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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5조 자산을 4년만에...' 이상 신호...금감원 초기 대응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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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 1위 급성장...모니터링했어야
사태 초기 "운용상 실수"로 봐, 골든타임 놓쳐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1조6000억원 규모 펀드 환매를 중단한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심화하면서, 금융감독원의 책임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이 급성장한 동안 관리·감독이 소홀했고 사고 발발 후 대응도 늦었던 만큼, 윤석헌 원장을 비롯해 금감원 관리자들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13일 라임자산운용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 실사 결과, 지난해 환매 중단한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의 자산 회수율은 각각 50~65%, 58~77%다. 여기에다 이달 말 실사 결과가 나오는 '플루토 TF-1호'를 비롯해 이들 펀드에 딸린 상당수 자(子)펀드에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가 돈을 먼저 변제받는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이 체결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손실이 클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는 중이다. 다만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에서 판매된 펀드는 TRS계약이 거의 없어, 상대적으로 소비자 피해가 적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이에 금감원의 관리·감독 소홀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라임 사태에서 '금융기관을 검사·감독해 건전한 신용질서, 공정한 금융거래 관행을 확립하고 금융 수요자를 보호하는'(금감원 설립목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2015년 말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한 라임자산운용은 불과 4년만에 5조원대 돈을 굴리는 회사로 성장했다.(국내 헤지펀드 업계 1위) 그럼에도 금감원의 세밀한 관리·감독에선 벗어나 있었다. 2015년 금융위원회의 '사모펀드 활성화 대책' 이후 사모펀드 설정이 금감원 사전 승인에서 사후 보고로 바뀌고, 보고사항도 대폭 줄었다는 것이 이유다. 금감원은 이번 라임 펀드에도 레버리지 TRS 계약이 체결돼 있는지 몰랐다.

금감원도 모니터링을 하긴 했다. 하지만 이상신호를 적시에 잡아내지 못한 것은 문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강경훈 동국대 교수는 "규제가 완화되면 시장에선 희한한 방법으로 상품을 만들어 출시한다"며 "'사전적 규제를 안하니까 우리는 손을 떼도 된다' 식의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금감원의 감독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금융사 고위 관계자도 "사모펀드 영역이어도 아주 작은 회사가 갑자기 업계 1위가 됐다면 이상하게 여기고, 선제적으로 들여다봐야 했다"며 "왜 그러지 않았는지 의아하다"고 했다.

사태 발발 후 안일한 문제 인식, 대응도 문제로 지적된다. 윤석헌 원장은 환매 중단이 시작된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라임이 유동성 리스크 부분에서 운용상 뭔가 실수를 했다고 파악한다"고 밝혔다. 라임자산운용과 관련해 전환사채(CB) 편법거래, 수익률 돌려막기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었지만, 금감원이 라임운용 종합검사에 들어간 후 나온 발언이라 시장에선 "일단 기다려보자"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이후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펀드 규모는 10월 6200억원에서 되레 1조600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이 기간 금감원은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를 기다렸고, 지난달에야 검찰에 라임을 사기 혐의로 수사 의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검찰 수사의뢰를 했지만 너무 늦었다"며 "그 사이에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사기성을)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금감원도 라임 사태의 책임을 져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라임 사태는 작년부터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이 총괄해왔으며, 원승연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이 실무 최고 책임자이다. 이를 윤석헌 원장이 총괄했다. 두 사람은 라임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7년 말, 2018년 중순부터 임기를 시작해 '소비자 보호' 철학에 깊은 공감대가 있는 사이로 알려졌다. 금감원 임원인사 지연도 원 부원장 유임을 윤 원장이 강력히 원해서로 알려졌을 정도다. 사전에 사태를 파악해 예방할 수 있을 만큼 소통이 되는 두 사람이 자리에 있었는데도, 사태 대처를 제대로 못한 것이다. 

금감원은 소비자 보호도 미흡했다. 감사원에서 최근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 기능을 모두 담당하는 금융감독체계는 이해상충의 소지가 있다"며 체계개편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김상봉 교수는 "금감원이 무엇에 치중할지 선택해야 한다. 지금은 감독도, 소비자 보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다만 소비자 보호는 금융사로부터 돈을 받아 운영되는 상황에서 이해상충이 일어나지 않을지 의문"이라고 의견을 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니터링을 하면서 (라임자산운용의) 금액(판매잔액)이 늘어나는 것은 봤지만, 금액 자체가 늘어나는 것이 잘못은 아니지 않느냐"며 "어느 시점에 못하게 해야하는 지 등의 판단은 주관적"이라고 말했다.

milpar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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