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35주년 유니버설발레단 2019년 시즌 오프닝
아름답고 다양한 군무와 무대, 의상으로 화려한 볼거리
백조와 흑조 1인2역의 홍향기와 마밍의 완벽한 호흡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우아한 겉모습과 달리 수면 아래 쉬지 않고 발을 저어야 하는 백조. 무대 위에 오른 무용수들을 보고 있자면, 아름다운 몸짓을 완성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 노력했을 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백조 그 자체였다.
'백조의 호수' 공연 장면 [사진=유니버설발레단] |
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 예술감독 유병헌)의 '백조의 호수'가 창단 35주년을 맞아 2019년 시즌 오프닝으로 공연 중이다. 마린스키발레단을 22년간 이끌었던 올레그 비노그라도프가 프티파-이바노프 원작을 재안무한 것을 토대로, 마린스키 특유의 섬세함과 화려함이 차이콥스키 음악과 함께 무대 위에 고스란히 드러닌다.
'백조의 호수'는 지그프리드 왕자와 오데트 공주의 사랑 이야기다. 오데트 공주는 로트바르트에 의해 사랑의 힘만으로 풀 수 있는 백조로 변하는 마법에 걸렸다. 지그프리드 왕자는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지만, 왕궁 무도회에서 로트바르트의 계략으로 오데트 공주와 닮은 오딜(흑조)을 착각해 사랑을 고백하며 비극을 맞게 된다.
'백조의 호수' 공연 장면 [사진=유니버설발레단] |
이번 공연은 기존 4막을 2막4장으로 압축해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1막 지그프리드의 성인식과 밤의 호숫가, 2막 왕궁무도회와 밤의 호숫가로 구성된다. 장난기 가득한 어릿광대의 안내로 무용수들이 왈츠, 폴로네이즈(폴란드 민속춤), 스페인춤, 나폴리춤, 헝가리춤, 마주르카춤 등 다양한 군무와 파드되(2인무), 파드트르와(3인무) 등을 선보인다. 화려한 무대와 다채로운 의상이 더해지며 현란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밤의 호숫가에서 펼쳐지는 백조의 군무는 작품의 백미다.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유니버설발레단인만큼, 객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클래식 튀튀를 입은 발레리나 24명이 시시각각 대형과 동작을 바꾸는데 한치의 오차도 없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흑조를 함께 투입해 선명한 대비를 이루다 한순간 어우러지는 역동적인 안무가 시선을 뗄 수 없게 한다.
'백조의 호수' 공연 장면 [사진=유니버설발레단] |
오데트 공주이자 오딜을 맡은 발레리나 홍향기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이자 4년째 주역을 맡고 있다. 백조와 흑조, 1인 2역을 맡은 그는 의상뿐 아니라 표정, 강약까지도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객석을 환희로 이끈다. 솔로, 파드되, 32회전 푸에테 등 고난도 테크닉도 정교하게 소화한다. 지그프리드 왕자로 호흡을 맞춘 발레리노 마밍 또한 탄탄한 연기로 그를 뒷받침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13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그러나 오는 6월, 프랑스 팔레 데 콩그레 드 파리에서 '백조의 호수'를 공연할 예정이다. 한국 창작발레가 아닌 정통 클래식으로 발레의 성지라 불리는 프랑스 무대에 올라 의미를 더한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