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업계 배려했지만 결격사유 많아 수상자 줄었다"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환경부가 '2020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단행한 정부포상에서 대학교수,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종사자, 공무원과 같은 정책입안자들인 이른바 '책상물림'이 싹쓸이했다. 더욱이 환경부 산하 기관 임직원도 6명에 달해 '집안잔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일반적으로 현업에 종사하는 민간 기업 종사자의 공로를 치하하는 '산업의 날' 행사의 취지가 무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물산업의 공공성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일선 현장에 근무하고 있는 종사자들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20일 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열린 물관리 정부포상을 교수, 공무원, 공사 관계자에 집중된 것에 대해 대부분 정부부처가 진행하는 산업의 날 포상 취지와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 부처가 진행하는 산업 분야 포상은 대부분 '갑과 을의 관계'에서 을의 입장인 민간 기업인에게 주어지는데 물의 날 포상은 전통적으로 교수나 공무원,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싹쓸이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책 개발보다 실제 물 산업 진흥에 기여한 사람에게 포상돼야하는데 그렇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물의 날 정부포상은 물환경 보전과 관리에 기여한 공로자에게 수상한다. 공모를 거쳐 추천된 인사를 환경부가 검증한 뒤 확정한다. 2020 물의 날 정부 포상자는 총 16명이다. 이중 최고상인 홍조근정훈장은 한국물환경학회장을 맡고 있는 이창희 명지대 교수가 수훈했다. 이어 근정포장은 주기재 부산대교수가 수상했으며 대통령 표창 6명은 대학교수 3명과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 임원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2명이 각각 수상했다.
[서울=뉴스핌] 환경부가 시상한 '2020 세계 물의 날 정부포상'에서 업계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환경부] 이동훈 기자 = 2020.03.20 donglee@newspim.com |
가장 하위 등급은 국무총리 표창 8명 가운데 단 1명만이 민간기업 종사자다. 나머지 7명은 환경부 산하 기관 종사자다. 결국 환경부의 물의 날 정부 포상은 환경부 가족들과 정책 입안에 참여하는 대학교 교수들의 '집안 잔치'가 된 셈이다.
지난해 물의 날 정부포상에서도 민간업계 종사자는 대통령 표창이 유일했다. 대상격인 홍조근정훈장과 2등상인 근정포장은 역시 학계 교수들이 차지했다. 이처럼 물의 날 정부포상에서는 정책 입안자들 비중이 유난히 높다. 국토교통부에서 진행하는 '건설의 날' 정부 포상의 경우 최근 진행된 지난해 행사에서는 민간기업 종사자들이 금·은·동·철탑 산업훈장을 모두 수훈했다. 통상 정책입안을 했거나 건설신기술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 대학교수, 공직자도 1~2명 포함돼지만 이들은 대부분 등급이 낮은 국무총리 표창 대상이다.
이밖에 산업부를 비롯한 다른 정부부처에서 진행하는 산업의 날 정부 포상에서도 민간 기업가들이 수상하는 것이 통상적인 부분이다. 다만 금융위원회가 시상하는 '금융의 날' 정부포상은 물의 날처럼 대학교수와 공직자들의 수상 비중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 입안자들에게 상을 주는 행사라면 물의 날 정부 포상의 의미가 퇴색된다고 생각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부도 물의 날 정부 포상에 민간기업 수상을 배려하고 있다"며 "다만 올해의 경우 포상 대상에 올랐던 민간 기업가들 가운데 결격사유가 발생한 경우가 있어 민간 기업인들의 수상이 줄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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