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스타톡] '시티오브엔젤' 김문정 음악감독 "지휘봉만 잡으면 힘나요"

기사입력 : 2019년07월16일 07:15

최종수정 : 2019년07월16일 08:16

1940년대 후반 할리우드 배경의 블랙코미디 누아르 뮤지컬
재즈 살리기 위해 '엔젤스' 오디션부터 18인조 오케스트라까지
여성 음악감독 드물지만 뮤지컬 저변 확대 위한 책임감 확실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영화와 현실이 흑백으로 구분된다. 1940년대 할리우드에서 유행하던 '필름 누아르'(암흑가를 무대로 범죄와 폭력 세계를 주로 다루는 장르)의 분위기를 살린다. 무엇보다 '재즈' 음악을 통해 작품의 차별성이 강조된다.

뮤지컬 '시티오브엔젤'은 1989년 브로드웨이 초연 후 올해 한국에서 처음 소개된다.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이자 천재작곡가 사이 콜먼의 스윙재즈 넘버를 한국에서 가장 핫한 김문정(47) 음악감독이 새롭게 선사할 예정이다. 익숙하지 않은 장르를 어떡하면 더 관객에게 가까이 가져갈지 고민이 깊은 그를 최근 충무아트센터 한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김문정 음악감독 [사진=샘컴퍼니]

뮤지컬 '시티오브엔젤'은 1940년대 후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탐정 소설을 영화 시나리오로 만들며 어려움을 겪는 작가 '스타인'과 그가 창조한 시나리오 속 주인공 탐정 '스톤'이 교차하는 극중극이다. 당시 유행했던 영화 장르인 필름 누아르와 팜므파탈 요소를 가미한 블랙코미디 누아르 뮤지컬이다.

"솔직히 누아르의 개념도 잘 모르겠어요(웃음). 기본은 다 재즈인 작품이에요. 사실 정통 재즈는 어려워서 못 들어요. 하지만 저희 작품의 넘버는 어렵지 않죠. 재즈의 기본은 스윙과 바운스인데, 16비트나 다른 종류의 음악도 있긴 해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모든 코드라 리듬은 재즈 스타일이죠. 뮤지컬 '시카고'가 1960년대 모던 재즈라면, 이 작품은 1940년대 재즈이기 때문에 더 전통적인 느낌이에요."

작품은 초연 이후 1990년 토니어워즈 6개 부문, 드라마데스크상 8개 부문을 수상했다. 또 1993년 웨스트엔드에서 로렌스 올리비에상 베스트 뉴 뮤지컬상을 거머쥐며 작품성과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이번 국내 공연은 '논 레플리카(Non Replica, 원작을 국내 정서에 맞게 수정·각색·번안이 가능)' 방식으로 제작된다.

"지금도 연습하면서 계속 고치고 있어요. 넘버를 제외하고서도 장면 전환에 모두 음악이 들어가요. 올드한 부분을 과감하게 빼고, 다른 음악을 갖고 오거나 붙이면서 더 좋은 작품을 위해 고심하고 있죠. 탄탄한 원작인데 논 레플리카라는 자유가 있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어요.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주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공연이 그렇듯, 하고 싶은 걸 다 해보는 시간이 연습 과정이에요. 이때 재밌게 해야 무대 위에서는 정해진 걸 하는 거죠. 배우들의 의견도 내고, 제가 내기도 하고 그러다 점점 일이 커지기도 해요(웃음)."

김문정 음악감독 [사진=샘컴퍼니]

김 감독은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오경택 연출과 처음 합을 맞춘다. 그는 오 연출에 대해 "굉장히 학구파"라며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자신과 반대이기 때문에 호흡이 좋다고 웃었다.

"오경택 선생님은 굉장히 생각을 많이 하시고, 구체적인 동선이나 음악 등 머릿속에 계산이 다 돼있어요. 전체 그림을 훑으면서 그 안에서 세부 사항을 다져가는 작업 방식인데, 사실 처음에는 따라가기가 힘들어요. 하지만 큰 그림으로 보면 좋은 작품이 될 거란 생각이 들어요. 저 같은 경우는 디테일을 잡아서 숲을 만든다면, 선생님은 숲을 보고 가지치기를 하시는 방법인 거죠. 나쁘지 않은 합이에요(웃음)."

