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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문대통령 "북미 '3차정상회담 물밑대화' 이뤄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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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7개 뉴스통신사 합동 서면인터뷰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 주제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각국 정상들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에 대한 국내외 7개 뉴스통신사(연합뉴스 및 AFP, AP, 교도통신, 로이터, 타스, 신화통신)와 합동 서면인터뷰를 진행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3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북미) 양국 간에는 3차 정상회담에 관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하노이 회담을 통해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선행된 상태의 물밑대화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이미 많은 진전을 이뤘고, 꾸준히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북미협상의 재개를 통해 다음 단계로 나가게 될 것이다. 이제 그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본다"고 말해 3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한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기대케 했다.

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

아래는 문 대통령과 국내외 7개 뉴스통신사의 서면인터뷰 질문과 답변 전문이다.

◆북미대화 교착 해소 노력 (AFP, AP, 신화통신)
-촉진자로서 한국의 실질적이고 적극적 역할에도 북미 간 핵 외교가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미국이 올 12월 말까지 이런 외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제안을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요구해왔습니다.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을 지원했던 당사자로서 핵 외교를 다시 정상으로 복귀시키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 현재의 교착상태를 완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그리고 실질적인 손에 잡히는 조치들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한반도 비핵화 추진과 관련해서 한국 정부가 앞으로 어떤 구체적인 조치와 노력을 할 것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하노이 정상회담 후 공식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동안에도 북미 양 정상의 대화 의지는 퇴색하지 않았다는 점을 먼저 강조하고 싶습니다. 정상들 간의 친서 교환이 그 증거의 하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변함없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양국 간에는 3차 정상회담에 관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노이 회담을 통해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선행된 상태의 물밑대화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북 간에도 다양한 경로로 대화를 지속하기 위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화, 그리고 대화를 위한 노력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핵심 요소입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은 한순간에 이루어질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금방 속도가 나지 않는다고 현 상황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교착상태로 볼 이유는 없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고, 김여정 제1부부장을 통해 이희호 여사 타계에 조의를 표한 것은 의미 있는 메시지입니다. 지난주 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대화 의지를 재확인한 것도 이러한 진단을 뒷받침합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이미 많은 진전을 이루었고, 꾸준히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북미협상의 재개를 통해 다음 단계로 나가게 될 것입니다. 이제 그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봅니다.

-이와 관련, 김정은 위원장을 다시 만나거나 특사를 보낼 의향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언제가 4차 남북 정상회담을 하거나 특사를 보낼 시기로 적절하다고 보시는지요?

▲김 위원장에게 달려있습니다. 나는 언제든지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와 같이, 시기와 장소,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은 변함없는 나의 의지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미국과 북한의 중재 역할을 제안해오셨고 하노이 정상회담에 앞서 대통령께서 북한에 경제적인 양보를 함으로써 미국의 부담을 완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북미 정상회담 합의실패에 부담감이 있으신가요? 한국이 미국의 입장을 북한에 적절히 전달하지 못했고, 이것이 현재 북한 국영 매체의 대남 비난에 반영돼 있다는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Reuters)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말 그대로 과정입니다. 일어나는 현상을 어느 한 단면이 아니라 과정으로서 보는 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은 그 자체로도 역사적 사건이지만, 합의 내용에서도 역사적 이정표를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기로 하고, 그 대신 미국은 북한과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했습니다. 이 합의에 따라 북한은 핵 폐기를 실행해야 하고, 미국은 상응 조치로 여건을 갖춰줘야 합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교환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이끌기 위한 상응 조치로서 남북경협을 포함해 한국의 역할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제안을 한 것입니다. 이 제안을 북한에 대한 경제적 양보라고 규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남북경협에 대해서는 두 가지 측면에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남북 관계 측면에서 우리 정부는 남북의 상생과 공동번영을 추구합니다. 이것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양보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남북의 경제적 공동번영 추구는 남북 관계의 발전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나는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반도 신경제구상 등 여러 경제적 측면의 미래 구상을 북측과 공유한 바 있습니다. 물론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어야 본격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남북 관계의 증진과 경제협력은 비핵화 협상에도 도움이 됩니다. 남북 관계의 발전은 비핵화를 촉진하는 동력입니다. 남북 관계가 좋을 때 북핵 위협이 줄어든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역사적 경험입니다. 경제교류는 사람과 사람, 생활과 생활을 잇는 일입니다. 경제협력이 촘촘하게 이뤄지고 강화될수록 과거의 대결적인 질서로 되돌아가기 힘들어집니다. 남북경제교류의 활성화는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견인하는 새로운 협력질서 창출에 이바지할 것입니다.

