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아베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이 꼭 봤으면 좋겠습니다.”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는 영화 ‘신문기자’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후지이 미치이토 감독과 카와무로 미치노부 프로듀서가 참석해 작품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카와무라 미츠노부 프로듀서가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신문기자'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10.15 mironj19@newspim.com

‘신문기자’는 일본 현 정권을 비판하는 정치 영화다. 일본 정부의 비리가 담긴 의문의 팩스 한 통을 받은 신문기자가 정권이 은폐하려는 사건을 파헤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카와무로 프로듀서는 “이런(정치) 영화는 꽤 오랫동안 일본에서 만들어지지 않았다. 미디어가 정권에 맞서는 게 불가능하거나 약해진 시대”라며 “일본에서는 최근 3~4년 동안 큰 정치적 사건이 있었다. 정권을 바꿀만한 사건이지만, 아직도 미해결로 남아있다. 미디어가 위축된 지금 영화로 포착하고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건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공통된 일”이라고 말했다.

후지이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직접적 압력은 없었다. 다만 해서는 안되는 게 아닌가란 분위기가 있었다. 저도 관련되고 싶지 않아 연출 제의를 두 번 거절했다”며 “영화인으로서 힘 있는 사회적 영화를 만든 한국 작품을 많이 봤다. 일본에서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한국인 심은경과 힘을 합쳤다”고 밝혔다.

심은경 캐스팅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카와무로 프로듀서가 들려줬다. 심은경은 극중 타이틀롤 요시오카 에리카를 연기했다. 권력의 어둠을 파헤치는 기자로 실존 인물인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를 모티브로 했다.

카와무로 프로듀서는 “모치즈키 기자가 쓴 책에서 영감을 받은 영화지만, 그를 의식하진 않았다. 심은경이 지적이고 다양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어서 이 캐릭터에 딱 맞는다고 생각했다”며 “기획할 때 다른 일본 배우에게는 전혀 출연 제의를 하지 않았다. 일본 여배우들이 출연을 거절해서 어쩔 수 없이 심은경을 내세웠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신문기자'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10.15 mironj19@newspim.com

심은경을 향한 칭찬도 이어졌다. 후지이 감독은 “일본은 한국과 달리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단기간에 영화를 찍는 경우가 많다. 다른 환경이 낯설었을 텐데 심은경은 굉장히 훌륭한 표현을 많이 보여줬고 일본어도 잘해줬다. 또 일본에서 연기를 스스로 제안하고 훌륭하게 해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제 필모 안에서도 굉장히 훌륭한 여배우”라고 극찬했다.

카와무로 프로듀서는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니고 픽션이다. 영화를 만들 때 가장 고민한 게 인물을 실명으로 쓰느냐였다. 그런데 실명을 쓰게 되면 영화가 좁아졌다. 더 많은 사람에게 영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여러 소재 중 사학을 다룬 건 대학이란 게 부조리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걸 메인테마로 만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후지이 감독은 “지금은 가짜 뉴스도 많고 진실된 정보가 어떤 건지도 명료하지 않은 시대다. 이 영화에서 중요하게 그리려고 했던 건 어떤 거든 한 개인이 스스로 판단하고 이 정부가 옳은지 아닌지 의심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거였다”며 “한국 관객이 이 영화를 보고 메스컴과 집단, 개인에 대해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카와무로 프로듀서는 한일갈등을 언급하며 “정권과 정권의 대치와 국민과 국민의 대치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문화란 건 개인과 개인이 만나 어떤 식으로 마주하느냐에 대한 문제다. 이런 영화가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개봉되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일본에서 계속 아베 총리가 봤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한국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꼭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영화 ‘신문기자’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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