극에는 배우 최재림과 강홍석이 '스타인' 역, 그의 시나리오 속 탐정 '스톤' 역은 배우 이지훈과 테이가 맡는다. 또 정준하, 임기홍, 가희, 백주희, 리사, 방진의, 김경선, 박혜나 등이 참여한다. 재즈가 주이기 때문에 배우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주문하는 점은 '그루브'다.

"의외로 최재림 배우와 처음 작품을 해봐요. 방진의, 정준하, 김경선 배우도 모두 처음이네요. (최)재림 배우는 워낙 노래를 잘하지만 성악 베이스라서 그루브가 괜찮을까 걱정했는데, 기본적으로 소리가 좋고 디렉션도 빨리 받아들여서 좋아요. 정준하 배우는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웃음) 뮤지컬 경력도 있고 따로 레슨을 받고 있어요. 무엇보다 팀 분위기를 굉장히 좋게 끌어주고 있죠. 이지훈 배우나 테이, (강)홍석이는 많이 해봐서 믿음이 있어요. 홍석이는 목소리 톤으로만 얘기하자면 이 작품에 최적화된 배우에요(웃음). 여배우들도 너무 사랑스러워요.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루브가 없다면 있는 것처럼 하게 만드는 게 제 역할이라서 꼼꼼하게 디렉션을 보고 있죠.(웃음)"

김문정 음악감독 [사진=샘컴퍼니]

작품은 '스캣'(의미 없는 음절로 즉흥적으로 하는 노래)으로 이뤄진 '오버추어(서곡)'로 시작된다. 모든 배우들이 참여하는 대합창 넘버가 없는 대신, 재즈의 매력을 전하는 앙상블 '엔젤스'의 역할이 크다. 때문에 '엔젤스' 선정 오디션이 매우 치열했다.

"대합창이 있는 서사극이 아니에요. 저도 깜짝 놀랐죠. 풀컴퍼니가 부르는 노래가 네 소절 뿐이거든요(웃음). 그래서 '엔젤스' 네 명의 활약상이 굉장히 커요. 처음부터 컴퍼니와 연출진이 선별을 잘 하기 위한 작전을 펼쳤어요. 일대일, 성비별, 다양한 방법으로 오디션을 봤어요. 네 명의 합이 정말 중요한데, 한 명이 펑크가 나면 안되니 스윙 격으로 네 명을 더 뽑았죠. 혹여나 허전한 부분에서는 네 명의 엔젤스와 스윙까지 모두 올라오는 부분도 만들려고 해요. 공연 중간중간에 스캣을 넣으려는 생각도 있고요."

한국 뮤지컬 시장에서 주류로 선보이지 않았던 재즈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김 감독은 풀 오케스트라를 무대에 올린다. 기존 14인조 오케스트라를 18인조 빅밴드로 새롭게 구성했다. 2005년부터 본인이 이끌고 있는 Th M.C Orchestra가 함께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멀티 연주자를 찾기 쉽지 않아요. 피클로, 플룻, 클라리넷, 색소폰까지 4개 악기를 모두 소화해야 하는 연주자가 2명이나 필요해요. 또 클라리넷, 엘토 색소폰, 바리톤 색소폰 등 3개 악기를 맡아줘야 하는 연주자도 몇 명 필요하죠. 이런 분들을 찾기가 쉽지 않고 연주자 층이 두텁지 않아서 벌써부터 맹연습하고 있어요. The M.C 오케스트라와는 10년을 넘게 함께 했는데 같이 음악하고 나이 먹는 게 소중하고 행복하죠. 저희가 하는 일이 점차 체계화 되고 있고, 뮤지컬 전문 오케스트라의 인지도가 생겨서 기뻐요."