하노이 회담에 대한 평가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비록 하노이 정상회담이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실패한 회담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는 한두 번의 회담으로 성패를 가늠할 수 없습니다. 하노이 회담을 통해 북미 양국은 서로가 원하는 것을 협상 테이블에 모두 올려놓고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했으며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됐습니다.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이 다음 단계 협상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북미 양국 모두 대화의 필요성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2월의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의사에 회의적인 시각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향이 있다고 보고 계십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대통령님께 미국과 한국의 안보동맹, 그리고 한국과 일본, 아시아 또는 태평양 어디든 미국의 주둔상황에 어떤 변화 없이도 기존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다고 분명하게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까? (AFP, 교도통신)

▲핵 대신 경제발전을 선택해서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것이 김정은 위원장의 분명한 의지입니다. 김 위원장은 나와 세 차례 회담에서 빠른 시기에 비핵화 과정을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또한, 김 위원장은 한미동맹이나 주한미군 철수 등을 비핵화와 연계시켜 말한 적도 없습니다. 나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믿습니다. 나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 등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난 각국 정상들은 한결같이 김 위원장의 약속에 대한 신뢰를 말하고 있습니다. 신뢰야말로 대화의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는 것과 함께,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핵 폐기 의지를 포기하지 않고 그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여러 차례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상당히 유연성이 있고 결단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느꼈습니다. 예를 들면, 1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발표를 양 정상이 전 세계에 생중계된 기자회견으로 했는데, 그전까지는 없었던 일입니다. 원래 공동성명 등의 서면 형식으로 하게 되어 있었는데, 회담과 합의의 역사성을 감안해서 기자회견으로 하자는 나의 제안을 김 위원장이 즉석에서 수용했습니다.

나는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에서도 이런 유연성 있는 결단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고,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위원장이 우려하지 않고 핵 폐기 실행을 결단할 수 있는 안보환경을 만드는 것이 외교적 방법으로 비핵화를 달성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한국의 비핵화 달성 구상, 구체적 전략(AP, 연합뉴스)
-하노이 회담의 합의실패 이후 한국은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빅딜 가능성에 회의적 입장을 보였고, 대신 협상의 과정을 되돌릴 수 있는 소규모의 'good enough deals'나 '조기수확론'을 요구해왔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이런 협상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예를 제시한 적이 없습니다. 한국이 염두에 두고 있는 가능한 협상안은 무엇입니까?

▲북미 양국은 이미 비핵화 대화의 최종 목표에 대해 합의를 이뤘습니다. 요약하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 체제에 대한 안전 보장, 적대관계 종식을 맞바꾸기로 한 것입니다. 이 합의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현 단계의 과제는 서로에 대한 이행을 어떤 과정, 어떤 순서로 해나갈 것이냐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북미 양국의 신뢰 수준과 관련이 있습니다. 양국은 70년 넘는 적대관계를 이어왔기 때문에, 단번에 불신의 바다를 건너기 힘든 것입니다. 또한, 양국 간 합의의 이행을 어느 한순간에 한꺼번에 할 수도 없으니 불가피한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 정부가 협상과 신뢰의 선순환 구조에 강조점을 두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대화와 협상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그렇게 구축된 신뢰가 다시 대화와 협상의 긍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공고하고 가장 빠른 비핵화의 길입니다.

-대통령님께서는 최근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북한은 완전한 핵 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 의지를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어떤 것인지 설명해주십시오.

▲지난해 북한은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기했습니다. 북한으로서는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초기 조치를 시작한 것입니다. 또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도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영구히 폐기했다고 확약했고, 영변 핵시설 폐기 의사도 밝혔습니다.

이 점을 평가하는 가운데서도, 현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 의지를 분명히 확신하도록 하려면 북한이 하루빨리 대화의 장에 나와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미국의 실무협상 제의에 응하는 것 자체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게 될 것입니다. 북한이 하노이 회담 이후 취하고 있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이미 약속한 일을 실행해 가면서 협상의 타결을 계속 모색해간다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지난해 10월 유럽 순방 때에는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서면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고 발언하신 바 있는데, 대통령이 생각하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란 어느 정도인지, 또 그 조치가 취해졌을 때 이뤄질 수 있는 제재는 어느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하노이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가 논의된 바 있습니다. 영변은 북한 핵시설의 근간입니다.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포함한 영변의 핵시설 전부가 검증 하에 전면적으로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번에는 타협에 이르지 못했지만,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논의된 사안들을 토대로 차기 협상을 이루어가면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북미회담과 비핵화 과정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으면,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제협력도 탄력을 받을 것이며, 국제사회도 유엔 안보리 제재의 부분적 또는 단계적 완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향후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되면 북한이 어떤 조치를 완료했을 때를 실질적인 비핵화가 이루어진 것, 다시 말해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간주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협상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이른바 비핵화의 정의를 명확히 하는 것과 연동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핵심은 신뢰입니다. 내가 최근 스웨덴 의회 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신뢰를 강조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대화를 통한 해결을 도모한 이상 서로 신뢰하는 자세로 대화에 임해야 합니다. 특히 북한은 핵을 포기할 경우 안전과 밝은 미래를 보장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약속을 신뢰해야 합니다. 물론 신뢰는 상호적이어야 합니다.

