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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로 떠나는 중국기행] ②美酒의 전설, 세상을 삼키려 한 주당들

기사입력 : 2019년07월17일 16:13

최종수정 : 2019년09월02일 09:03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술 백주는 고도주다. 주로 40, 50도대가 많다. 50도 이상은 독한 술(烈性酒), 40도 이하는 저도주로 구분된다. 한국 애주가들 사이에 잘 알려진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 귀주모태) 중에는 한 병에 2천위안을 호가하는 53도짜리 귀주모태 페이텐(飛天)이 가장 좋은 술에 속한다. 이에 비해 43도짜리 귀주모태 페이텐도 있지만 가격은 800위안대로 뚝 떨어진다.

증류주인 백주는 일반적으로 도수가 높을수록 비싸고 맛도 뛰어나다. 도수는 맛 향과 함께 발효와 증류횟수 등으로 결정된다. 다만 높은 도수에도 싼 술이 얼마든지 있다. 베이징 일대 전통 백주인 얼궈터우(二鍋頭)주는 50도가 넘는 고도주인데, 일부 비싼 모델을 제외하면 저가 대중주가 주류를 이룬다. 마오타이 계열 중에도 53도짜리 고도주 잉빈(迎賓)주와 왕쯔(王子) 모델이 있으나 판매가는 각 130위안, 200위안 정도인 중저가 술이다.  

사람들은 이런 독한 술을 옛날부터 흥을 돋우거나 시상을 떠올리기 위해, 때로는 취해서 세상의 근심 걱정을 잊기 위해 그토록 마셔 댔다. 사람들은 한번 마시면 쉽게 깨지않는 술을 제일 좋은 술로 쳤다. 그러다 보니 세월이 갈수록 술의 도수도 점점 높아졌다. 주당들은 또 저마다 주량이 쎈 것을 자랑으로 여겼다.

당대의 시인 이백은 창진주에서 ‘잘 차려진 주안상이 귀한게 아니라 다만 오래도록 취해서 깨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鐘鼓饌玉不足貴 但願長醉不願醒)‘라고 노래했다. [사진=바이두]

당대의 주당 이백은 불후의 권주가 창진주(將進酒)에서 ‘잘 차려진 주안상이 귀한 게 아니라 다만 오래도록 취해서 깨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鐘鼓饌玉不足貴 但願長醉不願醒)‘라고 노래했다. 또 이 시에서 호방한 성품의 이백은 “한번 마셨다 하면 모름지기 300잔 정도는 마셔야하지 않겠느냐(會須一飮三百杯)”며 드러내놓고 호기를 부렸다.

중국 술의 역사는 주(周)말 춘추전국 초기 무렵 두캉(杜康)이 살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 술을 빚은 사람은 하(夏)왕조의 이디(儀狄)지만 정작 술의 시조는 주 나라 때의 두캉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디가 술의 발명자라면 두캉은 본격적으로 술을 발전 보급시킨 인물로 보여진다.

후세에 와서 두캉은 술의 대명사이며 술도가, 또는 술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중화주(中華酒)'라는 사설은 ‘이디가 술을 빚어 우임금에게 진상했고, 중화의 자손은 모두가 술을 즐기는 두캉이다”고 적고 있다. 두캉이 세상에 나온 후에 방방곡곡에 주막 경제가 번영하기 시작했다는 내용도 눈에 띈다. 옛날부터 술은 생활 소비와 불가분의 관계였음을 짐작게하는 대목이다. 

중국 중원에 해당하는 허난(河南)성 뤄양(洛陽)에는 독하고 좋은 술 두캉에 관한 재미있는 고사가 전해져 온다. '두캉주 석 잔 마시고, 류링(劉伶)이 3년 취했다'는 이야기다. 전설 같은 이 얘기는 '천하의 최고 술은 두캉이고, 주량이 가장 센 사람은 류링(天下好酒數杜康,酒量最大的數劉伶)'임을 주장하고 있다.

'천하의 최고 술은 두캉이고, 주량이 가장 쎈 사람은 류링(天下好酒數杜康,酒量最大的數劉伶)이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사진=바이두]

춘추전국시대 진(晉)의 죽림칠현 중 한사람인 류링이 벼슬을 버리고 술을 벗삼아 세월 보내던 중 어느 날 두캉 주막을 지나게 됐다. 주막 사립문은 살짝 열려 있었고 대문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의 대련이 나붙어 있었다.

‘맹호가 한잔 먹고 산중에 몸을 뉘이고, 교룡이 석 잔을 마신 뒤 바닷속에 고이 잠들었노라(猛虎一杯山中醉,蛟龙三盏海底眠)’. 그리고 그 아래는 또 이런 내용의 반가운 문자가 적혀있었다. ‘한번 마신 뒤 3년 안에 깨어날 경우 술값 무료(不醉三年不要錢)’.

벼슬은 몰라도 술에는 누구보다 자신있었던 류링은 앉자마자 호기롭게 연거푸 두잔을 들이켰다. 세 번째 잔에 천하의 주당 류링도 어질어질 정신이 혼미해졌다. 마침 주머니가 빈 류링은 술값을 외상으로 달아놓고 겨우겨우 집에 돌아왔으나 눈앞에 저승이 어른거렸다. 죽음을 예감한 류링은 술지게미와 술잔을 관에 넣어달라고 유언한 뒤 숨을 거뒀다.

‘한번 마신 뒤 3년안에 깨어날 경우 술값 무료(不醉三年不要錢)’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독한 천하 최고의 술 두캉주[사진=바이두]

3년 후 두캉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류링의 부인에게 외상 술값을 달라고 청했다. 류링의 처는 자기 서방을 죽게 만든 장본인이 제 발로 나타났다며 다짜고짜 두캉의 멱살을 잡고 소란을 떨었다. 두캉은 “무슨 소리냐. 류링은 죽은 게 아니다. 지금 술에 취해 곯아떨어진 거다”고 소리치며 류링의 처를 데리고 묘소를 찾아갔다.

두캉이 황급히 관을 열고 류링의 몸을 흔들며 일어나라고 소리치자 거짓말처럼 류링은 한 손으로 입을 막고 크게 하품을 하며 “두캉은 소문대로 정말 좋은 술이로다(好酒!好酒!)”라고 외치며 잠에서 깨어났다. 이후 세상에서는 ‘한번 취했다 하면 3년, 두캉은 천하의 최고 좋은 술’이라는 얘기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3회로 이어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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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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