김문정 음악감독 [사진=샘컴퍼니]

김 감독은 뮤지컬 '명성황후' '미스 사이공' '영웅' '맘마미아' '맨오브라만차' '서편제' '마타하리' '레베카' '엘리자벳' '모차르트' '레미제라블' '데스노트' '팬텀' '모래시계' '웃는남자' 등 수많은 작품에 참여했다. 20여 년의 음악생활을 되돌아보며 지난달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도 진행했다. 양일간 콘서트에 최백호, 황정민, 임태경, 정성화, 김주원, 이자람, 조정은, 양준모, 전미도, 김준수, 정택운, 포르테 디 콰트로(고훈정, 김현수, 손태진, 이벼리) 등이 게스트로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콘서트는 제 인생의 선물이었어요. 정말 벅찼죠. 그동안 수고했다는 위로와 격려를 받았고 더 열심히 일하라는 채찍질과 방향성도 깨달았죠. 정말 많은 훌륭한 게스트들이 두발 벗고 도와주셨어요. 지휘는 하나도 안 떨렸는데, 뒤돌아서 관객들에게 이야기하고 다시 지휘하는게 엄청 부담스러웠어요(웃음). 미숙한 진행도 있었겠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했어요. 다음에도 또 콘서트를 하고 싶긴 하지만, 이렇게 큰 규모로 할 수 있을까 싶어요(웃음)."

사실 뮤지컬업계에서 음악감독이 여성인 경우는 드물다. 김 감독의 경우 JTBC '팬텀싱어'를 통해 얼굴이 많이 알려졌을 뿐. 그는 "트렌드인 것 같다"며 뮤지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저변을 확대하는 일이라면 매체 노출은 물론 기꺼이 능력을 쓰겠다고 말했다. 새롭게 유튜브 채널도 개설했다.

"외국 스태프들이 오면 조금 놀라요(웃음). 누군가는 생활이 안정적이지 못해 남자들이 전업할 수 없는 현실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남자보다 여자가 더 섬세한 것도 아니고요. 그냥 국내 트렌드인 것 같아요. 가끔 강연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들어오기도 하는데, 뮤지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저변을 확대하는 일이라변 기꺼이 능력을 쓰려고 합니다. 최근에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는데, 뮤지컬을 하려는 음악도들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시키고자 해요. 사실 제약이 조금 있을 것 같지만 한정된 범위 내에서 현장 활동이나 아이디어 공유 과정, 다양한 음악 작업을 오픈하고 싶어요."

김문정 음악감독 [사진=샘컴퍼니]

먼 미래의 목표보다 현재에 충실한다는 김 감독. 쉴 틈 없이 일하지만 지휘봉만 잡으면 기운이 난다고. 뮤지컬 '시티오브엔젤'의 음악감독으로서, 한세대학교 공연예술학과 교수로서, The M.C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서 앞으로 나아갈 길을 응원한다.

"체력이 좋은 편이에요. 눈만 감으면 자는 타입인데다 4~5시간만 자도 괜찮아요. 사실 피곤하고 힘들긴 해도 지휘봉만 잡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힘이 나요(웃음). 특별한 목표를 세운다기보다 그저 지금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당장 협업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상황들, 오늘의 좋은 공연이 순간순간 이뤄야 할 목표인 거죠. 아, '팬텀싱어' 때 만났던 고훈정, 고은성, 이충주, 조형균 배우와 작품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 친구들과는 꼭 해보고 싶네요(웃음)."

