. 최근 두바이 콘퍼런스에 참석,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너무 많아 단 한 번의 번개에도 폭풍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가 꼽은 4가지 먹구름은 미중 무역 분쟁, 금융 긴축, 중국 경제 둔화, 영국 브렉시트 불확실성 등이다.

라가르드는 지난해부터 줄기차게 글로벌 경제위기를 지적하며 각국 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 왔다. 넉달 전 “안전띠를 매야 할 때”란 표현은 “경제적 폭풍에 대비할 때”란 말로 업그레이드됐다. 그가 안전띠를 말했을 때 IMF는 2019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7%로 하향 조정했고 폭풍을 언급할 무렵에 3.5%로 더 낮췄고 세계은행은 이보다 낮은 2.9%를 제시했다. EU 역시 자체 성장률 추정치를 0.6%포인트나 하향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차이나 리스크가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고 중국기업의 부채비율이 매년 20%를 넘어서면서 그 여파로 중국 경제는 성장률이 급걱히 떨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4분기에 6.8%→6.4%로 계속 떨어져온 중국의 성장률이 올해 1분기에는 6.0%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달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현재 중국의 경기 둔화는 '적당하다'고 평가하면서도 "가속화되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경기 둔화가 지나치게 빨라지면 중국 내부 뿐 아니라 근본적인 경제 시스템 차원에서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 달 29일로 예정된 영국의 브렉시트 일정과 관련, 영국이 특별한 협상없이 ‘노딜 브렉시트’의 길을 간다면 유럽연합(EU)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 ‘중대 위험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최대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은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 가치 급락으로 영국 정부의 대금 지급 능력이 악화 가능성을 가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유럽 기업들은 물론 영국과 EU 시장에서 직접 사업을 하지 않는 미국계 다국적기업들도 브렉시트를 올해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적 폭풍’이 현실화할 경우 대외의존도가 높고 체력이 바닥이 난 한국 경제는 폭풍을 넘어 ‘쓰나미’에 직면할 수 있다.

 ◆ 첫 희생양이 되어선 절대 안된다…'더블 D 위기' 대비해야

글로벌 경제가 불안해지면서 한국 경제도 폭풍의 영향권에 들어서고 있다. 이미 수출 등에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1.2% 감소했던 수출은 지난달 5.8%로 하락폭이 더 커졌다. 올해 연간 수출액이 감소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가세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 경제 발목을 잡는 국내 악재들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전통 제조업의 구조조정, 미래 성장 동력 부재, 부진한 규제개혁, 대량 실업 사태, 노사갈등,생산·소비 동시 부진, 부동산 시장 불안정, 자영업 붕괴, 가계부채 급증 등 난제가 켜켜이 쌓여 있다. 올해가 지난해보다 훨씬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다.

이대로 내버려두면 글로벌 경제 폭풍의 첫 희생양이 될지도 모른다. 정책의 선택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1500조원에 이르는 과도한 가계 부채와 부동산 값 폭락 등이 동시 폭발하는 부채위기, ‘더블 D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 하락→소비심리 위축 및 부채 부담 증가→소비감소→내수위축→경기침체 심화→자산가치 하락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작동되선 안된다.

경제 위기 국면에도 국제금리와 국내금리와의 격차로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릴 수도 없다.

라가르드 총재의 4가지 경제 ‘먹구름’은 하나같이 우리 경제에 크나큰 영향을 미칠 요인들이지만 우리가 통제하기 힘든 요인들이다. 우리경제는 외부충격에 극도로 취약한 상태다. 그런 만큼 장단기 대책을 별도로 세우는 정부의 준비 태세가 중요하다.

그렇지만 라가르드 총재의 경고에 대해 정부는 진지하게 귀담아 들으려 하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지나친 비관은 금물이지만 '정신줄'과 '위기의식' 만큼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여권 일각에서 나오는 근거 없는 낙관론은 위험하다. 특히 경제위기를 ‘보수 기득권층의 이념 동맹’에서 비롯됐다는 식의 경제인식은 경계해야 한다.

 

