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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안나 카레니나' 윤공주 "진정한 사랑, 대리만족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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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사랑 찾아 떠난 '안나 카레니나' 역할
불륜 아닌 자유와 행복, 삶 돌아보는 계기되길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누굴 대신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이런 기회가 주어진 것 자체가 감사했죠. 갑작스럽게 참여하게 됐지만, 작품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함이 더 커요. 준비는 힘들어도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즐거웠어요."

배우 윤공주(38)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에 뒤늦게 합류했다. 배우 차지연이 갑상선암 진단을 받으며 하차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긴급 투입됐지만, 베테랑다운 노련함으로 무대를 휩쓸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윤공주는 전혀 지친 기색 없이 특유의 발랄함과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작품 안팎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인턴기자 =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의 배우 윤공주가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27 alwaysame@newspim.com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톨스토이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지난 2016년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지난해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윤공주는 타이틀롤 '안나 카레니나'를 맡는다. 매혹적인 러시아 귀족 부인이지만 사랑 때문에 아들과 남편을 버리는 비정한 여인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다 표현하는 게 정말 어려워요. 무대 위에서 상반된 끝과 끝을 다 보여주죠. 1막은 사랑이라면 2막은 죽음이에요. 사랑, 자유, 행복을 찾아 모든 걸 버리고 떠난 안나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그 연기가 너무 좋아요. 연기의 폭이 넓어요. 매회 힘든데 매회 다른 걸 느끼죠. 예쁜 드레스도 입고, 넘버도 좋아요(웃음)."

흔하지 않은 러시아 뮤지컬인데다, 러시아 연출가 알리나 체비크, 안무가 이리나 코르네예바 등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 팀이 직접 내한해 작품을 완성시켰다. 어려운 캐릭터고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시스템과 다른 방식이라 연습도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보통 이번주 스케줄이나 다음날 연습에 대해 조금은 체계적으로 미리 알려주세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다음 시간에 뭘 할 지 전혀 알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낯설고 힘들었죠. 하지만 계산되지 않은 리얼한 감정을 이끌어내는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좋았어요. 배우가 경험으로 연기를 하는 건 아니지만, 저는 결혼도 안 했고 아이도 없기 때문에 모든 감정을 다 표현하기는 어려웠어요. 그런데 이런 연습 과정으로 순간 제가 진짜 안나가 된 것처럼 몰입할 수 있게 됐어요. 내면을 채울 수 있어서 너무 좋았죠."

[서울=뉴스핌] 이한결 인턴기자 =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의 배우 윤공주가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27 alwaysame@newspim.com

함께 호흡을 맞추는 동료 배우들의 도움도 크다. 특히 초연 때 '안나 카레니나'에 참여했던 배우 민우혁은 얼마 전까지도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 함께 출연했기에 더욱 큰 의지가 됐다고. 민우혁은 극중 전도유망한 장교이자 안나에게 첫 눈에 반한 '알렉세이 브론스키' 역으로 분한다. 배우 김우형과 더블 캐스팅이다.

"두 브론스키 배우들이 정말 훈훈하고 잘생기고 남자다워요(웃음). 두 분이 잘 케어해주고 힘을 줘서 저도 (김소현) 언니도 굉장히 의지를 많이 해요. 힘든 역할인데 많이 감사하죠. 이번에는 초연 때보다 연습기간이 타이트했어요. 그래서 놓치는 부분이나 감정에서 (민)우혁이가 팁을 많이 알려줬어요. 관객들에게 '지킬앤하이드' 이미지가 남아있을 수도 있지만, 저도 최대한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사실 연습 때 연출님이 제게 왜이렇게 무서워하냐고 해서 웃겼죠(웃음)."

연습 방식만 다른 게 아니다.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 뮤지컬 특징을 그대로 연출에 담아낸다. 커다란 LED 스크린은 물론 이동식 타워가 무대 안에서, 관객들 눈 앞에서 그대로 전환된다. 화려한 무대도 좋지만 윤공주에게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오페라 장면이다.

"19세기 고전미를 현대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에요. 너무 신선하고 좋죠. 처음에 무대 세트 전환을 다 보이게 해서 당황했는데, 그 또한 드라마의 일부분으로 표현되는 게 정말 새로웠어요. 러시아 뮤지컬은 특히나 암전이 없다더라고요. 오히려 속이지 않는 것 같아 더 세련됐다고 생각해요. 매력적인 장면이 너무나 많은데, 그 중에서도 오페라 공연 때 저는 정말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아요. 숨이 안 쉬어질 정도죠(웃음). 패티(극 중 오페라 가수)의 노래로 안나가 깨닫고 행동을 하는데, 너무 힘든 장면이지만 무척 아름다워요. 안나의 모든 감정이 다 담겨 있어요."

[서울=뉴스핌] 이한결 인턴기자 =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의 배우 윤공주가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27 alwaysame@newspim.com

색다른 연출과 화려한 무대, 드라마를 담고 있는 웅장한 음악과 아름다운 의상까지 작품의 매력은 차고 넘친다. 그러나 가장 큰 장벽은 안나의 사랑이 '불륜'이라는 점이다. 다만 윤공주는 "진정한 사랑을 찾은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를 통해 삶을 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정략 결혼으로 행복하지 않은 생활 속에서 안나가 처음 사랑을 느끼고 삶의 행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독립적인 용기를 낸 거라고 생각해요. 그 시대에는 다들 바람을 피우고 따로 애인이 있었다고 해요. 다들 뒤에서 몰래 했지만, 안나는 진짜 사랑을 찾았기에 부끄러워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단순히 불륜이라기보다 삶의 행복과 자유를 찾아 용기를 낸 거죠. 원작이 방대하고 어렵고 무거워서 주저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안나를 통해 스스로의 삶을 다시 생각할 수 있고, 또 대리만족도 느낄 수 있을 겁니다(웃음)."

윤공주는 쉴 새 없이 일했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노트르담 드 파리' '맨 오브 라만차' 등 수많은 작품에서 큰 역할을 맡았다. 작품이 끝나고 영어공부를 하려던 윤공주는 '안나 카레니나' 덕분에 쉴 시간이 줄어들었음에도 영어학원을 등록했다. 두 마리 토끼 모두 놓치지 않는 열정이 바로 윤공주 그 자체다.

"사실 지금이 딱 쉬는 타이밍이었어요. 하지만 주어진 시간은 다 똑같고 나이를 먹어가니까 좋은 작품이 왔을 때 할 수 있다는 게 더 감사하죠. 영어학원을 등록해서 다니고 있는데, 가장 바쁜 시기지만 너무 재밌어요. 안나는 브론스키와 사랑이 행복이기 때문에 모든 걸 버린 거잖아요. 저도 가장 좋아하는 걸 하고 있는 거예요(웃음)."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오는 7월 14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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