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박물관이 힐링 장소로…창령사터 오백나한과 현대미술 작가 김승영의 만남

기사입력 : 2019년04월29일 14:01

최종수정 : 2019년04월29일 15:52

'영월 창령사 터 오백나한-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 개최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서 4월 29일~6월 13일까지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이 '예스러운' 박물관 이미지를 벗고 '힐링의 공간'이라는 새옷을 입었다. 영월 창령사터 오백나한과 현대미술작가 김승영의 협업을 성사시키며 국립중앙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에게 힐링의 순간을 선사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9일 개막하는 특별전 '영월 창령사 터 오백나한-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을 통해 일상에 지친 관람객들의 힐링을 선물한다.

특별전 '영월 창령사 터 오백나한-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 중 1부 전시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전시장 문을 열고 들어서면 1만장의 벽돌 바닥이 맞아준다. 그 위에 32개 나한상이 관람객과 마주하고 있다. 가지각색의 표정과 포즈를 취하는 다양한 모습의 나한은 어둠 속에 은은하게 빛나며 관람객과 다양한 감정을 공유한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29일 '영월 창령사터 오백나한-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 간담회에서 현대미술과 문화재의 만남에 대해 소개했다. 배 관장은 "문화유산이 '구닥다리다' '쓸모없다'는 생각이 많다. 하지만 문화유산의 뜻은 깊기에 우리가 잘 보존하고 후대에 전승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를 위해 박물관은 실험적인 작업을 시도한다고 배 관장은 강조했다. 그는 "완전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과 만났다. 앞서 이와 같은 사례는 국립경주박물관에도 있었다. 이러한 실험적인 시도가 국민이 문화유산을 즐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영월 창령사 터 오백나한-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의 전시 1부에 소개되는 두건을 쓴 나한 2019.04.29 89hklee@newspim.com

강원도 영월 창령사터 오백나한은 500년간 묻혀있다 2001년 5월 주민이 그 일부를 발견하면서 세상의 빛을 보게됐다. 강원문화재연구소가 2001~2002년 정식으로 발굴조사하면서 와형 64점을 포함해 317점의 나한상과 불보살상을 발견했다.

또 당시 터에는 중국 송나라 동전 숭녕중보와 고려청자 등이 함께 출토돼 창령사가 고려 12세기 무렵에 세워진 사찰임이 확인됐다. 지속적 조사연구와 복원작업을 거쳐 국립춘천박물관에서 나한전이 기획됐다.

국립춘천박물관에서 선을 보인 '영월 창령사터 오백나한-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전은 서울로 오면서 새로운 연출이 시도됐다. 그중 현대미술가와 협업은 관람객에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펼쳐지는 전시 '영월 창령사터 오백나한-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은 2부로 나눠진다. 전시 1부는 '성속을 넘나드는 나한의 얼굴들'이란 큰 주제 아래 국립춘천박물관 전시의 개관을 유지했다. 나한상 총 32개가 전시돼 있다.

나한은 '아라한'의 줄임말으로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불·보살에 버금가는 신성함을 지닌 존재다. 대부분 석가모니불의 제자들이어서 나한상에는 위대한 성자의 모습과 함께 다양한 개성을 지닌 인간적 면모도 표현된다. 특히 창령사터 오백나한상에는 성과 속이 공존하는 나한의 성격 중 '세속화'된 친근한 이미지가 강하다.

국립중앙박물관 연구기획부 박경은 학예연구사는 "일정하게 생긴 불상과 달리 나한은 자유로운 자세와 인간 감정을 표출한다"며 "그렇기에 관람객은 순수한 어린아이 시절로 돌아가게 된다"고 소개했다.

김승영이 참여한 2부 전시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부 전시는 '일상 속 성찰의 나한'이라는 큰 주제 아래 중고 스피커와 창령사 나한상으로 구성한 '도시 일상 속 성찰하는 나한'을 연출했다. 현대미술작가 김승영은 700개의 각기 다른 모양과 국적의 스피커를 세운 뒤 그 사이에 나한 29개를 배치했다.

스피커에서는 도시의 소음이 녹음된 소리가 흘러나오고 사이사이 물방울 소리가 섞인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김승영 작가는 "스피커는 도시를 비유했다. 스피커는 자연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직선의 형태다. 동시에 이 스피커는 우리 개개인을 나타내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물방울 소리는 부처님의 말소리다. 각박한 도시 속에서도 존재하는 부처님의 깨우침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에는 관람객을 비추는 거울형 나한도 설치돼 있다. 아울러 중앙에는 먹물이 담긴 수로도 있다. 수로에 대해 김승영 작가는 "자신을 비추는 거울인 셈이다. 자신에게 빠져드는 '나르시즘'이 아닌 깨우침을 의미한다"고 답했다.