이것이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은 물론이고, 양자·다자대화를 가리지 않고 국제사회와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대화가 신뢰를 늘려가고, 신뢰가 대화를 지속하게 할 것입니다. 남북이 합의한 교류협력사업을 지속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합의의 이행은 평화를 만들어내는 신뢰의 힘을 보여줍니다. 나는 북한과 국제사회 간의 신뢰 회복을 위해 변함없이 함께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내년(2020년)으로 6·25 전쟁 발발 70주년이 됩니다. 따라서 내년 6월 25일 전까지는 한반도 냉전체제의 완전한 종식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북미 핵 협상, 한반도 종전선언, 완전한 비핵화, 평화협정 체결 등으로 이어지는 대통령님의 한반도 평화 로드맵을 소개해주십시오. 특히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에 있어서 대통령님이 임기 안에 꼭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 소개해주십시오.(연합뉴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냉전을 해체하는 일이고, 남북미 정상이 함께 걷는 긴 여정입니다. 핵 협상을 거쳐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거쳐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일이 이전에는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길 위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매 순간, 매 단계 최선을 다해 진지하고 성의 있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나는 이 길이 옳은 길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도달해야 할 목표도 분명합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적인 이행조치들을 목록화하고 시간 계획을 수립한 로드맵은 당사자 간 협상을 거쳐 마련될 것입니다. 한반도는 65년이 넘게 정전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각고의 노력으로 작년부터 화해와 협력의 국면이 조성되기는 했지만, 우리 국민의 온전한 일상이 훼손될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지금의 평화는 잠정적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잠정적인 평화만으로도 우리는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쟁을 겪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의 대통령인 나에게 평화는 역사적 책무이면서 헌법이 부여한 책무입니다. 임기 내에 모든 것을 이룰 수는 없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물길은 이미 흐르고 있습니다. 적어도 임기 중에는, 적어도 그 물결이 되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진척되기를 바라는 것이 내 소망입니다.

-또한, 대통령님께서는 노르웨이 연설에서 '일상을 위한 평화, 국민을 위한 평화' 언급을 하셨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구상하고 있는 방안이나 해법을 제시해 주십시오.(연합뉴스)

▲한반도 평화는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냉전 구조가 해체되고 상시적인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에 온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평화의 개념이 보다 확장되어야 합니다. 한반도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정치 군사적 문제의 해결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민족 구성원 모두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국민을 위한 평화'입니다.

경제 성장과 번영의 미래를 공동으로 개척하고, 우수한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고 누리며, 재난과 질병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등의 노력은 남북 구성원 모두의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일입니다. 이런 노력이 쌓이면, 오랫동안 대결 구도가 유지되면서 남북 구성원들 사이에 스며든 마음속의 적대감을 지우고 일상 속에서 평화의 소중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작년에 우리는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최근 북한이 몇 차례 실험했습니다. 하지만 심각한 긴장 고조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진전될 것으로 보고 계십니까? 한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입니까?(타스)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 완화는 두 가지 트랙으로 이뤄집니다. 하나는 북미 대화와 연계된 비핵화이고, 또 하나는 재래식 무기로 인한 군사적 긴장 완화인데 이는 남북 간에 해야 할 일입니다.

