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석유장관 "즉각 증산 필요없다"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2일(현지시간) 이란 원유 금수 제재에 대해 한국과 중국 등 8개국이 누리던 예외 조치를 5월 이후로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힌 후 글로벌 석유시장에서 현물 가격이 상승랠리를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커브가 근월물 거래가격이 원월물보다 낮은 콘탱고(contango)에서 근월물 거래가격이 원월물보다 비싼 백워데이션(backwardation)으로 전환됐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안정적 원유 공급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유가가 기본적으로 상방 압력을 받고 있다고 관측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슈는 로이터 통신에 “유가를 끌어올릴 요인들이 매우 많다”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보다 80달러를 향해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예상했다.
석유시장 전문가인 개리 로스 블랙골드인베스터스 최고경영자(CEO)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글로벌 석유시장에 공급 리스크가 상당히 크다”며 “베네수엘라와 나이지리아, 리비아 등의 상황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 경우 증산할 여력이 그다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75~80달러, 혹은 이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1개월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석유부 장관은 24일 이란 원유 금수가 전면 실시되더라도 즉각 증산에 나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고객들의 수요가 늘어나면 그에 맞춰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팔리 장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합의한 감산을 유지하겠지만, 특히 이번 미국의 예외 중단 조치로 영향을 받게 되는 수입국들의 요구가 있을 경우 공급량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유가 선물 가격은 현재 원유 공급량이 우려만큼 타이트하지 않다는 관측에 6개월 만에 최고치에서 하락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3일 성명에서 “글로벌 시장의 공급량이 충분하며, 유휴 생산능력도 적절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 석유협회(API)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도 예상보다 많은 690만배럴 증가해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현재 런던선물시장의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4달러18센트로 전일 종가에서 33센트 하락하고 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3일 연속 상승 후 처음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5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배럴당 65달러89센트로 전일 종가에서 41센트 하락하고 있으나, 8주 연속 기록한 상승폭은 크게 좁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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