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 관련 역학 조사, 대상자의 44%만 조사
확진자 거주 지역도 6~8개 시도로 넓게 분포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교육부가 11일 등교 개학을 애초 일정보다 1주일 늦춘 것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과 같은 사태가 학교에서도 발생 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방역당국의 역학조사는 클럽 방문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4%(2456명)에 불과해 직간접적으로 학교에서의 확진자 증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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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코로나 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중 ‧고교 '온라인 개학'을 하루 앞둔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공업고등학교에서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교사·학부모와의 원격수업 준비상황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4.08 dlsgur9757@newspim.com |
이날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정부세종청사에 열린 브리핑에서 "고3의 등교 수업 시작일을 13일에서 20일로 1주일 연기하고, 그 외 학년의 등교수업 일정도 1주일 순연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일 등교수업 시기‧방법을 발표하면서 '감염증 상황을 예의주시해 조금이라도 등교수업이 어려울 경우, 방역당국과 긴밀히 협의 후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태원 클럽 인근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확진 판정을 받은 인원은 이날 기준으로 86명이다. 이 중 클럽을 방문해 확진된 경우가 63명, 가족·지인·동료 등 2차 접촉자에게 발생한 경우가 23명이다.
등교 개학 연기 결정의 배경에는 역학 조사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도 작용했다. 서울시에서 파악한 연휴 기간 중 해당 클럽 방문자는 5517명이었지만, 역학 조사는 44%인 2456명에 대해서만 진행됐다. 확진자가 거주하는 지역도 6~8개 시도로 넓게 퍼져 있어 방역이 어려운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애초 교육부는 오는 13일 고3을 시작으로 20일에는 고2·중3·초1~2학년·유치원에 대해, 27일에는 고1·중2·초3~4학년에 대해, 다음달 1일에는 중1과 초5∼6학년에 대해 각각 등교 개학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이번 결정에 따라 고3부터 1주일 늦춰진 20일부터 학교에 등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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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영동일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 2020학년도 입시 배치표가 게시되어 있다. 오는 13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20일 고등학교 2학년·중학교 3학년·초등학교 1~2학년·유치원생, 27일 고등학교 1학년·중학교 2학년·초등학교 3~4학년, 다음달 1일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6학년생이 등교수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2020.05.11 pangbin@newspim.com |
하지만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태원 클럽 집단 확진 사례처럼 제2의 집단 확진 사례가 나오면 예정대로 개학을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학년에 대해서는 전면적인 원격수업을 도입하는 등 수업 방식의 대폭 조정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박 차관은 "가족 중에 확진자가 있거나 가족 중에 자가격리자가 있는 것까지도 다 조사를 하도록 돼 있다"며 "당초 일정에서 일주일 순연해서 등교 수업을 개시하는 것에서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등교 수업 중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박 차관은 "온·오프라인 원격 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해서 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며 "그것에 대한 세부방법은 학교별로 지역별로 다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몇몇 교육감은 애초 예정보다 등교 개학 일정을 미뤄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교육부에 등교 수업의 순차적 연기를 제안하기로 했다"며 "오는 20일에 다시 등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심각하게 개학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은 SNS에 '학생의 안전과 건강이 우선돼야 한다'는 취지로 각각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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