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PGA투어 올 여름 도입…美 대학골프선수들에게 프로 되는 새 길 뚫어줘
매 시즌 1~5위에게 콘페리투어 멤버 자격…조기 프로전향 막고 4년간 공부·골프 병행토록 하려는 취지도
[서울=뉴스핌]김경수 객원 골프라이터 = 미국 대학 골프선수들이 프로골퍼가 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하나 열렸다. 이른바 'PGA투어 유니버시티'라는 프로그램이다.
미국PGA투어는 1일(현지시간) 이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당장 올 여름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미국PGA투어 유니버시티 프로그램. [사진= 미국 PGA투어] |
이 프로그램의 골자는 미국 대학 골퍼들 가운데 뛰어난 선수들에게 콘페리(미국PGA 2부)투어나 미국PGA투어가 운용하는 해외 투어(PGA 캐나다·라티노아메리카·중국)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대학선수들이 조기에 프로로 전향하는 것을 막아 졸업할 때까지 공부와 골프를 병행할 수 있게 하고, 대학팀 소속감을 높이며, 프로로 전향하기 전에 신체·감정·멘탈 스킬을 향상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도 있다.
미국PGA투어는 이를 위해 'PGA투어 유니버시티 랭킹 리스트'를 산정 발표할 계획이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골프협회(R&A)가 공동으로 발표하는 기존 세계 남자아마추어 골프랭킹과는 조금 다르다. 최근 2년간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디비전Ⅰ 대회와 미국PGA투어 대회(USPGA챔피언십을 제외한 3개 메이저대회 포함)의 성적을 바탕으로 순위를 매기는 것이다.
이 랭킹에 들어가려면 NCAA 디비전Ⅰ 대회에서 적어도 4년간 뛰어야 한다. 특히 대학선수 마지막 연도에는 9개 대회이상 출전해야 하고, NCAA 지역챔피언십에도 나가야 한다.
매년 5월 열리는 NCAA 디비전Ⅰ 챔피언십 직후 나오는 최종랭킹을 기준으로 상위선수에게 혜택을 부여한다.
랭킹 1~5위는 그 다음주부터 바로 콘페리투어 멤버가 돼 시즌 말까지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또 콘페리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 최종전에 직행할 수 있다.
콘페리투어는 시즌 상금랭킹 25위 안에 들면 그 이듬해 미국PGA 투어카드를 받는다. 상금랭킹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도 파이널 시리즈에 나가 상위 25위 안에 들면 역시 미국PGA 투어카드를 받는다.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거치지 않고 미국PGA투어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랭킹 6~15위에게는 3개 해외 PGA투어 중 한 곳의 멤버 자격을 부여한다. 퀄리파잉 토너먼트 2차전 출전 자격도 준다.
지금까지 미국 대학 골프선수가 미국PGA투어로 갈 수 있는 길은 크게 세 가지였으나 매우 좁았다.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통과해 콘페리투어에 입성한 다음 시즌 상금랭킹 상위에 들거나, 초청 케이스로 출전한 미국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하는 일, 그리고 투어 비멤버로서 그 해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 125위이내의 성적을 내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콘페리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가 열리지 않는다. 따라서 이 프로그램은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통해 콘페리투어 진출을 노렸던 많은 선수들에게 차선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2위를 한 존 오겐스타인(반더빌트대4)은 이 프로그램을 의식하고 1년 더 대학 대표선수로 활약하기로 했다.
지난해 매추 울프는 NCAA 챔피언십 우승 후 41일만에 출전한 미국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해 투어카드를 받았다. 콜린 모리카와, 빅터 호블란드는 초청받아 출전한 미국PGA투어 대회에서 덥석 우승해 투어에 직행했다. 투어 비멤버 챔피언이 한 해에 세 명이나 나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PGA투어 유니버시티 랭킹은 올 여름 처음 발표되고, NCAA 디비전 대회가 열리는 기간엔 매주 목요일 발표될 예정이다. 콘페리투어와 3개 해외 PGA투어 진출자를 가리는 2020-2021시즌 최종랭킹은 내년 5월말 정해진다. ksmk7543@newspim.com