뮤지컬 '시티오브엔젤'은 오는 8월 8일부터 10월 20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고병원성 AI 발생 30회 돌파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설 명절 직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3건 연이어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이 긴장모드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 발생 사례는 총 32번이다.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일 관계기관·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중수본 회의를 개최하고, 고병원성 AI 발생 위험이 큰 이달 집중 방역관리를 시행하기로 했다. 먼저 중수본은 이달 한 달간 '산란계 및 오리농장 집중 방역관리 대책'을 추진한다. 31일 충남 논산시청 가축방역상황실과 논산시 관내 거점소독시설, 식용란선별포장업체를 찾아 방역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사진=농림축산식품부] 2025.01.31 plum@newspim.com 고병원성 AI 발생 위험 27개 시군을 지정해 관계기관 합동으로 방역 추진 상황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집중 소독 주간을 지정해 산란계와 오리농장에 대한 소독을 강화한다. 산란계 특별관리 위험 19개 시군을 지정해 해당 지역 내 모든 산란계 농장(418호)에 대해 지자체에서 일제 검사도 시행한다. 이어 오리 특별관리 위험 9개 시군을 지정 해당 지역 내 과거 발생농장(63호)에 대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특별점검을 추진한다. 방역당국은 최근 고병원성 AI 발생에 따라 전북도 전체 오리농장과 발생 오리계열사에 대해 일제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중수본은 발생 오리계열사와 계약한 전국의 오리농장에 대해 특별 점검도 추진 중이다.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인한 계란 및 축산물 수급관리도 실시한다. 고병원성 AI 긴급방역 모습. [사진= 뉴스핌 DB]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육용오리와 종오리 누적 살처분 마릿수 비중은 전체 육용오리와 종오리 사육 마릿수의 각각 6.0%, 2.5%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오리고기 냉동 재고물량(350만마리)과 소비감소 등으로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최정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가금 계열사는 계약 사육 농장에 대해 자체 방역 점검을 하고, 농축협과 축산농가는 농장 내외부와 진입로 등을 꼼꼼하게 소독해달라"고 당부했다. plum@newspim.com 2025-02-02 20:50
사진
美 트럼프, 관세전쟁 첫 포문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며 관세전쟁(tarrif war)의 첫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월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관세명령에 서명했다. 발효 시점은 오는 2월4일 0시1분으로, 실제 적용까지는 이틀의 시간이 남았다. 4개 당사국(미국 캐나다 멕시코 중국)이 이틀 간의 협상 기회를 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명령은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 등으로 맞대응할 경우 미국 정부가 관세율을 인상할 수 있는 보복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앞서 캐나다 등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보복조치로 응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데, 이를 실행에 옮길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더 묵직한 보복 관세(25%를 넘는 관세율)로 응징에 나설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2월1일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예고했던 관세부과를 명령했다 [사진=블룸버그] ◆ 관세부과 대상 7년전의 4배 육박 캐나다산 석유 등 에너지 수입 품목에는 예고한 대로 10% 관세만 부과된다. 백악관 관리들은 블룸버그에 "이는 미국내 가솔린과 난방유 가격의 상승 압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예외 조치"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현지시간 2월1일) 자산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불법 이주민, 그리고 펜타닐을 비롯해 우리 시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치명적인 약물이라는 주요 위협 때문에 국제경제긴급권한법(IEEPA, 일종의 비상 경제 권한)을 발동해 관세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우리는 미국인을 보호해야 하며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나의 책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이 수입한 캐나다산 재화는 4186억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1060억달러어치는 캐나다산 원유와 천연가스, 전기 등 에너지 관련 품목이다. 같은 해 미국이 멕시코에서 수입한 재화는 4752억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에다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제품까지 보태면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는 수입품은 (2023년기준) 1조3000억달러에 이른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018~2019년 중국산 수입품에 4차례 관세를 부과했을 당시 적용 대상이었던 수입품은 약 3600억달러어치였다.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는 수입품은 금액기준으로 7년전의 4배에 육박한다. ◆ 높은 협상 문턱? 