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날카롭지만 담백하다. 영화 '내부자들'(2015)의 우민호 감독과 이병헌이 영화 '남산의 부장들'로 설 연휴 극장가를 정조준한다.
15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남산의 부장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는 메가폰을 잡은 우민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이 참석해 작품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언론시사회에서 출연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영화감독 우민호, 배우 곽도원, 이성민, 이병헌, 이희준. 2020.01.15 alwaysame@newspim.com |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는 과정을 담았다. 원작은 1990년부터 2년 2개월간 동아일보에 연재된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다. 한일 양국에 발매된 단행본은 당시 무려 총 52만부가 판매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우민호 감독은 "원작은 중앙정보부 시작과 끝을 서사했다. 그걸 영화로 담기에는 방대해서 마지막 40일에 집중했다"며 "정치적인 성격이나 색깔을 띠거나 특정 인물을 평가하는 영화는 아니다. 그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인물들의 내면, 심리묘사를 따라가면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의 끝을 실제 영상으로 마무리한 것과 관련, 실존 인물(김재규)을 재평가하고 싶었냐는 질문에는 "재평가라기보다 마지막 다큐멘터리 화면으로 이 영화를 실제 사건에서 가져왔다는 걸 환기할 필요가 있다 생각했다"면서 "선택은 관객 몫"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병헌은 헌법보다 위에 있는 권력의 2인자로 언제나 박통의 곁을 지키던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맡았다. 이병헌은 "작가가 온전히 상상력으로만 그려낸 인물보다 실존 인물(김재규)을 연기하는 게 더 힘든 작업이란 걸 절실히 깨달은 작품이었다"고 털어놨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배우 이병헌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언론시사회에서 소개를 하고 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오는 22일에 개봉한다. 2020.01.15 alwaysame@newspim.com |
이어 "감독님이 준비한 여러 자료와 증언 뿐만 아니라 혼자 찾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시나리오에 입각해서 연기했다. 개인적 생각, 감정이 들어가 왜곡되지 않게 하려는 마음이 있었다. 굉장히 조심스럽게 그 인물의 감정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성민은 1961년 5.16 군사정변부터 1979년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을 독재정치로 장악한 박통을 연기했다. 고 박정희 대통령을 재창조한 인물이다. 이성민은 "세 부장(김규평, 박용각, 곽상천)을 어떻게 요동치게 만들고 또 품어줄까, 세 부장에 따라 어떤 변주를 줄지 신경 썼다"고 짚었다.
놀라운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많은 선배가 이 역할을 했다. 실제 외모가 비슷한 분도 계셨다. 부담이 있어서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분장팀, 미술팀과 비슷하게 묘사하려고 노력했다. 의상도 당시 그분의 옷을 직접 제작한 분을 찾아가 원래 스타일에 맞게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곽도원은 권력의 정점에서 하루아침에 밀려난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으로 분했다. 곽도원은 "인간의 내면적 갈등이나 긴장감이 좋아서 출연했다. 연기하면서도 최고의 권력을 갖고 있다 그게 없어지고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준비도 공부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배우 이병헌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언론시사회에서 소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영화감독 우민호, 배우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2020.01.15 alwaysame@newspim.com |
이희준은 대통령의 경호실장 곽상천의 옷을 입었다. 이희준은 "실제 모티브가 된 인물(차지철)이 덩치가 있다. 감독님은 살을 찌울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아무리 대본을 봐도 살을 찌우는 게 좋을 듯했다. 그래서 (25kg을)찌웠다"며 "실컷 먹었다. 죄책감 없이 먹은 건 처음"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끝으로 이병헌은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영화다. 그 사건을 아시는 세대,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세대 모두 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작품"이라면서도 "다만 같은 날 (이성민 주연의)'미스터 주'가 개봉한다. 그게 흥행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우 감독은 "우리 영화는 과거의 먼 역사 이야기가 아니라 이것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알다시피 우리 역사는 그 이후가 더 드라마틱하다. 그걸 찾아봤으면 한다. 단순히 시네마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관객을 통해 극장 밖에서 못다 한 이야기까지 완성된다면 감독으로서 무척 행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남산의 부장들'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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