wnj77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법사위, 尹 서울구치소 CCTV 열람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는 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수감 중 특혜 제공 여부와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서울구치소 폐쇄회로(CC)TV를 열람하기 위해 현장검증에 나섰다.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이날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거부와 수감 특혜 의혹 등을 점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1일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거부와 수감 특혜 의혹 등을 점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2025.09.01 jeongwon1026@newspim.com 김용민 의원은 "국민의힘은 오늘 현장검증이 '망신주기용'이자 인권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작 중요한 검증 절차에는 참여하지 않고 뒤에서 정치적 언사만 하고 있다"며 국민의힘 의원 불참에 유감을 표했다. 김 의원은 "오늘 검증해야 할 사안은 대한민국 형사사법시스템에서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며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구치소에서 편하게 지내고 있다는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한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할 것"이라며 현장검증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전현희 의원도 "CCTV를 열람하는 것은 윤석열에 대한 망신주기 목적이 아니다. 중대 범죄자의 체포영장 거부라는 법치주의 파괴 행태와 구치소 측의 특혜는 없었는지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함이다"며 "법치주의를 바로세우고 헌정질서를 회복하는 과정의 일환인 현장검증에 국민의힘이 자리를 비운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조금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응당 책임을 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법치를 무시하고 부끄러운 모습을 연출하는 등 수사방해를 일삼고 있다"며 "오늘 현장검증을 통해 특혜 및 수사방해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수용규칙 위반 등 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구치소 측에 8월 한달 간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 접견 횟수와 구치소 내 변호인 접견방 개수, 변호인 접견 규정 일체 등의 자료를 요청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과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의 변호인 접견 관련 자료와 윤 전 대통령의 총 접견 시간 및 인원 등 통계 자료를 요구했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5-09-01 11:08
사진
[변상문의 화랑담배] 제1회 산세타령 변상문의 '화랑담배'는 6·25전쟁 이야기이다. 6·25전쟁 때 희생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고, 그 위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목을 '화랑담배'로 정했다. [자료= 인공지능 AI 이미지] 판소리 춘향가에는 '산세타령'이라는 눈대목(가장 재미있는 부분 중 하나)이 있다. 방자가 춘향이에게 이몽룡의 사람됨을 각 지방 산세에 비유하며 설명하는 대목이다. 방자가 춘향이에게 "여보게 춘향이! 낭군을 얻으려면 뚜렷한 서울 양반 낭군을 얻지. 아, 어찌 시골 무지랭이를 얻으려는가?" 했다. 이에 춘향이가 "미친 녀석! 낭군도 시골 서울이 다르단 말이냐?"하며, 방자 말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이불 개듯 개어 방자 귀에 쑤셔 넣었다. 방자는 "하믄 다르지야. 인걸은 지령이라. 사람이 하는 것은, 산세 따라 나는 법이여. 내가 우리 도련님 성품을 이를 테니 잘 들어 보소. 경상도 산세는 산이 웅장 허기로 사람이 나면 정직하고. 전라도 산세는 산이 촉(비옥함)하기로 사람이 나면 재주가 있고. 충청도 산세는 산이 순순하기로 사람이 나면 인정이 있고. 경기도 올라, 한양 터 보면 천운봉이 높고 백운대 섰다. 삼각산 세 가지 북주가 되고 인왕산이 주산이요, 종남산이 안산인디 동작이 수구를 막았기로, 사람이 나면 선할 때 선하고 악하기로 들면 별악지상(別惡之象)이라." 서울 남산 아래, 선할 때 선하지만 악하기로 들면 별악지상(別惡之象)인 땅. 그곳이 지금의 용산기지다. 이몽룡이 장원급제하고 남원골 춘향이를 만나러 간 길도 남대문-용산고-용산기지 23번 게이트-한강나루-남태령-과천 길이다. 용산은 용산구 효창공원 일대와 원효로 서쪽 일대 구릉지대를 말한다. 한강을 따라 서쪽으로 흐르는 구릉이 마치 용이 꿈틀대는 모습이어서 용산이라 불렀다. 대통령실이 들어선 국방부, 합참 지역의 구릉은 둔지산(屯之山)이다. 조선시대 때 직업군인 집단 거주 마을이 있었다. 이곳은 임진왜란 때는 일본군 병참기지로, 병자호란 때는 청나라군 후방지휘소였다. 임오군란 때는 흥선 대원군이 용산기지 캠프 코이너에서 청나라로 납치돼 갔다. 용산고 앞에서 청나라군과 조선군 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1894년 7월 청일전쟁이 터졌다. 일본군 소장 오시마가 이끄는 8000여 명의 일본군이 용산기지에 주둔했다. 조선총독부, 조선주차군사령부가 용산기지에 터를 잡았다. 부대 정문은 용산역 맞은편 아모레 퍼시픽 건물과 용산우체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200m 정도 들어가면 나오는 문이다. 어김없는 별악지상(別惡之象) 땅이었다. 1950년 6월 25일 01:00 용산기지 내 육군본부 상황실에 전화벨이 울렸다. 당직 장교 작전국 대위 조병운이 수화기를 들었다. "충성! 옹진반도 제17연대입니다. 현재 시간 국사봉 북쪽 능선으로 병력 미상의 북한군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03:00 또 전화벨이 울렸다. "충성! 문산 제1사단입니다. 북한군이 구화리에서 도하용 주정(舟艇)을 운반하고 있습니다" 03:30 또 전화벨이 울렸다. "충성! 의정부 제7사단입니다. 적 포탄이 전 진지에 떨어지고 있습니다" 창밖에는 태풍 엘시가 비를 뿌리고 있었다. 육군본부 정보국 당직 장교 중위 김종필은 정보국장 장도영 대령에게 "전 전선에서 북한군이 공격해 오고 있습니다. 전군에 비상을 내려야 합니다. 국장님께서 빨리 상황실로 오셔야겠습니다"라고 보고했다. 용산기지가 또다시 별악지상(別惡之象)의 땅이 되고 있었다.  /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2025-09-01 08: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