앞서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그리고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로도 트럼프는 "캐나다와 멕시코의 허술한 국경 경비 탓에 불법 이민자와 카르텔(범죄조직), 마약이 미국으로 유입돼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으며 불법 펜타닐 문제에 있어서는 중국이 그 온상"이라고 지적하며 "이들 나라가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거듭 공언해 왔다. 비경제적 목적, 즉 정치·사회적 목적으로 두 동맹국에 단행된 이날의 관세조치는 목표한 바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된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과 다자무역협정, 즉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맺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으로 유입되던 불법적인 펜타닐이 제거됐다고 확신이 설 때까지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관세 조치의 실제 발효까지는 이틀의 말미가 남았다. 앞서 콜롬비아 정부는 미국내 불법 체류자 인수를 거부했다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25%의 관세 폭탄을 맞은 뒤 9시간 만에 백기를 들었다. 백악관도 불법 이민자 추방조건을 콜롬비아가 수용하자 관세 등의 제재 조치를 유보하기로 했다. 그런만큼 캐나다와 멕시코 등에 대한 이번 관세조치 역시 협상의 여지는 열려 있다. 일종의 '선(先) 관세 선포-후(後) 협상'의 수순인데, 다만 미국 고위 관리들의 발언을 전한 외신들에서는 협상의 문턱이 제법 높아 보인다는 관측이 뒤따랐다. WSJ는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캐나다 및 멕시코와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관세 인하의 기준이 높게 설정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진전의 최고 척도는 미국인들이 불법 펜타닐로 사망하는 사건이 멈추고 미국 국경에서의 (불법) 이주와 광범위한 범죄 활동이 '극적으로 감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멕시코, 보복 예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에 캐나다와 멕시코는 즉각 맞대응을 예고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미국이 4일부터 대부분의 캐나다 제품에 25%, 에너지에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확정했다"며 "이런 것을 원하지는 않았지만, 캐나다는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더그 포트 온타리오주 주지사는 "이제 캐나다는 반격하고, 더 강하게 반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경제부 장관에게 멕시코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 및 비관세 조치를 포함, 플랜B를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 미국 내부에서도 불만..."자동차·정유·전자상거래 등 타격 불가피" 트럼프의 이번 관세 부과조치는 그간 면세 혜택을 받던 캐나다산 소액 수입품에도 적용된다. 이는 800달러 미만의 소액 캐나다산 수입품이 통관 과정에서 적절한 검사를 받지 않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WSJ는 이러한 최저한 면세(de minimis exemption)조항이 사실상 제거됨에 따라 이번 조치는 실질적으로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을 전했다. 더구나 블룸버그는 이번 명령은 캐나다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미국으로 보내는 소형 소포에 대한 면세 축소를 포함하고 있는 만큼 잠재적으로 전자상거래와 온라인 쇼핑물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조치의 적용 범위가 아직은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미국 관리는 기자들에게 "미국은 이러한 면세(de minimis exemption) 조치로 막대한 관세 수입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자동차 산업 공급망은 캐나다와 멕시코의 부품 및 조립 공장과 긴밀히 연계돼 있다. 그런만큼 이번 관세로 미국 자동차업계가 겪게될 충격도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오토스 드라이브 아메리카(Autos Drive America)의 제니퍼 사파비안 대표는 이메일 성명에서 "관세 부과는 미국의 일자리와 투자, 그리고 소비자 모두에게 해로울 것"이라며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는 장벽을 줄이고, 생산을 방해하는 규제를 완화하고, 더 큰 수출 기회를 창출하는 정책이 더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 자산시장 충격파 예고...스태그플레이션 그늘 미국 태평양 북서부와 북동부 지역은 캐나다산 천연가스와 전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캐나다산 에너지 품목은 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낮게(10%) 적용되지만 가계와 기업들의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 정유업계도 마찬가지다. 당장 미국 내 원유 생산과 송유관 설비를 크게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는 그간 지리적 조건으로 캐나다산 원유에 의존했던 정유사들의 경우 정제 마진 압박을 겪게 된다. 캐나다산 원유에 10% 관세가 부과될 경우 원재료 비용 상승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비용을 판매가격에 전가하면 물가상승률이 꿈틀대게 된다. 예고했던 관세가 단행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들썩일 위험, 그리고 이를 선반영해 미국의 시장금리(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가 덩달아 고도를 높일 가능성은 글로벌 자산시장을 흔들어 놓을 위험 변수다. 특히 캐나다와 멕시코 등의 경우 통화 가치 급락으로 자산시장이 한바탕 휘청댈 수 있다. 앞서 국제결제은행(BIS)은 관세를 장착한 달러 강세가 글로벌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의 그늘을 짙게 드리울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 "관세 장착한 강달러,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야기한다"   osy75@newspim.com 2025-02-02 12: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