문화유산과 협업에 대해 김 작가는 "서로에게 나아가는 길을 제시하는 자극이 있다"며 "저는 기독교 신자다. 이번 작업을 하며 부처님의 말씀을 어떻게 볼까 고민했다. 종교는 다르지만 화합하고 과거와 현재가 만나고 소통하는 일이 현재 우리가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배기동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국민이 고민을 해소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배 관장은 "소박한 생각이 있다면, 고민이 많은 현대인들이 나한을 보면서 덜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삶이 더 길어질텐데, 계속해서 괴로워하지말고 나한과 같이 현실을 뛰어남는 삶을 만나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전시는 오는 6월 13일까지 이어진다. 아울러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두 차례 오백나한 관련 강연과 소규모 설명회 아트토크가 준비돼있다. 개인적인 교감과 명상에 비중을 둔 내용에 걸맞게 설치작가 및 큐레이터가 전시에 관심 있는 관람객과 원활한 소통이 되도록 토크형식의 강의를 4차에 걸쳐 진행하는 체감형 전시가 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가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소원책을 만다는 'My Hero, 나한!'과 야간에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박물관 힐링 요가'(5월 29일, 6월 5일 예정)도 마련했다. 전시연계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얻을 수 있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선사시대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15년 만의 결실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자연유산 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화 생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지난해 1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후 서류 및 현장실사 등 심사를 거쳤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보고할 것과 더불어 반구천 세계 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하고,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줌니들의 역할을 공식화하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알릴 것을 권고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유산청과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가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며 "이번 등재롤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적극행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진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쉽지 않은 긴 여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잘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7-12 18:02
사진
신네르, 생애 첫 윔블던 단식 우승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생애 첫 윔블던 남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신네르는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2025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2위)를 3시간 4분 만에 3-1(4-6 6-4 6-4 6-4)로 꺾었다. 올해 1월 호주오픈에 이은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품에 안고 상금은 300만 파운드(약 55억8000만원)를 거머쥐었다. 이탈리아 선수가 윔블던 단식 정상을 밟은 것은 남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남자 단식 마테오 베레티니, 2024년 여자 단식 자스민 파올리니가 결승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이번 결승은 지난 프랑스오픈 결승에 이은 두 선수의 메이저 결승 리턴 매치. 당시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2-3(6-4 7-6<7-4> 4-6 6-7<3-7> 6-7<2-10>)으로 패해 우승을 놓쳤다. 당시 트리플 매치 포인트를 날린 신네르는 경기 후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경기'라며 절치부심했고 한 달 만에 완벽하게 되갚았다.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당하던 5연패 사슬을 끊었다. 둘의 상대 전적은 여전히 알카라스가 8승 5패로 앞선다. 신네르는 이날 알카라스 특유의 드롭샷과 로브, 변칙 플레이에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3세트 게임스코어 4-4에서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4세트에서도 다시 한 번 브레이크로 균형을 깼다. 게임스코어 5-4,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에서 신네르는 평균 200km/h에 가까운 강서브로 트리플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들었고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경기 후 신네르는 "파리에서 정말 힘든 패배를 겪었기 때문에 감정이 북받친다"며 "결국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그 안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다. 우리는 패배를 받아들이고 계속 노력했고, 그 결과 이렇게 트로피를 들게 됐다"고 말했다. 하드 코트 메이저에서만 세 차례(2023 US오픈, 2024 호주오픈 포함) 우승했던 그는 이번 잔디 코트에서 처음 정상에 올라 메이저 전천후 강자임을 입증했다. 유일하게 우승이 없는 클레이코트 메이저 프랑스오픈까지 제패할 경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지난해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던 신네르는 도핑 사실이 알려진 뒤로는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따냈고 도핑으로 인한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친 올해 5월 초 이후로는 이번이 첫 메이저 우승이다. 반면 알카라스는 윔블던 3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통산 6번째 메이저 결승전에서 처음으로 패배를 당했고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해선 여전히 호주오픈 우승이 필요하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왼쪽)와 알카라스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을 마치고 축하와 위로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그는 "결승에서 지는 건 언제나 힘든 일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오늘은 야닉의 날이다. 훌륭한 테니스를 한 그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네르와 알카라스는 지난해 호주오픈부터 치러진 7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타이틀을 전부 나눠 가졌다. 2023년엔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US오픈을 차지했고, 올해는 다시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윔블던을,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을 가져갔다. 이제 두 선수는 메이저를 양분하는 확실한 '빅2'로 자리매김했다. psoq1337@newspim.com 2025-07-14 06:4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