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 보도 기자 무고·명예훼손 등 혐의
"기자회견·형사고소, 방어권 행사 성격 강해"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25일 오후 2시 무고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의원에 대한 1심 선고기일을 열고 무죄를 선고했다.
정봉주 전 국회의원. /최상수 기자 kilroy023@ |
재판부는 정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사건 발생 이후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자 A 씨의 진술이 상반되고 모순이 많다"며 "A 씨나 피해자 지인들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의 성추행 혐의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법원은 프레시안 보도와 관련해서도 "해당 보도 내용이 객관적 사실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이에 대해 반박한 기자회견을 두고 허위 사실 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볼 수 없고 형사고발 역시 무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성추행 보도로 정치 생명의 위기인 상황에서 당일 행적을 확인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프레시안이 보도한 성추행 시각인 오후 1시나 2시 사이 일정상 해당 카페에 없었다는 확신을 갖고 기자회견과 형사고소를 해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자회견은 자극적인 보도에 대응하기 위한 반박으로, 보도에 대한 방어권 행사 성격이 짙다"며 "(기자회견이) 서울 시장 당선을 위한 목적을 가졌다고 보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열린 정 전 의원의 결심공판에서 무고 혐의에 징역 10월, 공직선거법위반(허위사실공표) 및 명예훼손 혐의에 벌금 2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강제 키스 시도를 사실이라고 볼 때 이번 사건은 피고인이 자신의 주장에 대한 허위성을 인식했는지가 쟁점"이라며 "고의 여부는 피고인이 얼마나 사실 확인을 위해 노력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이에 비춰 봐도 피고인은 허위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은 최후진술에서 "성추행이나 하는 삶을 살지 않았다"며 "재판부의 올바른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은 지난해 3월 정 전 의원이 2011년 12월 여성 A 씨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그는 해당 보도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허위 보도' '새빨간 거짓말' '국민과 언론을 속게 한 기획된 대국민 사기극' 등이라고 표현했다.
이후 정 전 의원은 프레시안 기자들을 허위사실 공표죄로 고소했다. 이에 프레시안 측도 정 전 의원을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정 전 의원 측은 호텔에서 사용한 카드내역이 확인되자 고소를 취하했다.
검찰은 정 전 의원이 의혹을 보도한 기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서울시장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 허위사실을 퍼뜨렸다고 보고 그를 불구속기소 했다. 프레시안 등을 고소한 것과 관련해서는 무고 혐의도 적용했다.
kintakunte8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