작년 9월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남북 간에는 초보적인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가 이루어졌습니다. 현재 남북 간에는 남북군사합의서에 따라 군사분계선 인근의 적대행위 전면중지,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 비무장지대 내 GP 철수, 유해발굴, 한강하구 공동이용을 위한 수로 조사 등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남북군사합의서가 비핵화 과정에서 특별히 중요한 것은 남북 간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여 비핵화 대화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한반도의 긴장을 급격히 고조시키거나 비핵화 대화의 파탄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도 그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북군사합의서가 제대로 잘 이행된다면, 이후에는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 상호 군사정보를 교환하거나 훈련을 참관하는 등 군사태세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는 단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비핵화 진전에 따라 우리 수도를 겨냥하고 있는 북한의 장사정포와 남북 간에 보유하고 있는 단거리 미사일 등의 위협적 무기를 감축하는 군축단계로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은 여전히 남북한 경제프로젝트 재개(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와 영변 핵시설 폐쇄조치를 맞교환하는 것이 더 큰 진전을 위한 신뢰와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는 공정한 거래라고 여기시는지요?한반도 상황의 포괄적 해결의 주요 요소 중 하나는 남북 관계와 (남북) 접경지 경제프로젝트입니다. 혹자는 미국과 북한의 협력 교착상태 때문에 이러한 발전이 현재 어렵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들 프로젝트의 진전 전망, 어떻게 보십니까?(AP, 타스)

▲나는 남북한 경제프로젝트 재개와 영변 핵시설 폐쇄조치를 맞교환하자고 주장한 바 없습니다. 다만, 개성공단 재개를 비롯한 남북경제협력사업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이후 맞이하게 될 '밝은 미래'를 선제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북미 모두에게 매력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 중의 하나로서 남북경협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제안한 이유입니다.

남북 관계가 제대로 발전해가고 관계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러 경제협력으로까지 이어져야 합니다. 그러자면 국제적인 경제 제재가 해제되어야 하고, 경제 제재가 해제되려면 북한의 비핵화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하는 것이 지금의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모든 남북협력은 단 1건의 위반 사례도 없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여 추진되고 있으며, 우리 정부는 제재의 틀 안에서 남북 관계를 발전시켜 북미대화를 촉진한다는 방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긴 여정을 지속해가기 위해서는 공동번영을 위한 구상을 구체화해나가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우리 정부는 될 수 있는 대로 빠르게 그런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여야의 갈등으로 정치 분열양상이 고조되고 있는데 촛불 시위에 나섰던 사람들의 희망과 열망을 현재까지 임기 중에 이뤄내고 있다고 느끼십니까? 한국 정치에 변화를 주겠다는 공약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약은 달성되고 있다고 느끼십니까?) 또 재벌개혁은 어떻게 됐습니까?(AFP)

▲대한민국의 모든 성취는 국민의 힘으로 이룩한 것이고, 촛불은 그런 국민의 힘을 상징합니다. 우리 정부는 촛불에 담긴 국민의 열망과 함께 출범했고, 지금도 우리 정부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많은 변화가 시작되었고, 진행되고 있습니다. 변화의 핵심에 국민주권의 정신, 공정과 정의의 가치가 있습니다. 국민 위에 군림하던 권력기관의 정상화를 위한 개혁, 더 나아가 국민의 삶을 무너뜨려 온 반칙과 특권, 부조리한 관행을 없애는 반부패 개혁에서도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사회·경제적으로도 소수에게 기회와 혜택이 집중되던 과거의 방식을 극복하고 다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조적 저성장, 양극화와 불평등 극복이 오늘날 전 세계의 관심사입니다. 한국은 이 점에 있어 혁신적 포용국가를 목표로 삼고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공정한 경제 질서를 세우는 재벌개혁은 그 일환입니다.

한국의 재벌·대기업은 한국의 고성장을 이끌어 왔고, 앞으로도 한국의 경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우리가 개혁하려는 것은 재벌 체제로 인한 경제의 불투명, 불공정한 측면입니다. 이것은 경제에서도 민주주의를 실현해 우리의 민주주의를 더 넓고 깊은, 단단한 민주주의로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촛불에 담긴 국민의 열망이 단번에 모두 실현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촛불이 보여준 것처럼 민주적이고 성숙한 방법으로 우리 정부에 주어진 과제와 사명을 끝까지 지켜나갈 것입니다.

-강제징용 문제에 관해서 한국 정부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판단을 촉구한다거나 피해자 변호인단에 일본기업의 재산 처리를 연기하도록 요청하거나 재단설립 등을 고려하고 계시는지, G20에서 아베 총리에게 어떤 제의를 준비하고 계시는지요(교도통신)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거듭해서 생각을 밝혔습니다. 첫째, 한일관계는 굉장히 중요하고, 앞으로 더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둘째, 과거사 문제로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가 손상되지 않도록 양국 정부가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이 점은 일본 정부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한일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과거사 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과거사 문제는 한국 정부가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엄밀히 존재했던 불행했던 역사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비록 한일협정이 체결되기는 했지만, 국제 규범과 인권의식이 높아지면서 그 상처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무엇보다 피해자들의 고통이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수용해야 합니다. 결국, 양국이 지혜를 모아야 할 지점은 피해자들의 실질적 고통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입니다.

