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의원회서 분양가 책정...3월 총회로 확정
HUG 고분양가 심사 기준에 협상 '난항' 예고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서울 강남권 대표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개포주공1단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협상을 앞두고 일반분양가를 3.3㎡당 4850만원으로 책정했다. 다만 HUG는 최근 1년 내 해당 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가 있으면 그와 비슷한 수준으로 분양가를 제한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재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은 지난 25일 긴급대의원회를 열고 관리처분변경안 총회 상정의 건 등 5개 안건을 의결했다. 조합은 이날 대의원회에서 일반분양가를 3.3㎡당 4850만원으로 결정하고 총회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일반분양가 4850만원은 지난 2018년 관리처분인가 당시 4100만원보다 750만원 높은 가격이다. 이번 분양가는 오는 3월 26일까지 공람을 거쳐 같은 달 30일 열리는 관리처분변경총회에서 조합원 투표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개포주공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스핌 DB] |
조합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인 4월 28일 전 일반분양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초까지 상가위원회 측과 재건축 관련 합의서 이행을 놓고 갈등을 벌였지만, 서울시 중재로 합의를 이뤘다. 이후 지난 13일 강남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구조·굴토심의 등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제는 조합과 HUG 간의 협상에서 분양가 4850만원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HUG의 고분양가 심사 기준에 따르면 신규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는 해당 지역에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 및 최고 분양가의 100% 이내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포 재건축 지구에서 가장 최근 분양한 단지는 지난해 12월 분양을 마친 '개포프레지던스자이'다. 개포주공4단지를 재건축한 이 단지의 분양가는 3.3㎡당 4750만원. 이를 기준으로 하면 개포주공1단지 조합이 제시한 4850만원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조합 입장에서는 상한제 적용을 앞두고 HUG와의 협상을 길게 이어가기 어렵다. 분양가 협상이 길어질수록 분양 일정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합은 4월 10일 관리처분계획변경 인가를 받은 뒤, 같은 달 14일 HUG 분양보증을 마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차질이 발생하면 향후 계획된 분양승인(4월 21일), 입주자 모집공고(4월 24일)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일부 조합원들은 분양가 4850만원 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HUG가 마련한 새 고분양가 심사 기준을 반영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HUG는 앞서 분양 단지가 비교 단지와 비교해 입지조건, 가구 수, 시공사 도급순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경우, 분양가를 일부 상향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조합원은 "개포1단지 재건축 단지 가구 수(6702가구)는 4단지(3375가구)보다 2배 정도 많아 분양가 산정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가구당 주차 대수, 엘리베이터 배치 등에서도 4단지보다 특화돼 있다"고 말했다.
1982년 준공된 개포주공1단지는 재건축 사업을 통해 기존 124개동, 5040가구에서 144개동 총 6702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이 가운데 1200여 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시공사는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다.
sun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