최근 우리 정부는 강제징용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 일본 정부에 전달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의 정부로서 대법원판결을 존중하고, 이 문제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각계의 의견과 피해자들의 요구까지를 종합했습니다. 당사자들 간의 화해가 이루어지도록 하면서 한일관계도 한 걸음 나아가게 하도록 하는 조치입니다. 그 문제를 포함하여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두 정상 간의 협의에 대해 나는 언제든지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G20의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지 여부는 일본에 달려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하면서 교착상태에 있던 비핵화 대화가 물꼬를 트는 것이라는 긍정적인 해석이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중국이 북핵 문제를 미·중 갈등의 지렛대로 활용하기로 하면서 북·중 결속이 가속화 해 한국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앞서 청와대는 시 주석의 방북을 중국과 긴밀히 협의했다고 밝혔는데요, 진전이 없었던 비핵화 대화와 관련해 시 주석을 통해 남북 간에 메시지 교환이 있었습니까? 있었다면 어떤 내용이었는지 전해주실 수 있을지요. 북한이 아직 비핵화 대화 테이블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방북 등을 통해 중국에 기대하는 역할이 있었다면 그것도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연합뉴스)

▲작년 3월 이후 김정은 위원장은 13차례의 정상회담을 개최하였습니다(중국 5회, 한국 3회, 미국 2회, 러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각 1회). 우리 정부는 북한이 국제사회와 접촉면을 확대해 나가는 것을 환영합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평화를 구축하는 과정입니다.

한-중 양국은 수시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방안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우리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 정부는 시진핑 주석이 한중회담 전에 북한을 먼저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하노이 회담 이후 소강 국면에 새로운 전기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지난주 시진핑 주석의 방북이 남북 간,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곧 있을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을 직접 만나 상세한 방북 결과를 듣게 될 것입니다.

-북미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G20 정상회의를 이용해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관계국 정상들에게 어떤 조절방안을 촉구하실 계획이신지요(교도통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지 속에서 진전되어 왔습니다. 현재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는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냉전체제를 허무는 세계사적 대전환입니다. 이 점에서 나는 국제사회와의 협력, 특히 관계국들과의 협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동맹국인 미국과는 북한과의 조기 대화 재개 방안, 북한이 취해야 할 비핵화 조치와 이에 대한 상응 조치 등 모든 부분에 대해 긴밀히 의견을 교환하면서 공동의 입장을 조율해 가고 있습니다. G20 정상회의 직후에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더 깊은 논의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그간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해 왔습니다. 북한이 조기에 대화에 복귀하는데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구축 과정에서 북일 관계의 정상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를 추진한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며,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적극 지지하고 협력할 것입니다.

-외국에서는 한국의 경제에 대해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이런 잠재력을 어떻게 현실화할 수 있을지, 한반도의 번영을 어떻게 견인하고, 국가의 미래 청사진을 어떻게 바꿀 것으로 보시는지 설명해주십시오.(연합뉴스)

▲대한민국은 역동적인 나라입니다. 전쟁의 폐허 위에서 아주 짧은 시간 안에 경제를 발전시켰고, 민주주의를 함께 발전시켰습니다. 이 역동성을 훼손하고 제약하고 있는 것이 분단구조입니다. 분단과 냉전으로 인한 갈등과 대결이 이념을 앞세운 부패와 특권, 불공정을 용인해왔고, 국민의 삶의 공간과 상상력을 제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대한민국 역사에 내장된 역동성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입니다.

나는 평화가 곧 경제라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대륙과 해양을 연결해 한국 경제의 영역을 크게 확장할 것입니다. 또한, 남북이 하나의 경제권으로 발전할 경우, 인구 8천만 명의 단일시장이 되어 영국, 프랑스, 이태리보다 더 많으며 독일과 비슷한 수준의 시장 형성이 가능합니다. 남북한만이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엄청난 성장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한국은 튼튼한 경제 펀더멘탈과 매력적인 투자여건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오랜 정치·군사적 긴장이 가져온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해소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들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역대 최고등급으로 유지하고 있고, 세계경기 둔화로 많은 국가의 신용위험이 증가하는 속에서도 한국의 외평채 가산금리도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 또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남북경제교류의 활성화는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견인하는 새로운 협력질서 창출에 이바지할 것입니다. 지난해에 제안한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 참여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도 그런 구상 속에서 나왔습니다. 이는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 경제공동체, 다자평화안보협력체제 등으로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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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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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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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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